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에 유탄맞은 반기문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최순실 게이트'로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수세에 몰리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려 온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 정치권 일각에서는 내년 1월 귀국 후 여당 후보로 대선에 뛰어든다는 반 총장의 계획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 총장의 고민은 그가 지금까지 친박(친박근혜)의 후보로 지목돼 왔다는 점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박 대통령이 치명타를 입은 상황에서 친박 지원을 등에 업은 후보라는 이미지는 대선 가도에 도움이 될 것이 없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지면서 레임덕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레이더P 의뢰로 실시, 발표한 '10월 4주차 주중집계(24~26일ㆍ1528명ㆍ응답률 10.4%ㆍ표본오차 95%ㆍ신뢰수준 ±2.5%포인트)'에 따르면 반 총장의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반 총장은 21.5%로 19.7%를 기록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제치고 1위를 수성했지만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반 총장은 하락세인 반면 문 전 대표는 상승세를 보였다. 더군다나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부터 6위까지 새누리당 후보는 한 명도 없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기에 이번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경쟁자인 비박(비박근혜) 주자들은 목소리를 높이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반 총장의 우군이 될 것으로 보였던 새누리당 친박 지도부는 이번 파문으로 온전한 지원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당내 경선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 총장의 '정치적 후견인'인 김종필 전 국무총리도 지난 25일 "반기문 사무총장은 와 봐야 안다. 쉬운 일은 아니다"면서 "반기문 사무총장이 귀국을 하더라도 지금 생각한 대로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반 총장이 친박이 아닌 비박의 후보로 대선 레이스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내년 1월 귀국을 한 뒤 한동안 국내정치와 거리를 두고 독자 세력을 구축한다는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한 새누리당 당직자는 "지금 상황에서 반 총장이 친박의 후보가 되는 것은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사태가 쉽게 진정될 것 같지 않아 내년이 되도 결정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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