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일 농성 마친 이대생들 "진정한 사과와 처벌금지 보장"

이후민 기자 2016. 10. 2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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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관 농성 해제 소회·향후 계획 발표 기자회견
'최순실 딸 특혜 의혹' 등과 관련해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사퇴의사를 밝힌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본관 앞 모습.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최경희 총장이 오기로 한 시간에 아무 대비 없이 경찰을 마주한 순간이 무섭고 두려웠던 것 같습니다.…그러나 무엇보다 내 옆의 벗이 아파하는 모습을 볼 때 서로를 안고 보듬어주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순간이 가장 마음이 아프고 힘들었습니다."

미래라이프대학 사업 철회 요구를 시작으로 총장 사퇴를 주장하며 86일간의 본관 점거 농성을 해 온 이화여대 학생들이 본관 점거를 해제하는 소회를 23일 밝혔다.

학생들은 농성을 마치면서 이날 오후 1시쯤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본관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학교 측에 이화여대 구성원에 대한 진정어린 사과와 관련자 법적 처벌 금지 보장 등을 요구했다.

학생들은 지난 7월28일부터 진행해 온 점거 농성을 학교법인 이화학당이 최경희 전 총장의 사표를 수리한 21일부로 해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경희 전 총장은 최근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이화여대의 특혜 의혹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면서 사퇴 여론이 거세지자 끝내 사퇴했다.

학생들은 "본래의 약속대로 본관 점거를 해제하고 각자 자기의 자리로 돌아가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기에 이화인으로서 끊임없이 부조리에 맞서겠다"며 "학교는 과오를 인정하고 유감 표명이 아닌 진심어린 사과를 하라. 시위에 참여하거나 지지한 구성원에게 불이익이 없을 것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각 구성원에 대해 Δ재학생 및 졸업생에 대한 관련자 법적 처벌 금지 Δ학적상 불이익 금지 Δ개인적인 인신공격 및 강단에서의 모욕 금지 Δ교수진에 대한 해임·계약해지 및 기타 고용상의 불이익 금지 Δ연구비 결제 강좌 개설 등 행정적 불이익 금지 Δ강의평가 왜곡 등 인사상의 불이익 금지 등을 보장하라고 강조했다.

또 Δ피해 학생을 위한 의료지원 실행 Δ비리 의혹에 대한 명확한 해명 및 관련 정보 공개 Δ입시비리 특혜 제공 책임자 문책 Δ학내 민주적 의사결정 제도 확립 Δ총장선거 투명성 확보 등도 요구했다.

학생들은 "86일간 이어진 본관 점거농성은 역사적 전례 없는 민주적 절차 속에 평화롭고 평등하게 이뤄진 최초의 시위로 남을 것"이라며 "매 순간 최고의 선택이 아니어도 최선의 선택을 위해 함께 노력했다. 느린 발걸음을 딛는 이화인을 믿고 이해해 준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총장이 직접 학내에 경찰을 요청해 학생을 진압한 것은 잘못된 행동이고, 반드시 그 잘못을 책임져야 한다는 단 하나의 신념을 공유해 왔다"며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부던히 노력했고, 그 노력의 결실로 86일간의 본관 점거가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점거농성 참가자들은 이날 회견문과 사전에 받은 기자 질의에 대한 답변 등을 총 18명의 학생들이 돌아가며 한 마디씩 발언했다.

참가자들과 이들을 지지하기 위해 모여든 학생들 모두 얼굴을 가리는 마스크를 쓰고 회견에 참여했다. 회견문 낭독이 끝나고 질의 발표가 끝나자 주변에 이들을 지지하기 위해 모여든 학생들은 큰 박수로 점거농성 해제를 자축했다.

이들은 내부 정리 등 시간이 필요해 본관에서 나오는 것은 이달 30일까지 점진적 퇴거를 하는 것으로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 수사와 관련해서는 학교 측에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본관 내부 점거공간은 경찰 수사와 개인정보 유출 문제 등을 이유로 언론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hm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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