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망피해 꼭꼭 숨은 최순실 모녀..검찰 '시간과의 싸움'

2016. 10. 2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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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K스포츠재단 의혹관련
檢, 핵심 참고인등 줄줄이 소환
최씨는 獨현지서 흔적지우기

청와대 ‘비선실세’로 지목받는 최순실(60ㆍ최서원으로 개명) 씨의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 및 운영 비리 의혹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핵심 참고인을 소환조사하는 등 규명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하지만 최 씨와 친딸 정유라(20) 씨를 비롯한 측근들이 독일 현지와 국내에서 본격적인 ‘흔적 지우기’에 돌입하면서 “검찰 수사망을 피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지검장 이영렬)은 ‘입학 특혜’ 의혹과 협박ㆍ모욕 혐의 등으로 고발된 최 씨 모녀와 최경희(54) 전 이화여대 총장에 대한 시민단체 고발 사건에 대해 금명간 배당 또는 이첩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고발 사건이 기존 미르ㆍK스포츠재단의 기금 유용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한웅재)에 배당될 경우 검찰 수사가 정 씨의 이대 입학과 부정 학사 운영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검찰에 주어진 환경이 결코 녹록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설립 당시 최 씨 모녀가 주주로 돼 있었던 독일의 페이퍼컴퍼니 ‘비덱스포츠’는 지난 18일부터 이 회사의 모든 지분을 정 씨의 독일 현지 승마 코치였던 크리스티앙 캄플라데 씨에게 넘겼다. K스포츠재단과 비덱과의 연계설이 보도된 직후에 일어난 일이다.

지난 20일에는 최 씨 개인 회사로 알려진 독일 법인 ‘더블루K’의 대표이사도 최 씨의 측근인 고영태(40) 씨에서 교포 변호사인 박모 씨로 바뀌었다는 내용이 독일 기업정보 사이트에 등록됐다. 박 씨는 최 씨 측이 호텔을 사들일 당시 독일어 계약서 작성을 대리한 인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최 씨 측이 한국 검찰 뿐 아니라 독일 당국의 수사에 대비해 미리부터 준비작업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최 씨 모녀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에 마련한 근거지에서 행방을 감췄다. 두 사람이 최근까지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북서쪽 슈미텐 저택 인근 주민들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대나 오후 늦게 젊은 남성들이 나타나 집에서 물건을 정리하고 일부 짐을 빼갔다고 증언하고 있다. 정 씨의 경우 논란이 일었던 페이스북 계정을 아예 삭제했다. 측근인 고 씨도 언론과의 연락을 끊고 행방도 묘연한 상황이다.

다만 미르재단의 기획자로 인사와 운영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차은택(47) 감독은 현재 중국에 체류하면서 검찰 조사를 받겠다는 의지를 밝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차 씨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몇몇 언론이) 내가 도피중이라고 보도했는데 그렇지 않다”며 “한국 문제가 힘들고 일이 더디게 진행돼 체류 중이다. (검찰에서 소환하면)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검찰은 전날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을 지낸 김형수(57) 연세대 교수와 김필승(54) K스포츠재단 이사, 그리고 이 재단의 설립 허가 등에 관여한 문화체육관광부 전직 과장 1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강도높은 조사를 벌였다. 또한 금명간 두 재단에 800억대 재산을 출연한 대기업 관계자를 불러 모금 과정에서 청와대 등 윗선 압력이 있었는지 추궁할 방침이지만, 현재 관련자들이 모두 의혹을 부인하고 있어 핵심에 접근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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