[박진호의시사전망대] 박원순 "이 난리에 개헌? 한가한 이야기"

2016. 10. 2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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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박원순 서울시장

- '아이서울유' 3개월 만에 인지도 90%
- 대통령 솔직한 고백 진정한 사과 있어야
- 국가 위기, 시도지사 임시긴급회의 해야
- 최순실을 대통령으로 뽑은 건 아니지 않나
- 탄핵이나 하야보다는 거국중립내각으로 풀어가야
- 최순실 특별법 만들어, 몸통 대통령도 수사해야
- 서울 전역 지하철 스크린도어 예비비 투입해서 긴급 교체할 것
- 개헌 논의할 여유 없어, 여야 모두 잿밥에 관심
 
▷ 박진호/사회자:
 
어제 서울대에는 여야의 굵직한 대선 주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 또 원희룡 제주지사. 이렇게 네 분이 서울대에서 열린 국가정책포럼에 참석한 건데요. 지방 분권 문제, 지방자치 강화 문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지만 이 네 분 최순실 씨 국정 개입 농단 의혹. 당연히 얘기를 나눴을 것 같습니다. 이 가운데 ‘개인도 문제지만 시스템이 더 문제. 왕이 화장실에 갈 때도 사관이 빠짐없이 기록했던 조선시대만도 못한 게 현재 청와대 권력 구조의 현실이다.’ 이렇게 강하게 질타하신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보겠습니다. 박원순 시장님, 안녕하세요.
▶ 박원순 서울시장:
 
예.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바쁘실 텐데 이른 아침에 출연 감사드립니다.
 
▶ 박원순 서울시장:
 
네. 감사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오늘이 마침 서울시의 브랜드죠. ‘I·SEOUL·U’ 선포 1주년이라고 하는데요. 사실 그 동안 약간의 논란도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박원순 서울시장:
 
예. 사실 ‘I·SEOUL·U’는 기본적으로 시민들이 만든 것입니다. 그 당시 10만 명 정도가 투표했고요. 그 과정에서 시민들의 의견이 모두 반영됐던 것인데. 사실 선포 이후에 패러디가 굉장히 봇물처럼 쏟아졌죠. 그래서 역설적으로 보면 3개월 만에 인지도가 90%에 이르렀거든요. 그런데 이것은 오히려 우리 ‘I·SEOUL·U’라고 하는 브랜드가 굉장히 확장성이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준 것이고요. 이것이 이른바 3세대형 브랜드라는 것인데. 이번 지난 8월에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로 꼽히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사실은 저는 늘 시민들이 옳다. 우리가 부분적으로 시민들을 믿지 못하겠다. 이런 일도 있지만. 종국적으로는 집단지성으로서의 시민은 믿어도 좋다. 국민은 저는 늘 옳다. 이런 생각으로 일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이 브랜드도 결국은 시민들이 선택한 것이니까 결국은 이렇게 국제적인 큰 상도 받게 됐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I·SEOUL·U’.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서울시정 얘기는 잠시 미뤄둘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지금 아시겠지만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 파문. 상당히 큰데요. 어제 다른 자치단체장 분들 만나셨죠. 남경필, 안희정, 원희룡 지사 만나셨는데요. 네 분이 얘기 좀 나누셨나요? 이 문제에 대해서요?
 
▶ 박원순 서울시장:
 
깊은 얘기는 그 날 서로 바빠서 나눌 수는 없었고요. 지금 사실 이 문제는 거의 국가 권력에 공백이 생긴 상태잖아요. 안 그래도 경제, 민생, 안보의 위기였는데. 지금 대통령, 국가 권력의 정점에 있는 대통령의 위기, 불신. 이런 게 생겼는데. 저는 대통령의 위기가 나라의 위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사실 대통령의 사과가 솔직하지 못했죠. 그것 때문에 오히려 사태가 더 악화되고 있지 않습니까. 저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봅니다. 사실 어찌 보면 처음에는 그냥 사무실에 도둑이 들었던 아주 단순한 사건이 대통령이 그것을 솔직하게 인정하지 않고 은폐하고 축소하는 바람에 나중에 탄핵 위기까지 갔고 마침내 사임하게 되지 않았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저는 청와대와 대통령의 솔직한 고백과 진정한 사과, 또 대책이 없다면 저는 정말 이것은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게 생각이 되고요. 사실 또 이런 과정에서 저는 어제 서울대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대통령 개인의 문제도 물론 크지만,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제가 우선 우리 시·도지사들이라도 임시 긴급회의를 해서 이런 민생의 위기라든지, 이런 것을 논의하고 지방 정부라도 국민들에게 안심시키는 노력을 하자고 제안을 했는데요. 시?도지사 협의회 회장인 최문순 강원도지사님에게 제가 이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러면 곧 회의를 하실 수도 있겠네요.
 
▶ 박원순 서울시장:
 
네. 저희가 말씀 좀 드리겠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한 가지 이 문제에 대해서 여쭤보면. 사실 최순실 씨 의혹이 단순 연설문을 손봤다는 것을 넘어서 이권 개입도 있었지만 인사 개입이라든지, 측근들의 권력자를 등에 업은 전횡. 이런 의혹들로 확대가 되고 있는데요. 이번 국정 농단 파문의 가장 큰, 심각한 문제점은 뭐라고 보고 계십니까?
 
▶ 박원순 서울시장:
 
말씀드린 것이 이것은 그야말로 외부 세력에 의한 국정 농단이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고. 특히 이것은 그야말로 대통령이 누구인지 모를 정도로 우리가 지금 최순실이라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은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대통령의 굉장히 중요한 외교적 사안이라든지, 거기 보시면 개성공단의 중단이라든지. 이런 심각한 문제들이 정말 국가의 존망에 관계되는. 이런 문제들이 최순실이라는 사람. 그 사람이 검증된 사람도 아니고 어떤 공식적인 입장에 위치해있지도 않은 사람이 마구 농단했던 것이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그러면 외교부라든지, 국방부라든지, 국가안전회의 NSC라든지. 이런 게 완전히 허구화 됐던 것이죠. 저는 청와대가 모든 권력을 한 손에 쥐고 있는 권부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오히려 굉장한 전문가들에 의해서 보좌되고, 또한 그런 과정이 전부 투명하고 책임 있게 진행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실 노무현 대통령 당시에는 어떤 개인을 만날 때 독대도 하지 않았잖습니까. 늘 입회를 하고 그랬거든요. 기록하고. 사실 지금 저희 서울시장실에도 보면 속기사가 제가 모든 사람을 면담할 때 옆에 있거든요. 조선시대도 그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지금 이것이 이렇게 시스템으로 큰 문제가 생겼다고 보는 것이죠. 그래서 이번의 일은 저는 청와대도 크게 개혁되어야 한다고 보고. 또 우리가 국회니, 국정원이니. 이런 쪽에도 국민들에게 투명하지 않은 곳들이 많이 있거든요. 이번 기회에 정말 총체적인 국정 혁신이 있어야 한다. 저는 이렇게 봅니다.
 
▷ 박진호/사회자:
 
박 시장님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의혹 당사자들과 별개로 국정 운영, 나라에 대한 걱정을 해주셨는데. 지금 사실 이번 파문과 별개로 국정 운영은 안정을 시키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래서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요? 지금 정치권에서는 거국 중립 내각 얘기도 나오고요. 극단적으로는 하야, 탄핵.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요. 어떻게 정리하는 것이 좋다고 보십니까?
 
▶ 박원순 서울시장:
 
제가 사실 제일 먼저 거국 내각을 주장했죠. 그러니까 총리와 지금 현재 민생, 경제, 안보를 책임지는 중요한 장관들의 경우에는 적어도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서 선출하고. 이 분들이 실질적으로 역할을 하는.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지금 현재의 구조로서는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제가 아까 말씀드린 국정이 공백인 상태니까 이렇게라도 해야 하지 않는가. 이렇게 보는데. 문제는 무엇보다도 이 상황의 진실이 드러나지 않고 만약 이것을 은닉하거나 회피하거나 축소한다든지. 이렇게 되면 저는 이것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 박진호/사회자:
 
박 시장께서는 탄핵이나 하야보다는 거국 중립 내각으로 풀어가야 한다. 이런 입장이신 거죠?
 
▶ 박원순 서울시장:
 
그렇게 생각은 하지만 이것이 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대통령과 청와대의 큰 진실의 고백과 스스로의 여러 조치가 나와야 한다. 이렇게 보는 거죠. 그게 없으면 국민들을 설득할 아무런 길도 없이 결국은 파국으로 갈 수밖에 없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게 보면 지금 검찰 수사도 중요한데요. 지금 여야는 상설 특검과 개별 특검 이렇게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어떤 방법이 좋다고 보세요?
 
▶ 박원순 서울시장:
 
지금 사실 이 철저한 수사가 필요한데. 기존의 상설특검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있거든요. 지금 대통령도 수사 대상인데 어떻게 그런 특검이 가능하겠습니까. 저는 기본적으로 국정 사유화에 관한 진상 조사에 관한 특별법이 하나 만들어져야 하고. 그 법에 기초해서 특검이 조직되어야 하고. 그리고 그것은 아무런 성역 없이 이번 사건에 관한 종합적인 수사가 벌어져야 한다고 보고요. 저는 기본적으로 최순실만이 문제가 된다고 보지 않습니다. 또 다른 의혹이 얼마든지 생겨날 수 있고. 그리고 이게 사실 핵심은, 몸통은 대통령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런 관점에서 보면 그냥 기존의 특검법이라든지, 검찰의 수사가 오히려 문제를 더 키울 수 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 박진호/사회자:
 
별도의 개별적 특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시군요.
 
▶ 박원순 서울시장:
 
특별법이 먼저 필요하다는 거죠.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그런데요. 지금 보면 우병우 민정수석이 여전히 이번 사태의 대응을 주도하고 있다. 이런 의혹도 또 불거지고 있고요. 청와대는 일단 비서진 개편을 예고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선까지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박원순 서울시장: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범위라고 저는 생각하고요. 지금 그동안 우병우 수석이나 심지어 안종범 수석이 아주 깊이 최순실 게이트에 관련된 게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말하자면 청와대 비서진 자체도 모두 수사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이 상황을 모면만 하겠다는 생각은 더 큰 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일괄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신 거죠?
 
▶ 박원순 서울시장:
 
그렇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좀 다른 얘기 넘어가 보겠습니다. 지금 손학규 전 고문이 갑작스럽게 정계 복귀 이후에 탈당을 선언했는데. 사실 이게 차기 대선 구도, 특히 야권의 대선 구도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다. 이런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일단 손학규 전 고문과 별도로 박원순 시장님은 제 3지대는 절대 안 갈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손학규 전 고문의 탈당이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보세요?
 
▶ 박원순 서울시장:
 
저는 지금 여야를 막론하고 심각한 국민들의 불신 앞에 놓여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번 총선이 있은 다음에 그야말로 총선 민의가 전혀 반영되고 있지 않다. 정부 여당은 지금 이번 최순실 게이트를 보는 것처럼 그야말로 국정을 담당할 정말 책임 있는 정치 세력이 아니라는 게 증명이 됐고. 그러면 야당이라고 과연 제 몫을 잘 하고 있는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정치권 전체에 대한 불신이 온 국민 속에서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이런 상황에서 커다란 정치권의 혁신이나 이런 노력이 있지 않으면 저는 전체가 공멸할 위기에 처해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3지대의 문제라기보다는 우리 한국 정치 전체의 불신, 전체적인 혁신적인 변화가 있지 않으면 큰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늘 말씀드리는 게 이게 단순한 정권 교체만의 문제가 아니고, 정말 정치 교체, 미래 교체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민심에 답해야 한다. 안 그러면 이 위기를 도저히 헤쳐 나갈 수가 없다. 저는 이렇게 봅니다.
 
▷ 박진호/사회자:
 
사실 지금 최순실 사건 때문에 개헌 논의가 완전히 묻혀버렸는데요. 사실 박원순 시장께서는 개헌에 대해서도 수차례 의견을 피력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 어떤 생각 갖고 계십니까?
 
▶ 박원순 서울시장:
 
지금 개헌을 논의할 상황이 저는 전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개헌이 저는 부분적으로 필요하다고는 보고 있지만. 말씀드린 것과 같이 이러한 위기 상황 속에서 개헌은 오히려 한가한 얘기다. 이렇게 보고 있고요. 특히 정파적 입장에 따라서 권력 구조에만 관심 있는 여당, 야당 모두가 다 잿밥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보고요. 사실 지금 경제가 정말 위기에 있고 민생이 도탄에 빠져있고. 북핵 문제라든지 남북 관계, 외교 다 문제인데. 개헌 논의할 여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이 질문을 많이 해달라는 청취자들 의견이 있었는데요. 지금 구의역 사고 5개월 만에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 또 발생했습니다. 당시 시장님 여러 가지 근본적인 대책 내놓기도 하셨는데. 이번에 재발한 것 어떻게 보십니까?
 
▶ 박원순 서울시장:
 
맞습니다. 지하철 특히 스크린도어에 이런 사고가 또 일어났던 것은 저는 의문의 여지없는 저희들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고요. 다만 저는 이게 예산 조치를 금년부터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개선하는 것으로 계획이 돼있었는데요. 이번 사고로 이것은 도저히 안 되겠다. 그래서 정말 예비비로, 이것은 재난의 상황이니까. 무조건 투입해서 금년부터 가장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는, 고장이 자주 있었던 곳은 완전히 예비비를 투입해서 긴급하게 모든 것을 다 교체하자. 이렇게 결정했고요. 그렇게 투입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그러면 좀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박원순 시장님 말씀 감사드립니다.
 
▶ 박원순 서울시장:
 
네. 감사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박원순 서울시장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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