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원 측 "밥 딜런은 무례하고 오만"

박효재 기자 2016. 10. 2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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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연락에 반응 없어 수상 거부설도

노벨 문학상 선정기관인 스웨덴 한림원이 이례적으로 수상자를 비난했다. 스웨덴 작가이자 한림원 위원인 페르 베스트베리는 21일(현지시간) 공영방송 SVT 인터뷰에서 “밥 딜런(75·사진)은 무례하고 오만하다”고 말했다. 한림원은 지난 13일 딜런을 올해 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하고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딜런이 수상을 거부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온다.

한림원 사무총장 사라 다니우스는 딜런의 측근에게 전화를 하고 e메일도 보냈지만 딜런으로부터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17일 밝혔다. 딜런의 침묵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그는 발표 당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공연에서도 노래만 불렀다. 닷새 만인 18일 공식 홈페이지에 가사집 출판을 알리며 홍보 문구에 노벨상 수상자라는 표현을 썼지만 하루도 안돼 그 문구는 삭제됐다.

수상을 거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장 폴 사르트르가 그랬듯이 수상을 거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영국 작가 윌 셀프는 “문학상은 재능 있는 작가보다는 연장자에게 주어진다”면서 “폭발물과 무기를 판 돈으로 세워진 노벨상은 딜런의 품격만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사르트르는 작가는 직접 쓴 말과 글만 가지고 평가받아야 한다며 상을 받지 않았다.

매년 12월10일 노벨상 수상자들은 스웨덴 스톡홀름에 초청돼 국왕 칼 구스타프 16세가 수여하는 노벨상을 받는다. 연회에 참석해 연설을 하기도 한다. 한림원은 딜런이 시상식장에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니우스는 “딜런이 참석할 것이라 믿지만 설령 오지 않는다 해도 수상의 모든 영광은 그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상을 거부해도 수상자 명단에서 지워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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