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들의 대선출마가 늦어지는 이유는

이도형 2016. 10. 22.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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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문재인, 반기문
내년 대선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간 양강구도로 초반 형성되는 가운데, 다른 여야 잠룡들의 득실이 분주해지고 있다. 대부분의 잠룡들이 자신들의 공식등판 시기를 늦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양강 구도 속에서 정체되어있는 자신들의 낮은 지지율로는 대선 출마를 해도 ‘승부’가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남경필, 유승민, 김무성

여야를 망라하고 대선후보들 대부분은 출마 여부를 아직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 ‘최대한 늦추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특히 광역자치단체장 출신의 대권후보들에서 이러한 뜻이 비추어진다. 최근 공보라인을 강화하며 대권출마 여부에 더 다가선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마음의 결심은 굳혔지만, 대통령 선거일정 등이 아직 공식화되지 않아 공식적인 도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연말까지 대선출마 입장을 정하겠다”는 태도다. 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도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가능하면 (출마선언을) 하더라도 늦게할 생각“이라며 도전 스케줄을 내년으로 미루겠다는 뜻을 드러낸 바 있다. 더민주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의원, 새누리당 김무성, 유승민 의원등도 대선출마에 대해서는 고민중 이라거나 아직은 말할 시기가 아니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왼쪽부터 안희정, 박원순, 김부겸

여야 대선후보들이 ‘결단의 시점’을 최대한 늦추려는 것에는 우선 좀처럼 상승하지 않는 지지율이 꼽힌다. 지난 17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주중 정례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에서 반 총장은 24%, 문 전 대표는 20.1%로 양강구도를 형성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9.6%, 박 시장이 6.0%등을 기록했고 그 뒤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4.8%, 이재명 성남시장 4.6%, 김무성 의원이 4.0%, 안 지사가 3.9%등이었다.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 최근 여론조사에서 반 총장과 문 전 대표간 양강구도는 뚜렷한 양상을 띈다. 
왼쪽부터 안철수, 오세훈, 이재명

다른 잠룡들로서는 현재의 지지율만 가지고 쉽사리 대권도전이라는 ‘도박’을 감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지지율을 올리려는 시도들이 최근 들어 계속되고 있다. 모병제 도입, 사교육 국민투표 등 최근 대선용 아젠다를 잇따라 제시하고 있는 남 지사가 대표적이다. 정작 남 지사의 지지율 상승 흐름은 뚜렷하지 않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 아젠다는 이를 통해 활발한 토론이라도 하는데 의의가 있는데 남 지사의 아젠다들이 정치권의 중심의제가 되는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잠룡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역자치단체장 출신 후보들의 ‘딜레마’도 결단의 시점이 늦춰지는 또 하나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현행 선거법은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단체장이 직을 그만둘 경우 재보선을 치루도록 하고 있다. 현임 단체장들의 임기가 2018년 6월까지 이므로 이들이 2017년 6월전에 퇴직한다면 재보선이 치뤄진다. 단체장 출신 후보들로서는 6월 이전에 사퇴를 하게되면 ‘정치적 야심때문에 지역민들을 버렸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직을 유지한 채로 대선출마를 선언한다면,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딜레마가 여야 단체장 출신 후보들의 고민거리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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