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가진 건 몸뚱아리뿐..그림 그리고 집회 나가야죠"

CBS 시사자키 제작팀 입력 2016. 10. 25. 06:03 수정 2016. 10. 25.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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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녀연합' 예술가 홍승희씨, 징역 1년 6개월 구형

- 세월호 퍼포먼스·대통령 풍자 그림 그려
- 일반교통방해·재물손괴죄 등 총 3건 적용
- "그래피티 벽에 그래피티했을 뿐인데…"
- 경찰, 피해자 신고도 없었는데 수사 돌입
- "거대한 감옥에 다 같이 갇혀 있다"
- 11월 11일 선고공판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9:05~19:50)
■ 방송일 : 2016년 10월 24일 (수) 오후 7시 0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홍승희 씨 (예술가)

◇ 정관용> 어버이연합에 대응하는 대한민국 효녀연합, 이런 활동으로 이름을 알린 예술가 홍승희 씨, 여러분, 기억하시죠? 저희 시사자키에도 올해 초에 출연한 바 있는데. 그런데 지난 21일 검찰이 이 홍승희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답니다. 지금 불구속기소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요. 세월호 추모집회 퍼포먼스, 또 박근혜 대통령 풍자 그림, 이런 등등이 문제랍니다. 홍승희 씨, 이곳은 거대한 감옥 같다, 이런 입장을 지금 내놓고 있는데 직접 이야기 들어보고 전문가 분석까지 듣겠습니다. 먼저 홍승희 씨 나와계시죠?

◆ 홍승희> 안녕하세요.

◇ 정관용> 지금 모두 3건이 문제가 돼서 재판을 받고 있다면서요.

◆ 홍승희> 네.

◆ 정관용> 첫 번째 게 뭡니까?

◆ 홍승희> 첫 번째 게 일반교통방해고요. 재작년 세월호 추모집회 때 낚싯대에 노란 천을 매달고 퍼포먼스 했어요. 그때 채증 사진으로 이번에 재판 받게 됐고 나머지 2개는 풍자 그래피티를 그렸는데.

◇ 정관용> 이게 재작년 8월 15일 세월호 추모집회죠.

◆ 홍승희> 네.

◇ 정관용> 그때 시민들이 많이 참여했죠?

◆ 홍승희> 네, 그때 많은 사람들이 같이 있었어요.

◇ 정관용> 그런데 홍승희 씨만 낚싯대에다 노란색 천을 걸고 걸었어요?

◆ 홍승희> 네, 그건 제가 만들어서 가져간 거라서.

◇ 정관용> 그랬는데 그게 일반교통 방해했다?

◆ 홍승희> 네. 이제 경찰에서는 그때 당시 조사할 때 노란 낚싯대를 잡고 어디 조직의 깃발이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런데 그냥 퍼포먼스라고 말을 해도 일반교통방해를 했고 3000명의 시민들과 함께 공모를 해서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했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 정관용> 3000명 시민과 공모해서 불법점거했다?

◆ 홍승희> 네. 공소장에 그렇게 나와 있어요.

◇ 정관용> 그럼 그 3000명이 다 기소돼서 재판을 받나요?

◆ 홍승희> 그건 잘 모르겠어요.

◇ 정관용> 3000명이 기소돼서 재판 받고 있는 건 저희가 모를 리가 없는데 그렇지 않거든요. 그 집회를 주도한 건가요, 홍승희 씨가?

◆ 홍승희> 아니요. 그 전에 퍼포먼스 행진이 있었어요. 그거를 서울역 광장에서 하다가 시청역에서 집회가 있다길래 참여했던 거거든요. 그런데 주도했던 것도 아니었는데.

(사진=홍승희 씨 페이스북)
◇ 정관용> 집회를 이끈 사람들은 도로교통 방해 이런 식으로 해서 재판도 받고 벌금도 하는 경우도 많은데 집회를 주도한 것도 아니고 그냥 시민의 한 사람으로 참여했지만 낚싯대에 천을 매달은 퍼포먼스를 했다?

◆ 홍승희> 네.

◇ 정관용> 그런데 사진 찍혀서 일반교통방해죄가 됐다, 이거죠?

◆ 홍승희> 네.

◇ 정관용> 그다음 나머지 2건은 뭐라고요? 그래피티 그림을 어디다 하셨어요?

◆ 홍승희> 나머지 2건은 홍대 5번 출구 쪽에 공사장이 있는데 그래피티가 많이 그려져 있는 벽들이 있어요, 공사장 펜스가. 거기에 한국사 국정교과서에 박정희 대통령 그림이 물대포를 쏘고 있는 그런 그림이랑 시민이 경찰의 눈을 닦아주는 그림이랑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 순방 가는 모습을, 인사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 있어요. 그렇게 3가지 그림 때문에 지금 재물손괴죄로 그렇게 됐습니다.

◇ 정관용> 재물손괴죄요?

◆ 홍승희> 네.

◇ 정관용> 누구의 어떤 재물을 손괴했다는 거죠?

◆ 홍승희> 공사장의 펜스를 손괴했다고 하는데 사실 첫 번째 사건 같은 경우에는 제가 그 공사장 펜스에 그림을 그린 다음에 그 다음날 철거가 됐거든요.

◇ 정관용> 그 펜스가 아예?

◆ 홍승희> 네, 철거가 됐고 또 하나는 완전 그래피티 벽이에요, 말 그대로.

◇ 정관용> 벽 전체가 다른 사람들이 그린 그래피티가 많다 이거죠?

◆ 홍승희> 네, 많이 있고 거기 욕설도 있고 선정적인 그림도 있는데 제 그림만 가지고 경찰이 먼저 피해자를, 피해자가 한진중공업 공사 관계자인데 어쨌든 찾아가서 진술을 받아내고 조사를 시작했고 그림만 지워져 있어요, 아직도.

◇ 정관용> 홍승희 씨 그림만 지워지고 나머지 그래피티는 그냥 있어요?

◆ 홍승희> 네, 그대로 다 있고요.

◇ 정관용> 나머지 그래피티 그린 사람들도 지금 재판 받나요?

◆ 홍승희> 아니요.

◇ 정관용> 그분들도 재물손괴는 똑같은 거 아닌가요?

◆ 홍승희> 네, 그런데 제 그림에 대해서만 그렇게 열심히 수사를 해 주셨더라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 그 한진중공업 측에서 우리 펜스를 훼손했으니 처벌해 주세요라고 고발한 것도 아닌데?

◆ 홍승희> 네, 경찰이 찾아가서 민원을 해친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하더라고요.

◇ 정관용> 그건 경찰이 인정합니까? 자기들이 찾아가서 진술을 받아냈다는 걸?

◆ 홍승희> 네, 제가 물어봤었는데 경찰 조사관이 그렇게 말했었어요.

'사요나라 박근혜' 그래피티 (사진=홍승희 씨 페이스북 제공)
◇ 정관용> 그런데 그 옆에 있는 다른 그래피티는 왜 그럼 가만 놔두시냐고 혹시 안 물어보셨어요?

◆ 홍승희> 네, 물어봤는데 그냥 대답을 안 하시더라고요.

◇ 정관용> 재물손괴죄. 그러니까 왜 남의 펜스에다 그림 그리고 그래요, 이거 처벌 받아야죠, 이렇게 경찰이 이야기합니까?

◆ 홍승희> 네, 그렇게도 얘기하는데 사실 이게 그림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그러면. 그런데 조사를 받을 때도 이거 박근혜 대통령 맞냐. 이거를 왜 여기다가 그렸냐. 이 사요나라라는 뜻은 무슨 뜻이냐, 이런 걸 물어보더라고요. 그리고 공소장은 이번에 봤는데 공소장에도 그림 내용을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말한 적도 없고 박정희 대통령의 얼굴이라고 말한 적도 없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오른손에 들고 있는, 이렇게 그림을 해석까지 다 해 주셨더라고요. 제가 말한 적도 없는데.

◇ 정관용> 세월호 집회에서의 퍼포먼스. 그다음 그래피티 그린 것 2건. 합해서 3건으로 징역 1년 6개월 구형 이야기를 딱 듣고 느낌이 어떠셨어요?

◆ 홍승희> 저는 제가 잘못 들은 건 줄 알았어요. 그냥 사실 그냥 벌금 맞을 줄 알고, 벌금형일 줄 알고 별로 긴장 안 하고 있었거든요. 그냥 이거 끝나고 뭐 먹지, 이런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1년 6월이라고 해서 잘못 들었다고 생각하고 최후변론 하고 변호사한테 나와서 물어보니까 진짜 1년 6개월이라고 해서 너무 웃기고 너무 황당했어요.

◇ 정관용> 벌금형 정도 구형하겠지, 라고 하는 예상은 과거에 이런 비슷한 행동으로 혹시 벌금 문 적이 있습니까?

◆ 홍승희> 네, 맞아요. 지금 벌금이 한 200만 원 나왔었고 지금 검찰 쪽에서 계속 항소를 해서 재판도 진행 중인 상태고요.

◇ 정관용> 그건 뭐 때문에 벌금을 200만 원을 받으셨죠?

◆ 홍승희> 박근혜 대통령 풍자 그림을 또 그렸었는데 저는 같이 망만 봐주다가 같이 걸리게 돼서, 동료 작가가 작업하는데.

◇ 정관용> 그건 죄목이 뭡니까?

◆ 홍승희> 그것도 재물손괴요.

◇ 정관용> 그것도 죄물손괴. 최후변론은 뭐라고 하셨어요?

◆ 홍승희> 세월호 추모집회 나갔던 건 세월호가 아직도 바닷속에 있잖아요. 그런데 제 손으로 제가 인양을 할 수는 없으니까 그냥 저는 가진 것도 없고 제 몸뚱아리밖에 없으니까 그림이라도 그리고 집회라도 나갈 수밖에 없었다고. 저는 앞으로도 이런 진실이 가려지는 것 같으면 집회도 나가고 그림도 그릴 수밖에 없다고, 그렇게 말을 했어요.

예술가 홍승희 씨 (사진=자료사진)
◇ 정관용> 그리고 페이스북에 이곳은 거대한 감옥 같다, 이렇게 쓰셨던데 어떤 뜻입니까?

◆ 홍승희> 사실 예술 작업이라고 해서 감형을 받고 싶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모든 시민들이 예술가고 사실 표현의 자유는 헌법의 기본이잖아요. 헌법에서. 그것 자체를 부정하는 정권이 지금 집권을 하고 있고 이런 말도 안 되는 구형이 계속되고 있고 이런 속에서 사실 아직도 세상이 왜 뒤집어지지 않고 있는지 되게 이해가 안 되고요. 그래서 되게 거대한 감옥 속에 우리가 다 같이 갇혀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선고공판이 며칠이죠?

◆ 홍승희> 11월 11일이요.

◇ 정관용> 11월 11일.

◆ 홍승희> 네.

◇ 정관용> 재판부의 결정을 저희도 한번 주목해 볼게요. 고맙습니다.

◆ 홍승희>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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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시사자키 제작팀] wo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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