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없어 못팔 정도" 수출 버팀목 반도체

채민기 기자 입력 2016. 10. 26. 03:31 수정 2016. 10. 2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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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대 수출품목 중 비중 18%로] SK하이닉스 3분기 매출 4兆대, 영업이익도 7260억 '예상 훌쩍' 삼성전자도 3조원대 영업이익 입체 반도체 시장에선 독주 "中서 스마트폰 판매 경쟁 격화.. 4분기에도 이 흐름 이어갈 것"

한국 반도체가 제조업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스마트폰·자동차·조선·중공업 등 다른 주력 업종들이 부진에 빠진 가운데서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예상을 뛰어넘는 영업 실적과 성장세를 보이며 한국 제조업을 이끌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영업이익(7260억원)이 2분기보다 60% 이상 증가한 깜짝 실적을 냈고, 27일 실적 발표를 하는 삼성전자도 3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1·2분기보다 1조원 가까이 늘어난 3조원 중반대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선전하면서 반도체 수출액도 늘어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은 57억500만달러(약 6조4671억원)로 올 들어 가장 많았다. 13대 수출 품목 중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1월 16%에서 지난달 18%로 상승하며 2013년 이후 4년 연속으로 수출 비중 1위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메모리 양강(兩强) 체제 굳어져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 4조2436억원, 영업이익 726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000억원대 중반을 예상한 시장 전망을 훨씬 뛰어넘었다. SK하이닉스는 신기술 적용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로 영업이익이 대폭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의 원료인 웨이퍼(실리콘 원판) 한 장에서 경쟁사보다 더 많은 반도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해 생산성을 20% 이상 끌어올린 덕분이다.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노트7 사태의 충격을 반도체에서 상당 부분 만회한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반도체 회사 중 생산성이 가장 뛰어나며 회로를 수직으로 쌓아 올려 반도체 용량과 성능을 높이는 입체(3D) 반도체 시장에서도 독주하고 있다. 내년에는 삼성전자 반도체의 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최근 "없어서 못 판다"고 할 정도로 상승세인 점도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상승 요인이다. 메모리 반도체가 탑재되는 전자기기의 판매량이 늘고 제품 한 대당 메모리 용량도 커지는 데 따른 것이다. 예컨대 스마트폰 한 대당 평균 D램(임시 기억장치) 용량은 1년 새 30%가량 상승했다. PC 역시 완제품 제조사들이 연말 쇼핑 성수기를 앞두고 메모리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연말까지 가격 더 오른다

현재 반도체 시장은 제조 업체들이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구조다. 과거 상대가 버티지 못할 때까지 가격 경쟁을 하던 '치킨 게임' 끝에 소수 업체만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D램의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과점(寡占) 체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다시 출혈 경쟁을 벌여 어느 한 곳이 파산하면 메모리 시장 진출을 노리는 중국이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며 "메모리 업체들이 과거처럼 극한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현재 구도를 유지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연말이 다가올수록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말이 TV·스마트폰 등 IT 제품의 최대 성수기인 데다 최근 들어서는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제품 생산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김준호 사장은 "중국에서 새롭게 약진하는 스마트폰 업체들과 점유율을 지키려는 기존 업체들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메모리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이런 흐름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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