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달러-위험자산 원유 '동반상승' 누가 웃을까

입력 2016. 10. 24.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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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달러화 지수 7개월만에 최고치
WTI는 15개월만의 최고치 근접
천적관계 떨치고 나란히 상승세

“미 금리인상 효과 선반영” 평가
미 물가 상승 흐름도 영향 미친듯
미 셰일오일 업체 향후 대응 변수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달러화와 위험자산의 대명사인 원유의 가격이 최근 나란히 상승하면서 어느 쪽으로 균형추가 기울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와 견줘 미국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는 지난 21일 7개월 만에 최고치인 98.69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0.43% 오른 배럴당 50.85달러에 마감해 이틀 전 기록한 15개월 만의 최고치(51.60)에 바짝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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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달러화 가치와 유가는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 2011년 7월말 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당했지만 달러는 되레 강세를 보였다. 글로벌 자금이 모두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로 피신했기 때문이다. 원유는 필수 소비재인데도 가격 변동성이 높은 위험자산이다. 2008년 7월에만 해도 배럴당 14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원유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30달러까지 추락했다.

달러화가 원유의 천적이 된 이유는 원자재의 주된 결제 통화가 달러라는 데 있다.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는 자국 통화가치가 절하돼 달러로 표시된 원유 값이 비싸지므로 수요가 줄 수밖에 없다. 또 원유 자산은 보유한다 해도 배당이나 이자와 같은 현금 유입이 없다. 금리 인상과 같은 달러 값 변화에 더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는 특성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금리 인상으로 달러화지수가 상승하자 신흥국 시장에선 자금이 빠져나갔고, 원자재 가격과 신흥국 증시는 동반 급락했다.

지금은 미국의 연말 금리 인상이 가시화하면서 달러화지수가 두자릿수에서 세자릿수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시점이다. 하지만 원유 가격은 하락세로 전환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효과가 일찌감치 반영됐기 때문으로 본다. 앞서 미국 국채금리는 조금씩 올랐다. 그래서 연말에 금리가 인상되면 달러 가치가 되레 약세를 보이고 유가는 재차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국제유가가 달러 가치 상승에도 떨어지지 않는 것은 물가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9월 생산자물가는 전년 대비 0.7% 올라 2014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은 실질금리를 낮추는 요인으로, 명목금리가 연말에 오른다 해도 효과가 약화한다는 설명이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물가가 선진국 가운데 가장 빠르게 오르고 있어 실질 가치가 낮아진 달러의 추가 강세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입에 올린 ‘고압경제’라는 단어는 향후 미국 물가 전망에 시사점을 준다. 이는 강력한 수요가 공급을 견인하는 경제를 뜻하는데 지난 14일(현지시각) 연설에서 옐런 의장은 “고압경제가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다. 이는 연준이 기업투자와 고용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상당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용인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란 시장의 해석이 나왔다.

현재 국제유가를 밀어 올리고 있는 공급 측면에서는 미국 셰일오일 업체의 대응이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글로벌 원유생산량을 조율하는 구실을 했던 석유수출국기구(오펙)는 2014년 이후 유가 급락 중에도 증산을 선택해 생산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미 셰일오일 업체를 압박했다. 셰일오일 업체의 손익분기점은 편차가 크지만 평균 잡아 배럴당 60달러 안팎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유가가 60달러선을 넘어서는 것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원유가격이 더 올라가면 셰일오일 생산량이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반에도 60달러대까지 오른 유가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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