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이어 이번엔 탈취제까지..'퇴출 리스트' 또 없나
사회적 공분을 산 가습기 살균제에 이어 탈취제·코팅제·방청제 등 일부 생활화학제품들도 허용치 이상의 살생물질 성분이 검출돼 ‘퇴출’된다. 또 이들 제품을 제조·수입 판매한 업체는 형사고발됐다.
환경부는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위해우려제품 606개를 수거·분석한 결과, 안전기준·표시기준을 위반한 생활화학제품 11개를 적발해 해당 제조·수입사에 판매 중단과 회수명령 조치를 내렸다고 23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탈취제 1개, 코팅제 1개, 방청제 1개, 김서림방지제 1개, 물체 탈·염색제 1개, 문신용 염료 6개 등 총 11개 제품들이다.
적발된 내용을 살펴보면 캉가루가 생산한 탈취제 ‘오더프레쉬’에서는 IPBC(3-요오드-2-프로핀일 뷰틸 카비민산)이 함량제한 기준(0.0008% 이하)을 178배 초과한 0.143%가 검출됐다. 아울러 이 탈취제에서는 호흡기 장애와 아토피·두통 등을 유발할 수 있는 폼알데하이드가 기준치(0.0012% 이하)를 상회한 0.0018% 검출됐다. 악취와 냄새를 없애준다는 ‘탈취제’가 되레 건강상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말이다.
통상적으로 IPBC는 독성이 매우 강해 장기간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피부 노화까지 일으킬 수 있어 일부 국가에서는 생필품 분야 내 사용이 금지돼 있다. 특히 목재용 방부제나 페인트 제조 등에 주로 쓰일 만큼 살균력이 매우 강한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 제일케미칼에서 제조한 물체 탈·염색제인 ‘스프레이 페인트’에서는 백혈병·골수암 병변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벤젠이 안전기준치의 6.6배 초과한 0.02% 검출됐다. 일신CNA에서 나온 ‘뿌리는 그리스’ 방청제에서도 기준치를 3배 이상 넘어선 벤젠 성분이 0.03% 확인됐다. 유니켐에 제조한 코팅제 ‘유니왁스’에서는 제한 기준치의 4.5배를 초과한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 또 수입산 문신용 염료인 ‘아티그 만다린’은 무균시험 부적합을 받았다.
한편 환경부는 2015년 1월 화학물질등록평가법 시행을 계기로 지난 4월 방향제·탈취제 등 생활화학가정용품 8종을 산업부로부터 이관받았다. 이후 기존 비관리 대상인 방청제 등 7종을 추가해 총 15종을 ‘위해우려 제품’으로 지정하고 해당 제조사들이 출시한 제품 내 성분을 집중적으로 조사해 왔다. 이번에 밝혀진 안전기준·표시기준 위반 제품들은 생활환경안전정보시스템(ecolife.me.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통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학성분을 지닌 생활용품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공포감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는 것은 올바른 지식 없이 제품을 쏟아내고 있는 일부 제조·수입사들 때문”이라며 “지속적인 성분 분석 모니터링 등을 통해 또 다른 문제 제품들이 유통되고 있지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손재철 기자 s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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