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남양유업, 우유가격 인하 고민 길어지는 이유는?

민동훈 기자 입력 2016. 10. 2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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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등 연중상시 할인, 가격인하 효과 크지 않아.."3분기 실적부진시 가격인하 물건너 갈 수도"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1+1 등 연중상시 할인, 가격인하 효과 크지 않아…"3분기 실적부진시 가격인하 물건너 갈 수도"]

/사진=뉴스1

우유값 인하를 놓고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유업계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우유값 인하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높지만 대형마트 등을 통해 상시할인을 펼치고 있는 만큼 가격을 인하해도 체감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26일 유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 서울우유협동조합은 '나100%우유' 5개 대표 품목의 가격을 40~100원 인하했다. 지난 8월 낙농진흥회가 원유가격을 18원 내리는데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서울우유 인하 폭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당초 시장에선 우유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서울우유가 과감한 결단을 내린 만큼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의 가격 인하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원유가격 인하가 시행된 8월1일 이후 3달이 지났지만 인하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이들이 고심하는 이유는 가격인하에 따른 실적부담 탓이다. 최근 몇 년 간 우유소비가 줄어 흰우유 채산성이 악화 됐다. 매일유업은 흰우유 부문에서만 매년 100억원 가량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수요에 비해 원유공급량이 많지만 원유 가격은 2013년 원유가격연동제 도입 후 올해 처음으로 1.9% 떨어졌을 뿐이다.

유업계는 우유 소비 회복을 위해 대형마트 등을 통해 '1+1'과 같은 할인행사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고 주장했다. 원유가격연동제 도입 후 원가부담으로 가격이 크게 올라 소비가 급감하자 궁여지책으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었다는 설명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 진행 중인 1+1 행사제품의 경우 1개당 가격이 가격을 인하한 서울우유보다 싸다"며 "이미 상시 할인이 이뤄지고 있어 가격인하 효과에 대한 본질적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영업비용을 사용하는 '가격할인'에 비해 제품 출고가 자체를 낮추는 '가격인하'의 경우 재무제표상 매출 감소와 직결된다는 점도 유업계가 고심하는 이유다. 예컨대 우유값을 10% 낮추면 동일한 판매량을 기준으로 매출이 10% 줄어드는 셈이다.

매출감소는 영업이익 등 수익성 악화로 연결된다. 상장사인 유업체들이 선뜻 가격 인하를 결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3분기 들어 흰우유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감소세로 돌아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유업계 관계자는 "유업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2%도 안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영진 입장에서 매출 감소가 예상되는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며 "3분기 실적이 예상을 밑돌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 가격인하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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