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술, 끝없는 분쟁 도시로 전락할 수도"

강덕우 2016. 10. 2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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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술=AP/뉴시스】이라크 정예 대테러 부대가 20일(현지시간) 이슬람국가(IS)가 점령하고 있는 모술을 향해 진격하면서 이라크 국기를 펼쳐보이고 있다. 2016.10.20

【서울=뉴시스】강덕우 기자 = 이라크 정부군 중심의 연합군과 극단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간의 전투가 한창 진행 중인 모술이 앞으로 수백 년간 끝없는 분쟁 도시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003년 이라크 전쟁에서 영국군의 최전방 정예부대 '로열 아이리시(Royal Irish)'를 이끌었던 팀 콜린스 전 대령은 최근 CNN에 기고한 '모술에서 누가 승리하나(Who will win in Mosul)'에서 "앞으로 수 주간 벌어질 일들이 모술의 300년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콜린스는 2003년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발발한 이라크 전쟁 당시 "우리는 점령군이 아닌 해방군"이라며 "그들의 영토에 오로지 이라크 깃발만 휘날리도록 하라"고 외쳐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그는 이라크 전쟁 발발 이듬해인 2004년 8월 대령으로 전역했다.

현재 첩보관련 보안기관인 뉴센츄리(New Century)의 최고경영자(CEO)인 콜린스는 기고문을 통해 모술이 자신의 고향인 북아일랜드의 런던데리와 유사한 수순을 밟을 수 있다고 전했다.

런던데리는 영국에 속해있는 북아일랜드에 있지만, 여전히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를 원하는 구교(가톨릭) 세력과 영국에 남아있기를 원하는 신교(개신교·성공회) 세력의 마찰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런던데리에서의 신·구교 갈등은 17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1972년 영국군이 비무장 시민에게 발표한 학살사건 '피의 일요일'이 벌어진 곳이기도 하다. 심지어 도시 이름에조차 분쟁이 있을 정도로 지금까지도 구교 사람들은 런던데리(Londonderry)를 영국 수도 '런던(London)'을 뺀 데리(Derry)라고 부른다.

콜린스는 기고문을 "(모술 탈환전이) 잘 통솔된 지휘체계로 최대한 빠르고 결정적이게 종결되기를 희망하지만, 이번 전쟁은 나의 희망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슬람국가(IS)라 자칭하는 죽음의 숭배자들뿐만 아니라 시아파 민병대들은 살상과 복수의 잔치를 원하고 있다"며 "모술이 혼란에 빠지면 터키군과 쿠르드군들도 서로 원한을 풀 기회를 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라크 정부군은 자존심을 되돌리는 데만 급급한 상황"이라며 "모술은 한 때 다양한 종교와 민족이 함께 생활했었지만, 종파 균형이 수니파 무슬림으로 치우친 현재 결코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비관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우리 서방국가가 IS를 모술에서 물리적으로 축출하는 것만으로 만족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콜린스는 "런던데리의 신교 사람들은 3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17세기 런던데리 전투를 기념하고 있다"며 "앞으로 수 주간 모술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300년 뒤 미래를 쓰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badcomm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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