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을 원치 않는다"..환영 못받는 佛칼레 난민들

최희정 2016. 10. 2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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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레=AP/뉴시스】프랑스 칼레 난민촌에서 25일(현지시간) 난민들이 정부의 명령에 따라 다른 시설로 옮기기 위해 소지품들을 챙겨 걸어가고 있다. 2016.10.25
【칼레=AP/뉴시스】프랑스 칼레 난민촌에서 25일(현지시간) 난민들이 모닥불을 피우고 있다. 당국은 칼레 난민의 이송 및 난민촌 철거를 진행 중이다. 2016.10.26

【서울=뉴시스】최희정 기자 = 프랑스 칼레에서 ‘정글’이라고 불리는 난민촌을 떠나 새 거처로 옮긴 난민들이 도착하자마자 지역 주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고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프랑스 칼레에서 129km 떨어진 크루아지유 주민 1900명은 지난 24일 “우리는 당신(난민)들을 원치 않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주민들은 사용하지 않는 퇴직자 전용 아파트를 개조한 새 난민 보호소 앞에서 “여기는 우리 고향이다”고 외치며 난민수용을 반대했다.

칼레 난민촌은 상·하수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등 생활환경이 열악해 ‘정글’로 불린다. 유럽 난민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정글에는 시리아 뿐 아니라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 건너온 난민 약 7000~8000명이 거주했으며, 이들 상당수가 영불해협을 건너 영국에 가길 바랬다.

24일 저녁 난민들이 크루아지유 보호센터에 도착했을 때 건물 안에 있던 자원봉사자들은 환영의 뜻을 보인 반면, 건물 밖에서는 여성과 남성, 어린이를 포함한 100명 이상의 주민들이 “난민 반대”라고 쓰여진 플래카드를 들고 서성거렸다.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 당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남성은 “우리는 인종주의자가 아니다”고 외치면서 “프랑스 정체성을 지지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시위대가 시청을 향해 행진할 때 참가자 중 일부는 새로이 도착하는 난민들이 강간범이거나 소매치기일 가능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국민전선 소속의 시위자는 “우리는 프랑스 전역에 난민을 배치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이는 시한폭탄이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전역에서는 이와 유사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산악지역부터 리옹과 같은 대도시에 이르기까지 난민들을 전국 450개 이상의 임시 거처로 이주시키고 있다.

난민들은 새 거주지에서 망명 신청을 하면서 3~6개월간 머무를 수 있지만, 신청이 반려되면 추방될 수 있다.

NYT는 큰 소란 없이 난민들을 받은 곳이 있는 반면, 난민 수를 줄여달라고 요구하거나 난민 보호소 앞에서 돌을 던지거나 불을 지르는 지역도 있었다고 전했다.

칼레 난민촌이 폐쇄되면서 프랑스 다른 지역들은 난민 수용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 있으나, 국민 여론은 분열돼 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24일부터 칼레 난민촌 '정글' 철거 작업에 돌입했다. 1단계로 칼레에 거주하는 난민을 다른 지역으로 이송한 데 이어 25일부터 철거반을 투입해 시설을 해체하고 있다.

dazzl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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