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포체티노의 선택, 손흥민의 날개를 꺾었다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2016. 10. 23.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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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상승곡선이 뚜렷했다. ‘에이스’라는 수식어가 과하지 않을 정도의 존재감이었다. 자연히 그의 활약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선택이 필요했다. 팀을 위해서도, 선수를 위해서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선택지는 분명했다. 손흥민의 왼쪽 측면 공격수 배치였다. 그가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역할이었다. 그러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포진시켰다. 그의 활약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보다, 뚜렷한 주전이 없는 빈 포지션을 메우는 선택을 했다.

결과적으로 모두가 웃지 못했다. 토트넘은 22일(이하 한국시각) AFC본머스와의 2016~2017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원정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원톱으로 나선 손흥민의 존재감은 뚜렷하지 않았고, 팀도 무득점에 그쳐야 했다.

손흥민이 원톱에 배치된 데에는 해리 케인의 부상, 그리고 빈센트 얀센의 부진이 맞물려 있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원톱 소화가 ‘가능한’ 손흥민을 최전방에 배치했다. 2선에는 에릭 라멜라와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포진시켰다.

맞지 않는 옷이었다. 최전방에 나선 그는 늘 수비수의 압박에 시달려야 했다. 기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간 자체가 쉽게 나오지 않았다. 설상가상 동료들의 지원도 부족했다. 침투패스보다는 그의 머리를 겨냥한 롱패스가 주를 이뤘다. 높이에 강점이 있는 스타일이 아닌 터라 팀에 도움을 주기가 부족했다.

결국 그는 스스로 측면으로 빠져 나와 공간을 찾아 나서야 했다. 전반 27분에는 오른쪽 측면에 빠져 있다가, 수비수 뒷공간을 파고들며 기회를 모색했다. 간발의 차로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지만, 측면에서의 존재감이 드러난 뚜렷한 장면이었다.

다만 이후 경기 양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그의 존재감이 두드러질 만한 결정적인 장면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결국 손흥민은 후반 17분 빈센트 얀센과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익숙하지 않은 최전방 원톱에 나선 그의 62분은 아쉬움만 짙게 남았다.

특히 그의 원톱 배치가 포체티노 감독의 ‘선택’이었다는 점에서 그 아쉬움은 더욱 컸다. 얀센은 골은 없더라도 수비수를 등지는 플레이가 가능했다. 2선 공격수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줄 역할을 기대해볼 수 있었다. 왼쪽 측면에서 가장 잘 해오던 손흥민을, 반드시 원톱에 배치해야만 했던 상황은 아니었다는 뜻이다.

더구나 손흥민 대신 왼쪽 측면에 배치됐던 라멜라는 부정확한 패스나 무리한 공격 시도 등으로 번번이 팀 공격 흐름을 끊어냈다. 교체로라도 얀센을 손흥민이 아닌 라멜라와 바꾸면서, 손흥민을 왼쪽 측면으로 돌리는 선택지가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포체티노 감독은 외면했다. 결과적으로 손흥민의 상승세는 한풀 꺾였고, 토트넘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모두가 웃지 못한 아쉬운 선택이었다.

한편 손흥민은 오는 26일 오전 3시 45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리는 리버풀과의 리그컵 경기를 통해 시즌 6호골에 도전한다.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holic@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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