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안철수 非민주 연대할까..관건은 개헌 등 입장차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새로운 길' 개척에 나선 손학규 전 대표와 대권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 공동대표의 공동 행보 가능성이 관심을 모으면서 두 사람이 개헌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이견을 얼마나 좁혀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두 사람은 소위 친문(親문재인)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현 민주당으로는 정권교체가 어렵다는 시각 하에 제1야당 바깥에서 새로운 길을 추구하는 것은 물론 온건 중도적 성향을 기반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두 사람 사이에 '우호적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도 분명하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두 사람은 손 전 대표의 저서 '나의 목민심서-강진일기'에 적힌 지난 8월 '강진 회동' 내용을 함께 인정했다. 당시 안 전 대표는 손 전 대표에게 '당 운영의 전권을 주겠다'고 제안했으며, 이에 손 전 대표는 "우리 둘이 힘을 합쳐 10년 이상 갈 수 있는 정권교체를 합시다"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1일 "보도를 통해 본 전체적 맥락은 그대로 쓰신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손 전 대표도 "'안철수 현상'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 유효하다는 생각이니까, 그런 것을 다시 살려야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안 전 대표가 몸담고 있는 국민의당은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손 전 대표에게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다만 분위기가 조성됐다고는 해도 실제로 두 사람이 '화학적 결합'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번 대선정국에서 화두로 떠오른 '제3지대'와 '개헌'에 대한 입장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손 전 대표는 두 사안을 자신의 향후 행보의 화두로 삼고 있다.
손 전 대표는 지난 20일 정계복귀 기자회견에서 탈당을 선언하는 한편 '개헌을 통한 정치와 경제의 새판짜기'를 강조함에 따라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행(行)'을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손 전 대표가 정치권의 대표적 개헌론자들이자, 친박(親박근혜)·친문(親문재인)계를 제외한 제3지대를 꾸리는데 앞장서고 있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 김종인 민주당 전 대표 등과 의기투합할 가능성이 높게 제기된다.
다만 안 전 대표는 두 사안에 대해 모두 입장이 다르다. 우선 '제3지대'에 대해 정 전 의장, 김 전 대표 등 외곽그룹이 움직이고는 있지만 제3당인 국민의당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안 전 대표는 개헌에 대해서도 "권력구조만 논의하는 개헌에 대해서는 국민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언급 등을 해왔다.
안 전 대표는 전날(22일) 기자들과 만나서도 제3지대에 대해 "지난 총선 때 민의가 국민의당을 '제3의 길'로 주인으로 세워주신 것"이라며 "그 민의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개헌에 대해서도 "개헌 이전에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되는 많은 일들이 있다"며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두 사람이 의견 차를 좁힐 수 있는 시간은 아직 충분하다는 말도 나온다. 물리적 시간도 그렇지만 안 전 대표의 입장이 닫혀 있지 않은 데다 역으로 손 전 대표와 정 전 의장, 김 전 대표 등도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사안들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손 전 대표가 '4년 중임제' 개헌에 긍정적인 반면 김 전 대표는 대통령 임기 단축 및 내각제를 전제로 한 개헌에 중점을 두고 있기도 하다.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20일 교통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만약 손 전 대표와 연대가 필요하고 국민의당으로 오는데 그런 것들(개헌)이 필요하다면, 그 부분에서는 (안 전 대표가) 충분히 탄력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cho1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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