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투자·재정으로 버틴 경제..먹구름 짙어져(종합)

입력 2016. 10. 25. 16:15 수정 2016. 10. 2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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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7 사태·미국 금리인상 전망 등 악재
[연합뉴스TV 제공]

갤럭시노트7 사태·미국 금리인상 전망 등 악재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0.7%→0.5%→0.8%→0.7%'

한국경제 분기별 성장률이 1년째 0%대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25일 올해 3분기(7∼9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보다 0.7%(속보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분기별 GDP 성장률은 작년 3분기(1.2%) 이후 4개 분기 연속 0%대에 머물렀다.

분기별 0%대 성장률이 장기간 지속되는 점은 우리 경제가 연간 3%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현실을 보여준다.

◇ 부동산 경기에 의존한 경제…설비투자는 뒷걸음

올해 3분기에도 경제성장을 이끈 분야는 건설투자다.

건설투자는 2분기에 견줘 3.9% 늘면서 GDP의 지출 부문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전기대비 건설투자 증가율은 올해 1분기 6.8%, 2분기 3.1%에 이어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3분기 건설투자는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11.9%나 늘었다.

또 지출항목별 성장 기여도에서 건설투자는 0.6% 포인트(p)로 나타났다.

강남 재건축 등으로 주택 거래량이 늘면서 부동산 시장이 호조를 띤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재정 투입도 성장률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정부 소비의 증가율은 2분기 0.1%에서 3분기 1.4%로 크게 높아졌다.

2분기 -0.3%p에 머물렀던 정부 투자의 성장 기여도도 3분기 들어 0.2%p로 올라갔다.

3분기 성장률 0.7%를 생각할 때 건설투자와 정부의 추가경정 예산 등 재정지출이 없었더라면 성장률이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민간소비는 0.5%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증가율이 2분기(1.0%)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개별소비세 인하에 따른 자동차 내수 판매의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분기에 2.8% 성장했던 설비투자는 3분기에는 0.1% 줄어드는 역주행을 했다.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해졌지만, 기업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투자에 머뭇거리고 있다.

이는 제조업이 활력을 잃고 있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

경제활동별 GDP에서 제조업은 운송장비, 전기 및 전자기기를 중심으로 1.0% 감소했다.

제조업 성장률 -1.0%는 2009년 1분기(-2.5%) 이후 7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브리핑에서 "제조업 성장률이 상당히 낮게 나왔는데 갤럭시노트7의 단종과 현대자동차 파업의 영향이 크다"며 "전자기기 업종의 생산, 소비, 수출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수출도 만족스럽지 않다.

수출은 반도체,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0.8% 늘었지만 2분기(1.1%)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했다.

◇ 갤럭시노트7 사태·美금리인상·개헌문제 등 난제 잇따라

3분기 성장률은 건설투자 등에 힘입어 2분기(0.8%)보다 0.1%p 떨어지는데 그쳤지만, 미래는 불안하기만 하다.

당장 올해 4분기(10∼12월) 성장률을 낙관하기 어렵다.

최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반품 및 생산 중단 사태와 부정청탁금지법이 수출 및 내수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크다.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으로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는 대외적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한은의 무역지수 통계를 보면 지난 9월 수출물량은 작년 같은 달보다 2.6% 줄면서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자동차 업계의 파업 영향으로 수송장비가 13.0% 급감했고 갤럭시노트7 사태의 타격으로 전기 및 전자기기는 4.1% 줄었다.

이달 들어서도 갤럭시노트7 사태의 충격은 이어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20일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갤럭시노트7 사태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1% 줄었다.

또 지난달 28일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은 농수축산업계, 골프 등 레저스포츠업계, 호텔 등 외식업계의 매출 감소를 가져와 내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 여건을 살펴봐도 불확실성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TV 캡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전망은 신흥국 경제에 타격을 주고 국내 금융시장을 흔들 개연성이 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여지가 좁아질 공산이 크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는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로 경기 회복을 위해 기준금리를 더 낮추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성장이 둔화하고 내수 중심의 성장으로 산업구조 변화를 꾀하는 것은 수출에 커다란 악재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제기한 개헌론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정치권에서 개헌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다른 현안을 빨아들이면서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온 경제 정책의 동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

전문가들은 4분기 성장률이 0%대 초반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고 심지어 한국경제연구원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보다 심각한 것은 구조적 요인으로 우리나라의 성장잠재력이 점점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최근 노동생산성 하락을 이유로 잠재성장률이 사실상 2%대로 떨어졌음을 시사했다.

내년부터는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하면서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1천3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는 민간의 소비 여력을 갉아먹는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경제성장을 주도해온 건설투자가 언제까지 힘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한국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한은은 건설투자 증가율이 올해 10.5%에서 내년에 4.1%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한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 2.8%는 장밋빛 전망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게 나온다.

이주열 총재도 최근 간부들에게 경제전망에서 갤럭시노트7 사태 등 대내외 여건 변화를 정확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그동안 민간기관보다 높은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했다가 수정을 거듭하며 빈축을 사왔다.

한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3.0%)보다 낮지만, LG경제연구원(2.2%)이나 현대경제연구원(2.6%)보다 높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3분기 GDP 성장률은 재정이나 건설투자가 늘면서 예상보다 선방했다"며 "그러나 건설투자나 재정을 통한 성장은 지속하기 어려워서 내년에는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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