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순실 사태'에 연일 비난공세.."朴정권 사실상 붕괴"(종합2보)
선전매체 "최순실은 '제2의 김형욱' 신세 여론 나돌아"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홍국기 기자 = 북한이 각종 매체를 동원해 청와대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 씨의 국정개입 사태를 거론하며 대남 비난공세에 나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6면 '동족대결과 악정으로 민족의 버림을 받은 역적패당을 역사의 쓰레기통에 처박자'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 씨에 대한 국정 자료 유출 보도, 국내 정치권 및 여론 동향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신문은 박근혜 대통령의 통치 위기가 "최악의 상태에 이르고 있다"며 "현 정권은 사실상 붕괴되였다. 박근혜와 청와대, 내각은 총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박 대통령의 지난 25일 대국민 사과가 "(박 대통령을) 탄핵시킬 것을 주장하는 사회적 기운이 극도로 고조되게 하는 역효과를 초래했다"고 전했다.
또 "남조선 정계의 주요인물들과 정치평론가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타는 짚에 기름을 부은 격, 기강이 붕괴된 사건, 근본이 무너진 사건으로 평했다"며 "마지못해 인정하는 태도로서는 대통령 하야까지 거론하는 민심을 잠재울 수 없다고 평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대내용 라디오방송인 조선중앙방송도 이날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매체 '우리민족끼리'도 이날 최 씨 논란을 소개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기사 3건을 잇달아 내보냈다.
이중 '희세의 추물인 박근혜를 권력의 자리에서 끌어내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는 "대통령이라는 자가 공직도 없는 협잡군 아낙네가 검열 수정한 연설문을 졸졸 외워온 것이야말로 동서고금에 일찌기(일찍이) 있어보지 못한 최악의 정치추문 사건"이라며 박 대통령을 "당장 권력의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단호히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의 인터넷 선전매체 '메아리'는 이날 "도이췰란드(독일)로 빠져나간 최순실 모녀의 행방이 현재 모연(묘연)하다"면서 "지금 남조선 항간에서는 박근혜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여있는 최순실이 해외로 도주한 데 대해 마치도 유신독재자 박정희와 얽혀돌아치다 결국 비참한 종말을 고한 김형욱의 신세가 되지 않을가 하는 여론이 나돌고 있다"는 글을 게재했다.
박정희 정권에서 6년 넘게 중앙정보부장을 지낸 김형욱은 1979년 돌연 프랑스 파리에서 실종됐다. 아직까지도 그의 행적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앞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전날 최순실 씨의 국정개입 사태를 언급하며 "박근혜 정권 붕괴의 서막"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최순실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24일 이후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매체가 관련 반응을 보인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kimhyoj@yna.co.kr,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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