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의 까칠한 축구]"권창훈 개XX" 외친 울산 팬..그들에게 권창훈을 욕할 권리는 없다

최용재 2016. 10. 2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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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최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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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 팬들이 '분노'했다.

울산이 26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16 FA컵 4강전에서 수원 삼성에 1-3으로 역전패를 당하자 그들은 폭발했다. 수십 명의 울산 팬들은 분노의 감정을 행동으로 옮겼다.

경기가 끝나자 먼저 울산 구단 버스를 점거했다. 선수들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경호원들은 당연히 이들을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욕설과 격한 몸싸움이 동반됐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윤정환(43) 울산 감독 사과였다. 윤 감독은 고민 끝에 팬들 앞에 섰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모든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팬 여러분들의 의견도 받아들이겠습니다."

윤 감독이 팬들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런대도 팬들의 감정은 제어가 되지 않았나보다. "강팀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으면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닌가", "돈 많이 받고 중국으로 가면 되는 것 아니냐" 등 윤 감독 가슴을 찌르는 고성이 들렸다.

윤 감독을 고개숙이게 만든 것이 만족스러웠는지 오후 10시15분이 지나자 이 대치상황은 끝났다. 울산 팬들과 울산 코칭스태프, 선수들과의 논쟁은 마무리 됐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끝나지는 않았다. 수원 선수들이 등장하자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울산 선수들이 버스를 타고 떠날 찰나 수원 선수들이 하나 둘 씩 구단 버스에 올랐다. 권창훈(22)도 버스를 타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그때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외침'이 들렸다.

"권창훈 개XX야!"

'한 명의 목소리'가 아니었고 '한 번의 외침'도 아니었다. 여러 명이 이 욕설을 몇 번이고 반복했다. 그러면서 서로 무엇이 그리 재미있는지 비웃음 소리가 욕설과 함께 울렸다. 권창훈은 아무 대응을 하지 않고 버스에 올랐다. 버스가 출발하자 이들은 한 목소리로 "수원 강등!"을 외쳤다.

울산 팬들이 울산 구단 버스를 막고 감독을 부르고 울산 선수들을 질타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과격하고 폭력적인 행위를 100% 정당화시킬 수는 없지만 그래도 팀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서 그랬다고 넘어갈 수 있다. 애정이 있어야 미워할 힘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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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창훈 [사진=수원블루윙즈 제공]

그런데 수원 선수를 향한 욕설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행위'다. 권창훈을 향한 '인격모독'이다. 이는 팬심이 아니다. 지저분하고 추악한 '광기'일 뿐이다.

수원의 세 번째 골을 터뜨린 것이 이런 욕을 들을만한 행동인가. 그가 불법적으로 골을 넣은 것도 아니다. 당당하게 그것도 멋지게 성공시켰다. 골 세리머니로 울산 팬들을 도발하지도 않았다. 도대체 권창훈이 무슨 잘못을 했는가.

잘못은 울산 팬들이 했다. 혹여나 '영웅 심리'로 인해 이런 행동에 만족감과 쾌감을 느끼지 않을까 우려된다.

스스로의 인격과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은 상관없지만 이런 몰상식한 행위는 울산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뿐 아니라 울산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대다수 팬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들에게 울산 팬의 자격은 없다. 경기장에 오지 않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울산 구단에 책임도 있다. 대한축구협회 한 관계자는 "소요사태와 폭력, 폭언에 대해 울산 구단에 징계를 내릴 수 있는 명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분명 울산 구단에도 막대한 피해를 주는 것이다.

울산 팬이 울산을 향해 비난을 할 권리는 있다. 그렇지만 상대 선수에게 욕할 권리는 없다. 욕을 하는 순간 그들은 축구 팬이 아니다. '폭력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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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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