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2%? 처음 대구 갔을 때도 2%부터 시작했다"

김유리 기자 2016. 10. 2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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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더민주 대선 후보 김부겸, 선거 8번 출마 승패 4:4… 대선 가능성은?

[미디어오늘 김유리 기자]

스코어 4:4. 1988년 서울 동작갑에서 제13대 총선에 출마한 이후 총 8번의 선거를 치르면서 가진 승패 결과다. 제13대 총선에서 3.3%를 득표하고 5위를 차지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는 3위로 낙마. 삼수 끝에 16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내리 3선을 했다.

어렵다는 수도권 선거를 세 번이나 치르고 중진으로 올라설 시점 홀연히 고향 대구로 향한 그는 19대 총선과 6대 대구시장에 출마했다가 내리 고배를 마셨다. 대구에서 4년 동안 세번의 선거를 치르고 삼수 만에 국회로 복귀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난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인상파 화가 모네의 그림이 그려진 찻잔을 앞에 두고 앉은 그는 “4년 만에 국회에 왔더니 진영 논리가 너무 강해졌다”며 혀를 내둘렀다. 어느덧 정치 1번지 여의도에는 양보와 타협 대신 날선 비판과 억지만이 남았다. 그는 제왕적 대통령제, 진영 간 양보 없는 정치를 청산하기 위해 개헌을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스스로를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이 보기엔 제 스타일에 임팩트가 없다”고 평가하는 김부겸 의원은 전당대회가 끝나자마자 대선 도전을 선언하는 과감성을 보였다. 강연이나 페이스북 등을 통한 ‘정치’에서 김부겸 의원의 발언 수위는 최근 들어 부쩍 높아졌다.

인터뷰 직전에도 김부겸 의원은 페이스북에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에 대해 “누가 봐도 권력형 비리이고 비선 실세들의 국정 농단”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하고 성역 없는 수사를 하라고 말해야 한다”는 글을 적었다.

그는 “박근혜 정부를 보는 사람들이 권력을 어떻게 사유화할 수 있느냐, 권력에 군림할 수 있느냐 회의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역대 대통령이 내세운 시대정신이 있었지만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라며 결국 개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고 강점으로 꼽혔던 외교·안보 분야에 대해서도 평가가 “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부겸 의원은 현재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한일 관계에서 주도권을 다 내주고 중국과의 관계도 답답하다”고 말했다.

미국 민주당 경선을 경험하고 돌아온 김부겸 의원은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당에 사관 없이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은 강경해 질 것”이라며 “한국이 악화일로를 걷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각 나라를 조율하며 북한을 대화 무대로 끌고 나와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혹평했다.

▲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침체기에 빠진 경제 분야에 대해서는 박근혜 정부가 부동산만을 키워놓고 적자재정을 펴면서 미래 세대에게 빚을 진 채로 경제를 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부겸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미래 먹거리로 내세운 창조경제에 대해서도 “‘센터’를 짓는 것만으로는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대선을 꿈꾸고 있다. 내년 대선에 내세울 슬로건을 준비 중이라는 김부겸 의원은 현재 2%대 지지율에 대해선 “처음 대구에 내려갔을 때 국회의원 당선 가능성이 2%였다”며 낙관했다. 그는 “조금씩 무리하지 않고 대구 시민들과 함께 정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현재 한국 사회를 사는 사람들이 자부심을 갖거나 행복할만한 이유가 있을까.

=‘행복’을 묻는 질문 자체가 굉장히 낯설다. 현재는 광범위한 불안과 억울함이 깔려 있다. 길이 보이지 않는 젊은이들 사이에선 ‘헬조선’이란 말도 나왔다. 빈부격차도 심해졌고 젊은 세대는 일할 기회 자체가 없다. 불안과 분노, 억울함이 가득 찬 탓에 행복을 말하기가 죄스러운 분위기다.“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근본적으로 건드려야 할 부분은 뭔가.

“사회적 합의를 해야 할 부분들이 많아졌다. 고전에 ‘가난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고르지 못한 것이 문제’라는 말이 있다. 미국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버니 샌더스가 미국 사회에 던진 화두처럼 가난한 사람들에게 미래가 없는데 이 상태로 국가에 충성하고 의무를 다하라고 하면서 끌고 갈 수 없다. 젊은이도 마찬가지다. 이런 근본적인 질문에 우리도 답해야한다.”

-올해 7월 미국 민주당 경선을 참관했는데, 대북 정책이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미국을 방문한 당시에도 공화당이나 민주당 모두에서 강경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누가 당선되든 대북 강경노선으로 갈 것이다. 이란 핵문제 이후 국제정치에서 상당히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 대북 정책을 미국 새 주인이 외교 시험무대에 올리면 굉장히 곤란해 질 것이다. 북한 지도부가 국제정치적 흐름을 살펴야 한다. 핵 능력 과시만으로는 안 된다. 중국이 북한에 대해 어느 정도의 재량권을 보여줄지 예의주시해야한다.”

-박근혜 정부 역시 대북 강경책에 힘을 싣고 있는데.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에 대해서는 평가가 박할 수밖에 없다. 큰 그림이 있다기보다는 상당히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 한미동맹을 기축으로 하겠다는 데 시비 걸지 않겠다. 하지만 한일 관계에서는 주도권을 잃은 것 같다. 과거사 문제에선 소녀상 철거 문제로 한국 정부가 약속을 안 지킨 것처럼 몰리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까지 말했다. 외교 정책에서 샅바를 놓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13일 제20대 총선에서 당선 확정이 발표된 후 지지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과 관계도 좋지 않은데.

“국제 관계에서 절대악이란 없다. 어려운 시기에 중국에 어떻게 한국 입장을 설명하고 북핵 문제를 풀어갈 건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또 사드 배치 역시 총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한국 정부가 어떻게 하겠다는 게 나와야 한다. 각 나라의 이해관계에서 빈 곳을 채워주면서 북한을 핵무기 개발 실험실이 아니라 대화의 장으로 끌고 나와야 하는 역할을 한국 정부가 해야 하는데, 정말 답답한 상황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한번 외교적인 구도가 형성되면 한국 정권만 바뀐다고 해서 국제 정세가 바뀌지 않는다는 거다.”

-현재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외교적 역할은 어떤 게 있다고 보나.

“제일 어려운 것이 북핵 미사일을 둘러싼 한반도 긴장 완화와 군비경쟁 그리고 미중의 전략적 충돌을 막는 것이다. 한국-미국-일본이 한 블록이 되고 중국-러시아-북한이 한 블록이 돼서 또 다시 냉전구도가 돼버리면 어찌 해볼 도리가 없다. 군사적 협상과 경제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각 나라의 이익을 맞춰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흔히 단축된 북극항로를 공동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나 주춤했던 러시아 가스관 사업,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 횡단철도(TCR) 등을 이어 북한을 이해관계에 따라 참여할 당근을 주는 방법이 있다.”

-최근 러시아는 시베리아횡단철도 연장과 관련해 사할린섬을 거쳐 일본으로 가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우리가 주춤거리는 사이에 일본이 러시아와 긴장 관계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대륙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철도를 한반도로 들여와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올 수 있는 기회 자체를 빼앗겨버리는 거다. 외교는 단순하게 외교적 관계에서 그치는 게 아니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북핵을 억지하기 위한 핵무기·전술핵 보유 필요성을 제기하는데.

“우리가 핵무기를 가지려면 일단 NPT를 탈퇴해야한다. 그건 국제무역질서에서 빠져나오겠다는 거다. 한국이 무역 없이 살 수 버텨낼 수 있는 경제인가. 수입하고 있는 에너지, 그걸 어떻게 누가 감당하겠나. 너무나 현실성 없는 이야기다. 우리 현실을 안다면 그건 대안이라고 말 할 수 없다. 북에는 꾸준히 핵무기만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를 주는 게 중요하다.”

-경주에서는 원자력 발전소 폐쇄에 대해서도 말씀을 하셨는데.

“경주에서 지진이 났다. 공교롭게도 단층대 근처에 원전이 밀집돼 있다. 생명과 안전이 제일 목표가 돼야하는데 대책이 너무 없다. 특히 원전이 ‘청정 에너지, 값싼 에너지’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후쿠시마 사고의 교훈을 얻어야 한다. 안전 설계해도 무너지니까 얼마나 무섭다. 우리도 원전을 주력 에너지로 하겠다는 사고 자체를 바꿀 때가 됐다. 이미 독일은 2022년에 원전 운전 자체를 멈추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최대 산업 국가도 대체 에너지, 신재생 에너지에서 길을 찾겠다는 선언을 했다. 우리도 원전에 의존하려는 에너지 정책을 바꾸고 탈원전으로 가야한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9일 한 토론회에서 개헌이 안된다면 대연정, 대연정이 안된다면 젊은 세대 정치인들의 ‘팀정치’를 제안했다. 김부겸 의원도 팀정치 제안 대상에 포함돼 있던데.

“계기가 있을 때마다 자주 함께 이야기했던 주제다. 제왕적 대통령제와 극단적인 여야 대결구도 속에서 머리 맞대고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있다. 정권 차원에서 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 문제 등 사회적으로 만연한 불평등 부정부패 문제를 해결하는 게 대통령을 바꾼다고 이뤄지는 게 아니다. 정권이 교체 된다고 저절로 되지 않는 부분들에 대해 에너지를 같이 모을 수 있는 그런 차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같다.”

▲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월14일 제20대 총선에서 당선된 후 대구에서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개헌 필요성을 제안하셨는데.

“이제는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시인하자는 거다. 강력한 중앙집권 국가지만 임기 말에는 힘을 못 쓰는 국정운영 틀을 바꿀 때가 됐다. 국민이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인데 이런 속살을 드러내놓고 토론해야한다. 이미 지난 총선에서 기존 두 정당이 정치적 요구를 다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제 3당의 등장으로 드러났다. 세계는 이미 4차 산업에 들어섰고 대기업 위주의 고도성장 시기는 깨졌다. 어느 순간 빈부격차가 커졌다고 하고 있고 이게 현실로 드러났으니 이제 정치에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할 것이다.”

-내년에 대선이 있는데, 내년 대선 화두는 어떤 것이 될 것이라고 보나.

“사회적 불평등, 기회 박탈, 부정부패 이런 부분에서 혁신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이 세 가지 측면에서 사회적 암덩어리를 쳐 낼 수 있는 어떤 걸 요구할 것인데 리더라면 솔루션과 제도적 해법, 정치집단으로서의 의지와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설득력 등을 요구받게 될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는 최소한 부정부패는 없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그 기대가 많이 무너지고 있다.

“사람들은 이미 권력이 어떻게 사유화될 수 있느냐, 권력이 어떻게 군림할 수 있느냐 이런 회의를 많이 하는 거 같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에 대한 절감이라고 본다. 이런 실패는 역대 대통령을 거치면서 계속돼 왔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좋든 싫든 권위주의적 군사정부에서 민간 정부 이양기의 가교 노릇을 했고 냉전이 해체되는 시기에 적절한 대응을 했다. 김영삼 청부는 금융실명제와 하나회 척결, 김대중 전 대통령은 IMF 극복과 IT라는 문명적인 변화를 이끌어 냈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토 균형발전과 특권 없는 나라를 만들려는 노력을 했다. 그 이후에는 국민들의 부를 쌓게 해주겠다고는 했는데, 그 부분은 모르겠다. 모든 정권의 말기는 국민들이 기억하기에 성공적이지 않았다. 이정도면 제도의 실패로 봐야하는 거 아닌가.”

-박근혜 정부가 내세웠던 경제 성장 등 공약도 빈공약이 되고 말았다. 서울 강남 일부의 부동산매매로 버틴다는 지적도 많은데.

“박근혜 정부의 경제를 보는 눈 자체가 잘못됐다. 구조적으로 한국 경제를 끌어왔던 수출 경제나 재벌 경영이 한계에 왔다. 국민 주머니에는 쓸 수 있는 돈 자체가 없고 세계적인 경제 환경은 레드 오션이다. 그러면 사고를 바꿔야하는데 내수 기반을 확충할 그런 설계를 안하고 당장 반짝거리는 경제 지표를 보여주기 위해 부동산만 띄운거다. 은행돈 빌린 부동산 투기꾼들의 난장판만 만들어 놨다. 평당 4000만원짜리 아파트에 시민들은 위화감과 분노가 생기는 거다. 이는 단순히 ‘사촌이 땅을 사서 배 아픈 정도’가 아니라 지대추구·불로소득에 대한 비판이다. 세금도 제대로 못 걷고 있지 않나. 노무현 정부에서 이렇게 했다면 난리가 났을 거다.”

-지금 필요한 건 뭔가.

“부끄럽지만 당당하게 복지국가를 생각한다면 재정이 필요하다, 증세가 불가피하다 말해야한다. 하지만 대통령이 ‘증세는 없다’고 못 박아 놓고 시작하니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핑계로 담배세만 올려놓은 거다.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유지되려면 국가가 시장실패를 치유하고 주저앉은 사람들을 끌어 올려야 한다. 조세 소득 재분배로 조세정의를 실현해야하는데 현재 정부는 적자재정을 편성하고 있다. 미래의 빚을 땡겨서 현재를 산다는 건데. 할 말은 아니지만 일부 언론이 강조하는 확장적 재정정책, 그거 쓰면 청년 창업 생태계 지원에 쓰이나. 절대 아니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창조경제’를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내세웠다.

“대기업 손목을 비틀어서 나오든 뭐하든 그 돈으로 ‘창조경제 센터’ 짓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도전하고 실패해도 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줘야 하는데 여전히 은행은 청년 창업가에게 담보를 요구한다. 미국의 화려한 실리콘밸리 이면에는 평균 4번 정도의 실패가 있다. 우리는 어떤가. 실패하면 다음 도전은 없다. 한국 경제가 구조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거쳐나가고 있지만 이 시기를 거쳐나가도 새살이 돋아나 한국경제를 끌고 갈 그림이 없는 것 같아 암담하다. 오늘이야 어제 벌어놨던 걸로 먹고살 수 있지만 내일은 어떻게 할 것인가. 국민연금을 내 줄 젊은 세대는 일 할 기회가 없다. 사회적으로 지금 청년 취업을 돕고 취직하면 받은 도움을 돌려주기 위해 세금을 부담한다고 하면 설득력이 있는건데 지금 이 정부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

-이유는 뭔가.

“이 나라 그분, 대통령 때문 아니겠나. 증세를 못하게 하는 게 문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도입한 청년 수당 이런걸 해야한다. 취직하고 싶어도 못하는 이유는 일 하느라 취업에 필요한 스펙 쌓을 시간과 돈이 없다. 토익 듣기 시험의 경우 응시료만 8~9만원 한다. 미국 샌더스는 최저시급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우리도 청년에 투자해 공동채가 버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지금은 막말로 게으르다, 능력이 없다고 하지만 그런 분노가 쌓이면 자신에 대한 폭력과 타인에 대한 폭력인 자살과 묻지마 살인이 증가하는 것이다.”

-대선 후보로서 김부겸 의원이 내세우는 내년 대선 화두는 어떤 것인가.

“대구에서 소위 저와는 세계관이 다른 분들과 4년을 뒹굴었다. 그동안 느낀 것은 우리 공동체가 앞으로 나아가려면 정치에서 공존해야한다는 거다. 경제에선 공생의 길을 찾고 사회적으로는 공동체를 이루는 게 명실상부한 민주 공화국이다. 한번도 못 가본 나라로 가야하는데 어디까지 밀고 나갈지는 아직 모르겠다.”

-공존, 공생, 공동체는 뭔가 확 와 닿는 느낌은 아니다.

“저녁이 있는 삶 같은 감성적이면서 확 와닿는 슬로건은 아직 고민 중이다. 이야기한대로 현재 밑바닥에 깔려 있는 분노를 넘어서서 슬로건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현실적인 걸림돌은 정치적인 진영싸움과 빈부 격차, 사회적 부정부패를 넘어서는 그런 것. 우리가 함께 꿈꿀 수 있는 그런 것을 만들고 싶은데, 쉽지는 않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저도 고민이 많다.”

-내년 대선이 1년 이상 남기는 했지만 현재 2% 대의 지지율은 너무 낮은 것 아닌가.

“정치 스타일에 임팩트가 약한 것 같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스타일을 바꿔서 제가 고민하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더 맛깔스럽게 탁탁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은 아닌 거 같더라. 대선은 마라톤이다. 대구 처음 내려갔을 때 김부겸이 이길 확률은 2%였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국회의원이 되어있는 거 아닌가. 앞으로 사안마다 혹은 큰 과제에 대해서도 치밀하게 말씀 드리고 해법도 나누고 누군가에게 다가가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최근에 발언이 이전에 비해 강해졌다.

“우리 당 지지자들은 ‘박근혜 정권 박살내자’ 이렇게 말하는 걸 좋아한다. 각을 세우라고 하는데 기본적으로는 그렇게 해서 문제가 풀릴 것 같지는 않다. 또 사람이 예순이 되도록 살아왔는데 그걸 하루아침에 바꿀 수도 없는 것 아닌가. 다만 인식 자체는 당 지지자들과 다르지 않지만 문제를 풀어가는 상식에서는 기본적으로 어지간하면 상대를 설득하자는 편이다. 젊었을 때 생각대로 상대편을 제압하거나 찍어 눌러서 풀릴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다.”

-1976년 서울대 정치학과에 입학한 후에는 유신반대 시위에 앞장섰다가 구속과 재적 경험도 있다.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아크로폴리스(서울대 광장) 연설 후에는 ‘아크로폴리스의 사자후’라는 별칭도 있었다고 하는데.

“학교 다닐 당시에는 제법 강한 투사였다. 민주 대 반민주 구도가 단순했다. 한국경제도 성장기였고 성장 그늘에서 소외받는 세력에 대해 공유하고 그에 대한 감정분노만 있었으면 쉽게 마음을 울릴 수 있던 때다. 하지만 현재는 세상에 대한 뒷면, 이면도 볼 수 있게 됐고 사회 모순도 복합적이다. 무엇보다 정치인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의원으로서 끝이 안 보이는 싸움을 하기도 어렵다. 폭로하고 선동하면서 문제를 푸는 것엔 한계가 있다.”

-이전보다 강경해진 모습을 많이 보이시는 데 지역에서 반응은 어떤가.

“여전히 마뜩찮아 한다. 이 친구, 선거 때는 부드러운 줄 알았지만 ‘이제 와서 왜 이렇게 독한 소리를 해’ 하신다. 다만 대구에서 세 차례 선거하면서 신뢰는 높아진 거 같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보면 과거보다 편견은 지워진 거 같다. 다만 생각이 다른 걸 어떻게 하겠나. 그분들도 절대적 가치 같은 것도 무너지고 흔들리고 있다. 기대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 자체가 부족하니 ‘우리가 너무 일방적으로 짝사랑하고 고집스럽게 하나의 세계관을 따라왔구나’ 생각하는 거 같다.”

-대구에서 변화의 바람 몰이가 일까.

“아직 좀 두고 봐야겠다. 그분들이 마음에서 승인할 때까지 조심조심하면서 가고 있다. 정치란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면서 천천히 함께 갈 준비라고 보면 된다. 요즘은 시간이 날 때마다 환경미화원과 장애인, 노조 등 여러분을 만나고 있다. 정치인이 이런 서비스를 하는 거다, 답답할 때 옆에 있다는 걸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맨날 1번 찍어줘 봐야 당선 되면 오지 않는 사람들 대신 ‘정치 서비스’를 제대로 보여 드리겠다. 바람은 그 뒤에 천천히 불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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