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순실, 獨로펌에 '더블루K·비덱 청산' 의뢰

이지용,연규욱 2016. 10. 2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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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국내법인서도 문서 대량 파쇄 흔적

◆ 커지는 최순실 의혹 ◆

현 정부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 씨(60·최서원으로 개명)가 의혹 핵심에 있는 독일 현지 회사들을 청산하는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최씨는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본인 소유의 서울 신사동 소재 빌딩에서 짐을 빼고 각종 문서를 폐기하는 등의 정황이 매일경제신문 취재로 포착돼 독일 현지에서도 서둘러 증거 인멸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현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최씨는 최근 독일 현지에 설립한 더블루K 유한회사와 비덱에 대해 "이른 시일 내에 청산해 달라"고 현지 로펌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회사들은 K스포츠재단, 미르재단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한 몸처럼 움직인 의혹이 포착된 곳들이다.

현재 최씨의 요청을 받아 법인 청산 작업을 진행 중인 로펌은 비덱의 전신인 코어스포츠 대표이사로 일했고, 지난 20일 더블루K의 새로운 대표이사가 된 박 모 변호사가 일하는 곳이다.

독일 명문 쾰른대학교 법대를 졸업한 박 변호사는 같은 대학교에서 법학 박사학위까지 받으면서 오랜 기간 독일에 머물렀고, 상법 회사법 외국인법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지난해 8월 25일 비덱 전신인 코어스포츠 인터내셔널 대표이사를 맡아오다 그해 11월 최씨 모녀에게 지분을 넘기고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최씨의 현지 '유령회사' 운영의 키맨으로 꼽히고 있다. 비덱과 더블루K가 사실상 같은 회사인 점을 고려한다면 박 변호사는 최씨의 독일 현지 법인 운영에 오래전부터 깊이 관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 변호사는 또 최씨가 독일 현지에서 호텔을 인수했을 당시 독일어 계약서 작성을 대리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박 변호사는 최근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고객 업무와 관련된 일은 변호사법으로 기밀 누설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변호사로서 고객과 관련한 일은 어떤 이유에서도 발설할 수 없다"며 일절 입을 열지 않았다. 실제 최씨와 최씨 딸 정유라 씨 소유의 비덱 전 지분이 지난 18일 정씨의 승마 코치였던 크리스티앙 캄플라데 씨에게 넘어갔다. 비덱은 K스포츠재단을 통해 국내 대기업에 80억원 투자를 요청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곳이다.

최씨 소유 서울 청담동 더블루K 국내 법인 사무실도 일찌감치 증거 인멸에 착수한 정황이 포착됐다. 해당 건물을 관리하는 한 관계자는 "사무실이 비워지기 직전 한때 더블루K 사무실에서 2~3일에 한 번씩 대량의 종이를 파쇄한 쓰레기가 나왔다"며 "8월 말 이후 종이 파쇄 쓰레기량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지용 기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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