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휴∼쟤가 왜 저러지?".. '불금' 달구는 모정

권구성 입력 2016. 10. 24. 21:00 수정 2016. 10. 24.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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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미운 우리 새끼' 인기몰이

‘생후 585, 551, 460, 442개월.’

SBS 예능프로그램 ‘다시 쓰는 육아일기?미운 우리 새끼’에 나오는 김건모(48), 박수홍(46), 토니안(38), 허지웅(37)이 살아온 개월 수다. 장성하다 못해 늙어가는 아들들의 육아를 표방하는 이 프로그램은 정규 편성 한 달 만에 시청률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SBS 예능프로그램 ‘다시 쓰는 육아일기?미운 우리 새끼’가 정규 편성 한 달 만에 시청률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SBS 제공
‘미운 우리 새끼’는 스튜디오에 앉은 엄마들이 아들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형식이다. 이미 방송 중인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와 MBC ‘나 혼자 산다’의 변주다. 새로울 것 없는 이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관점의 차이에 있다.

프로그램은 ‘성장’을 넘어서 ‘노화’에 접어든 출연진에게 ‘생후’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다소 어처구니없는 설정으로 여겨질 법하지만, 출연하는 남자 연예인들의 철부지 행동을 보고 나면 금세 설득당하고 만다. 혼자 사는 남자의 일상을 관찰하는 것은 ‘나 혼자 산다’에서 익숙해진 포맷이지만, 관점을 다르게 하면서 참신함을 더하고 있다.

이미 자신의 품을 떠난 지 오래된 40대 전후의 아들들을 바라보는 엄마들의 반응은 흥행 포인트다. 밖에서는 어엿하게 사회생활을 하는 아들이지만, 엄마들의 눈에는 여전히 영락없는 ‘어린애’다. 여기에 방송경험 없는 엄마들의 생동감 넘치는 표정과 회를 거듭할수록 부각되는 캐릭터도 재미를 더한다.

김건모가 1000원짜리 라면에 자연산 송이와 전복, 오징어 등 수십만원어치의 재료를 털어넣고, 토니안의 냉장고에 곰팡이가 핀 음식들이 줄줄이 나올 때 엄마들은 한탄하면서도 제 자식 편드는 데 정신없다. 결벽증이 있는 허지웅이 무성욕과 무기력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은 장면과 박수홍이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에서는 모두가 안타까워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출연진을 두루 아는 신동엽과 엄마가 된 한혜진, 솔직한 입담의 서장훈의 진행도 프로그램의 흥행에 일조한다.

지금까지 8회가 방송된 ‘미운 우리 새끼’는 회를 거듭할수록 진화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단순히 출연진의 일상을 조명하는 것을 넘어서, 그동안 방송에서 보인 적 없는 고충을 전하며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고 있다. 방송이 시작되고 어느덧 생후 2개월이 더해진 출연진의 육아일기가 금요일 밤 시청자를 울고 웃기고 있다.

권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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