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적립금 태부족..고용안전망 곳곳 '구멍'

CBS노컷뉴스 이동직 기자 입력 2016. 10. 2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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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고용안전망 운영실태 점검..고용부장관에 '시정통보 및 주의'
(사진=자료사진)
고용안전망의 핵심 재원인 실업급여 적립금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고용안전망 곳곳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3월 28일부터 4월 29일까지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 등 5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업급여 등 고용안전망 운영실태를 점검해 이같은 내용을 포함, 총 42건의 문제점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감사원은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 등 5개 기관의 고용안전망 총괄체계, 사업 효율성ㆍ성과, 재정누수 분야를 점검한 결과 적잖은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 고용안전망 핵심 재원 '실업급여 적립금' 부족

'고용보험법' 제84조에는 대량 실업 발생 등에 대비해 고용보험기금 실업급여 계정의 매년 말 적립금을 해당 연도 실업급여 지출액의 1.5~2배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지난 2010년~2015년까지 6년간 매년 말 적립금이 법정기준의 0.4~0.7배에 그쳐 연간 최소 3조8천억 원~4조8천억 원이 부족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7월 1일 조선업종이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됨에 따라 내년 6월 30일까지 실업급여 계정의 추가 지출소요 금액이 2762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등의 리스크를 고려할 때 실효적인 적립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위탁운용사 자전거래 관리·감독 태만

고용보험기금과 산재보험기금 위탁운용사의 자전거래에 대한 관리 감독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됐다.

지난 2013년~2015년까지 3년간 고용보험기금과 산재보험기금의 단기자산 4조1766억 원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3개 증권사가 1조3618억 원을 불법 자전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전거래란 고용보험기금과 산재보험기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증권사가 고용보험기금의 신탁재산을 매도하면서 산재보험기금에서 이를 매수하는 방식의 거래를 뜻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서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 시 형사처벌 대상이다.

감사원 감사 결과 고용부는 리스크 관리 전담부서 없이 자산운용부서가 위탁운용사의 자전거래 여부를 점검하는 등 리스크 관리 업무까지 겸하고 있었다.

고용부는 또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자전거래 사실을 인지하고도 리스크관리위원회에 보고하지 않고 자금회수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 고용부 고용센터 취업지원 기능 부실

고용서비스를 전담하는 고용부 고용센터는 사실상 제대로된 취업지원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부는 지역별로 고용센터를 설치해 직업상담, 취업알선 등의 서비스를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86개 고용부 산하 고용센터의 알선취업률은 2.8%에 불과해 유사한 기능을 하는 여성가족부 새일센터(55%), 각 지방자치단체의 일자리센터(23%) 등 다른 고용서비스 기관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고용부 고용센터 직원들의 개인별 취업지원 실적을 확인·평가할 수 있는 성과관리시스템이 없고 자체교육도 소홀한 것이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또 고용서비스 기관들이 자체 실적을 높이기 위해 취업 알선이 쉬운 구인 정보는 비공개 처리하고 관련 정보를 제대로 공유하지 않고 있는 것도 원인이라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 실업급여 부정수급 방지시스템 취약, 재정누수

고용부는 국세청에서 일용근로소득자료를 제공받고도 실업급여를 지급받은 기간 중 취업사실이 있는 부정수급 적발에는 활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이 일용근로소득자료를 직접 활용해 점검한 결과, 지난 2013년~2015년 실업급여 부정수급 의심 사례 9만7700명(수급액 545억여 원)을 확인했다.

감사원은 또 고용부가 병무청 자료를 활용하지 않아 병역대체복무자로 실업급여 수급대상이 아닌 승선(乘船)근무예비역 970명에게 실업급여 42억여 원을 부당 지급한 사실도 적발했다.

고용부는 법무부 출입국 자료를 활용하지 않아 해외에 체류하면서 실업 인정을 받은 9353명에게 실업급여 116억여 원을 부당 지급한 사실도 감사원 감사에서 확인됐다.

◇ 고용부장관,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에 '업무 철저' 통보, 주의

감사원은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실업급여 법정 적립금 유지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또 불법 자전거래를 한 3개 증권사에 대해 자금회수 등의 조치를 하고, 리스크 관리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통보 및 주의, 관련자 3명에 대한 징계 등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부정 실업급여를 환수하고, 부당 수령이 확인된 실업급여 140억여 원을 회수하라고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통보 및 시정 요구했다.

감사원은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에게는 채권보전조치가 가능한 사업주 소유 재산 중 회수가 가능한 체납 체당금 823억여 원을 회수하도록 시정 요구했다.

[CBS노컷뉴스 이동직 기자] djle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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