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옥희를 뛰어넘은 '전미정 24승'의 의미

2016. 10. 24.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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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 24번째 JLPGA 우승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전미정. [사진=노부타그룹 조직위]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전미정(34 진로재팬)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한국인 최다인 24승을 달성했다.

전미정은 지난 23일 효고현 마스터스골프클럽(파72 6,523야드)에서 열린 JLPGA 노부타그룹마스터즈GC레이디스 최종 4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을 일궜다. 선두에 4타 뒤진 4위에서 출발했는데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는 완벽한 플레이로 트로피를 차지한 것. 지난 7월 사만사타바사걸스컬렉션레이디스에 이어 시즌 2승째를 수확한 전미정은 구옥희(작고 23승)를 제치고 한국인 최다승인 24승을 올렸다.

2006년 일본 진출 첫 해부터 우승컵을 모으기 시작한 전미정은 2009, 2012년은 4승씩을 몰아치기도 했다. 2013년 부상에 시달리며 1승에 그치기도 했으나 올해는 다시 멀티우승에 성공했다. 우승 인터뷰에서 전미정은 은퇴를 언급했다. “올해 은퇴를 진지하게 생각했다. 골프가 재미있지 않았다. 그만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7월에 우승했을 때 나 이상으로 한국의 가족이 눈물 흘리면서 기뻐했다. 지금은 즐겁게 플레이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일본 미디어는 ‘전미정이 투어 생활 11년차를 넘기면서 몸을 소진하는 증후군에서 탈출하고 전설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풀이했다.

올 시즌 33개 대회를 치른 올 시즌 JLPGA에서 한국 선수는 4승의 이보미를 비롯해 7명이 모두 14승을 거두고 있다. 통산승수도 볼 만하다. 전미정의 24승 외에 안선주가 22승, 이지희가 21승, 이보미가 19승, 신지애가 14승으로 계속 승수를 추가하고 있다.

매년 10승 이상씩 거두는 한국선수들의 JLPGA 우승 러시는 2008년부터 본격화했다. 한국에서 충분히 실력을 쌓은 뛰어난 선수들이 일본 JLPGA투어를 또 하나의 지향점으로 삼아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박세리가 1998년에 미국 LPGA투어에서 우승하면서 생겨난 이른바 세리 키즈 세대가 일본으로도 영역을 확대한 것이다.


실제로 미국 LPGA 못지않은 ‘세리 키즈의 일본판 전성기’가 펼쳐지고 있다. 1968년에 시작한 JLPGA의 48년 역사상 10승 이상을 거둔 선수는 총 32명이다. 이중에 한국 선수는 구옥희를 포함해 6명이다. 구옥희가 20년에 걸쳐 거둔 24승을 전미정은 11년 만에 경신했다. 그 뒤로 안선주(29 모스버거)는 7년 만에 22승을 거두었으며, 이보미(28 노부타그룹)는 5년 만에 19승으로 바짝 뒤쫓고 있다. 2012년부터는 그해의 상금왕을 한국 선수들이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의 놀라운 우승 레이스는 현재진행형이다. 일본 통산 다승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우는 기세로 급성장하고 있다.

J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가 활약하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세 가지 근거를 댄다. 첫째,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일본 선수와 달리 한국은 부모와 선수간의 헌신적인 지원과 유대가 시너지를 낸다. 선수 한 명이 일본투어를 뛰면 가족 한 명은 선수 뒷바라지를 한다.

둘째, 일본 투어는 한국과 생활환경이 흡사한 반면 상금액이 높고 대회수가 많아서 동기부여가 높다. 신지애와 강수연은 미LPGA투어의 힘든 스케줄과 이국적인 생활 대신 일본을 택하면서 만족스러운 투어 생활을 하고 있다. 이동이 심한 미국에 비해 일본은 훌륭한 대안이다.

마지막으로 연습 환경이 한국보다 월등하다. 안선주는 “(일본에서)선수는 몇 시간이고 대회장에서 자유롭게 연습할 수 있는데 이는 한국보다 훨씬 뛰어난 환경”이라면서 “나 자신도 한국에서 투어 뛸 때보다 기량이 훨씬 더 늘었다”고 말했다. 한국선수들은 일본에 가면 대회장과 숙소만을 오가면서 연습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 자연스런 환경에 녹아든다. 기량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성적은 그에 따른 부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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