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설 '솔솔'..박성현, 몸값도 '남달라'

이관우 2016. 10. 2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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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넵스 후원계약 끝나 벌써부터 영입 탐색전 '아이돌' 못잖은 팬 사랑, "박세리급 대형계약 예고" 박인비도 연 10억 안팎 "후원사들 경기침체로 과감한 베팅 몸사릴 것"

[ 이관우 기자 ] “100억원이 뭐예요. 그 이상도 가능할 것 같은데….” (A에이전트)

“경기가 안 좋아서, 그만한 돈을 댈 기업이 있을까요?” (골프후원 B사)

골프 마케팅 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올해 주방가구업체 넵스와의 3년 후원계약이 끝나는 ‘남달라’ 박성현(23)이 그 중심에 섰다. 올 시즌 파죽지세의 7승을 올리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대세로 떠오른 그의 위상은 이미 글로벌 스타급이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울고 웃는 광팬 수백명이 대회장마다 운집한다. 물밑에선 ‘남달라 신드롬’을 일으키는 그를 잡기 위한 탐색전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100억원 간다” vs “비현실적” 팽팽

‘적정가’가 어느 정도냐가 최대 관심사다. 대기업과의 후원 계약을 주선하는 마케팅 에이전트계에서는 ‘5년 100억원 설’이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프로야구 사상 최대 계약으로 꼽히는 NC 다이노스의 내야수 박석민(31)의 4년간 96억원에 근접하는 규모다.

근거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도 통하는 탄탄한 실력과 갈수록 폭발력을 더해가는 인기다. 지난해 3승, 올해 7승 등 국내 투어 10승을 올린 박성현은 올 시즌 LPGA에 일곱 차례 출전해 메이저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에서 각각 2위, 3위를 하는 등 맹위를 떨쳤다. 쓸어모은 상금만 68만달러. LPGA투어 18위에 해당하는 이 성적으로 그는 이미 LPGA 출전권까지 확보했다.

에이전트들이 주목하는 것은 성적보다 아이돌그룹에 버금가는 팬덤이다. 그가 던져준 공을 받아든 한 팬은 “은혜를 받았다!”며 눈물을 쏟았을 정도다. 티샷하기 전 ‘리더’의 선창에 맞춰 ‘파이팅!’ 합창 응원을 받는 선수가 박성현이다. 푹 눌러 쓴 해병대 모자 패션, 큰 아크를 그리는 화려한 스윙, 270~280야드를 넘나드는 폭발적인 장타 등 필드 위의 카리스마가 팬들을 열광케 하는 매력 포인트다. 골프를 잘 모르는 사람들까지 후원사인 넵스와 그를 알아보는 일이 늘고 있다.

한 스포츠마케팅사 관계자는 “박세리 김효주 등 특급스타들의 전례로 볼 때 5년간 100억원을 넘기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세리(39)는 2002년 CJ그룹과 5년간 100억원+연간 최대 인센티브 10억원 등 최대 150억원짜리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김효주(21)는 KLPGA투어 5승과 LPGA 1승을 올린 2014년 롯데와 5년간 65억원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깊어지는 넵스의 고민

반론도 만만찮다. 경기 침체로 후원사들의 ‘실탄’이 충분치 않다는 게 첫 번째 변수다. LPGA 진출이 확실시되는 박성현을 글로벌 마케팅에 활용해 효과를 볼 수 있는 후원사는 많지 않다. 이들 대다수가 스포츠 마케팅 예산을 동결하거나 특정 분야로 몰아주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한 대기업 스포츠마케터는 “여자 골프는 향후 2~3년이 정점이라는 게 내부 판단”이라며 “전체적인 후원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성적만으로는 검증이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다. 박성현은 올 시즌 국내외 투어 모두 메이저 우승이 없다. 기본 실력을 가늠하는 메이저(에비앙챔피언십) 챔피언에 올라 LPGA투어에 진출한 김효주도 그동안 2승에 그쳐 기대치를 밑돈다는 평가가 나온다는 얘기다.

‘고액 연봉계약’이 오히려 동기 상실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150억원 대박 계약 직전까지 13승을 올린 박세리도 계약 이후 7승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스폰서십 시장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LPGA는 국내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인기가 높지 않고 박성현이 미국으로 가면 국내 인기가 유지될 것이란 보장이 없다”며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의 후원 규모가 연간 20억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50억~80억원 정도가 적정선”이라고 했다.

재계약 시점이 코앞에 다가온 현 후원사 넵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넵스는 2013년 2부투어 상금왕이었던 박성현을 ‘가능성’만으로 영입했다. 당시 회사는 2억원 안팎의 연간 계약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사이 몸값이 다섯 배 이상 올랐다. 업계에 정통한 한 골프 전문가는 “넵스는 국내 마케팅 비중이 높은 업체”라며 “LPGA 진출이 확실한 박성현을 놔주긴 아깝겠지만 잡을 수도 없는 게 고민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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