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자박' 사우디.."유가 오르면 '개혁' 도루묵될 것"
(서울=뉴스1) 황윤정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사우디 정부가 저유가 환경에서 원유산업 의존도를 낮추려고 함에 따라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 2년간 원유시장에는 공급 과잉 현상이 이어지며 국제유가도 하락세를 지속했다. 일각에서는 사우디가 고비용 산유국인 미국 셰일오일 등을 시장에서 축출하기 위해 ‘치킨게임’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최근 저유가 상황에서 생존하려는 사우디의 개혁 시도가 ‘자기가 파놓은 무덤에서 빠져나오려고 발버둥 치는 것’이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지난주 모함마드 알 투와이즈리 사우디 경제부 부장관은 정부 관료조직의 비효율성과 게으름을 비판함과 동시에 자국 경제가 지나치게 원유 의존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부가 추가 비용 절감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4년 안에 파산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오래 지나지 않아 알 투와이즈리 부장관은 자신의 격한 발언에 대해 사과의 내비쳤다. 그는 “‘파산’을 언급한 것은 지나치게 공격적인 단어 선택이었다”고 말하면서도 “사우디가 경제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해 사우디의 재정 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6%에 달했다. 올해에는 13%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이 경고한 대규모 경제 충격을 피하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 있다.
그러나 사우디의 구조 개혁은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에서는 급격한 변화가 목격되지 않고 있다. 사우디의 공무원들은 임금 삭감, 근무시간 연장, 시간 엄수 시스템 도입 등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사우디 정부는 정부 지출을 200억달러 규모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IMF가 사우디의 외환보유액 고갈에 대한 우려감을 내비친 직후 나온 조치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올해 사우디 경제는 침체는 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사우디의 경제성장률은 0.3%로 전망된다.
또한 IMF는 사우디의 재정 균형 유가도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IMF는 사우디의 재정 균형 유가가 지난해 배럴당 92.90달러에서 올해 79.70달러까지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컨설팅업체 다이버젠트의 이리나 슬라브 애널리스트는 사우디의 개혁이 결코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우디의 비(非)원유 수출 산업조차 원유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유를 제외한 사우디의 주요 수출품은 연료, 플라스틱 등이다.
그는 “원유 의존도를 낮추려는 노력이 어떠한 성과를 낼지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경제의 펀더멘털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유가가 추가로 오르기 시작하면 ‘오일 달러’는 또 다시 거부할 수 없는 유혹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y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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