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탐색] '의혹의 정점' 최순실은 어디에

김태훈 입력 2016. 10. 23. 19:02 수정 2016. 10. 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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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 독일 출국 뒤 행방 묘연.. 주변 나라로 이동 가능성 / 검찰 소재 파악 실패땐 수사 난항 전망 / 차은택씨는 중국서 체류 알려져 / 더블루K 독일대표 고영태씨 교체.. 수사 본격화되자 현지 동포 등록

검찰이 박근혜정부의 ‘비선 실세’로 불리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 및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 수사를 본격화한 가운데 정작 의혹의 정점에 있는 최씨는 승마선수인 딸 정유라씨와 독일로 출국한 뒤 행방이 묘연하다.

최씨 모녀가 독일에서 구입한 부동산 가운데 우리 돈으로 5억원 가량인 주택 1채는 대학생 신분인 정씨 명의로 돼 있어 자금 출처와 적법한 증여 여부 등을 둘러싸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23일 독일의 기업정보 온라인 사이트에 따르면 독일 헤센주 슈미텐에 있는 더블루K의 상업등기 내용에 지난 20일자로 대표이사가 변경된 사실이 등록됐다. 이날은 박근혜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최씨를 겨냥한 듯 “재단 자금 유용 등 불법행위는 엄정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한 바로 그날이다.

테스타로싸 카페 박근혜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정·재계 유력인사와 만나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등을 논의한 곳으로 알려진 ‘테스타로싸’ 카페가 입점해 있었던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건물 모습.
남정탁 기자
더블루K 독일 법인은 그동안 최씨 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씨가 대표로 등재돼 있었다. 펜싱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고씨는 박 대통령이 사용한 가죽 핸드백 브랜드 ‘빌로밀로’를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고씨는 현재 더블루K 한국 법인 이사로 재직 중이며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의 또 다른 정점인 CF감독 차은택씨와도 친분이 있다. 그런데 박 대통령 지시로 검찰이 수사를 본격화하며 고씨를 전격 출국금지하자 갑자기 고씨 대신 재독교포 박모씨를 대표로 등록한 것이다.

최씨가 소유한 다른 기업 비덱코리아와 마찬가지로 더블루K 독일 법인도 스포츠 마케팅과 매니지먼트, 운동선수 지원 등 업무를 한다고 돼 있다. 두 회사는 주소지도 같다. 둘 다 독일에서 승마 유학 중인 딸 정씨 지원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새로 더블루K 대표가 된 교포 박씨 역시 한때 비덱코리아 대표를 지내는 등 최씨 측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프랑크푸르트 인근에서 비덱 타우누스 호텔과 주택 3채를 구입했는데, 그중 1채는 딸 정씨가 다니는 승마학교 바로 옆에 있다. 최씨가 독일 현지에서 사들인 부동산 역시 딸 정씨의 승마 훈련과 관련이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독일 호텔 최순실씨와 딸 정유라씨가 최근까지 머문 것으로 추정되는 독일 슈미텐 비덱 타우누스 호텔 전경. 최씨는 이 호텔을 구입했으나 직접 운영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슈미텐=연합뉴스
더욱이 주택 가운데 1채는 아예 소유자가 정씨로 돼 있다. 대학생이고 수입이 거의 없는 정씨가 집을 샀다면 한국에서 송금을 받았을 가능성이 큰 만큼 5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외환이 어떻게 이동했는지 그 경로에 이목이 쏠린다. 최씨가 구입해 정씨에게 증여한 것이라면 적법한 증여세를 냈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야권에선 최씨가 비덱코리아를 내세워 K스포츠재단과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형태로 사업을 따내 그 돈으로 딸 정씨의 승마 유학 지원 등에 쓰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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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씨도 현재 중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져 공교롭게도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의 정점에 나란히 있는 최씨와 차씨 둘 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시점에 국내에 없는 셈이 됐다. 최씨의 경우 최근까지 머문 독일은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의 이동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벌써 독일을 떠나 다른 나라로 옮겼을 것이란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검찰은 현재 독일과 중국의 한국대사관에 근무하는 법무부 소속 법무협력관을 통해 두 사람 행적을 수소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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