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마약 생산국' 아프간, 아편 생산 43% 폭증.. 안보 불안 심화

2016. 10. 2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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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세계 최대 마약 생산국으로 꼽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올해 들어 아편 생산량이 43% 폭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UN마약범죄사무국(UNODC)이 23일 발표한 ‘2016 아프가니스탄 아편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아프간에서 생산되는 아편은 4800 톤으로 지난해(3300 톤)에 비해 43% 증가할 전망이다.

아프간에서 아편 생산이 이처럼 폭증한 것은 온화한 날씨로 단위 경작면적 당 생산량이 올라간 영향이 크다. 지난해 극심한 가뭄을 겪었던 아프간은 1헥타르(㏊) 당 아편 생산량이 18.3㎏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3.8㎏으로 30%나 증가했다.

[그래프=아프가니스탄 연간 아편 생산량. 그래프 출처=UNODC]

경작지 자체도 지난해 18만3000㏊에서 20만1000㏊로 10% 가까이 늘어났다. 기존에 아편 경작이 많이 이뤄지던 남부와 서부 외에도, 동부(44%↑), 동북부(55%↑), 북부(324%↑) 등의 경작지 증가가 눈에 띄었다. 아편 재배지가 아프간 전역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아편 경작 면적은 정점을 찍었던 2014년(22만4000㏊)보다는 줄어들기는 했지만 최근 20년 동안 추세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아프간에서 벌이고 있는 ‘아편과의 전쟁’이 실패로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프간의 전체 34개 주(州) 가운데 아편 청정 지역은 지난해보다 1곳 줄어든 13개 주에 그쳤다. 또 기존 재배지 근절 작업은 전년도의 4000㏊에 훨씬 못미치는 355㏊에 그쳤다.

바즈 무하마드 아마디 마약 대응 부서 차관은 “현재의 장비와 시설과 인력으로는 안보 불안 지역에서 아편을 경작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라고 했고, UNODC 보고서 역시 “극도로 열악한 안보 상황과 제때 근절 팀을 꾸리지 못한 문제로 인해 근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그래프=아프가니스탄 아편 경작 면적. 그래프 출처=UNODC]

아프간에서 아편이 확산되는 것은 이 지역의 안보 상황을 안정시키고자 하는 서방에게는 불길한 소식이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탈레반이 아편 농가로부터 세금을 걷어 활동자금으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아편의 주된 생산지인 남부 헬만드와 칸다하르 주는 탈레반의 주요 세력지이기도 하다.

보고서를 작성한 유리 페도토브 UNODC 전무이사는 이번 조사 결과가 마약과의 전쟁에 있어 우려스러운 반전이라며 아프간의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촉구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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