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의 하프타임] 펩과 메시, 그리고 9만6천명의 함성

조회수 2017. 6. 1. 17: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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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으로 시작되어 메시로 마무리 된 경기' - 96,290명 입장이라는 누캄푸 시즌 최다관중경기

‘그들에게 펩은 영웅이었고, 메시는 신이었습니다.’

이번 주간은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3라운드가 펼쳐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 팬들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끄는 경기는 ‘쏜샤인’ 손흥민 선수의 친정팀 레버쿠젠과의 원정경기였습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핫한 선수가 되어서 431일만에 친정팀을 찾게 되는 경기였기에 또한 우리나라 선수가 유일하게 챔피언스리그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기에 더욱 흥미로운 경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결과는 무승부로 끝이 났지만…

그 경기만큼이나 흥미로운 경기가 있었습니다. 물론 세계적으로 유명한 팀들의 경기였기에 많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은 사실이구요. 바로 바르셀로나와 맨체스터시티의 경기입니다. 저 역시도 이 경기가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쾰른이 아닌 바르셀로나 비행기에 몸을 실었구요. 바르셀로나의 상징이자 각별한 관계였던 두 사람(펩과 메시)이 동지에서 적으로 펼쳐낼 경기내용도 궁금하였지만, 그들의 만남에 대한 팬들의 반응도 궁금하였기 때문에… 


친정팀에게 여전히 영웅인 펩

경기전부터 지역 언론들은 펩 과르디올라의 방문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친정팀을 찾은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상상이었습니다. 상대팀의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만났던 모든 팬들은 하나같이 아직도 그를 사랑하고 존경하고 있었습니다. 마누엘 로페즈씨와 그 친구들은 “펩(Pep)은 최고의 감독이다. 우리는 여전히 펩을 사랑한다. 그는 언제까지나 우리의 영웅이다.(He is still our Hero)”라며 그에 대한 존경을 보입니다. 하지만 경기는 자신의 팀이 3대0으로 이길거라고 합니다. 내가 만났던 모든 팬들도 하나같이 그를 최고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2008-09 시즌 바르셀로나 성인팀으로 부임하였습니다. 첫 해에 ‘코파델라이, 라리가 그리고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이기고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습니다. 스페인 클럽이 트레블을 달성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나아가 리그슈퍼컵, UEFA슈퍼컵 그리고 FIFA클럽월드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전무후무한 6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하였습니다. 이 후에도 감독직을 수행하는 4년 동안 수 많은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습니다. 어찌보면 그를 영원한 자신들의 영웅으로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기장안에서도 펩 과르디올라가 그라운드에 모습을 보이자 팬들은 박수로 그를 맞아 주었습니다. 상대팀 감독이기 전에 그들의 기억속에는 자신들에게 기쁨을 만들어 주었던 영웅으로 남아있었으니까요. 한 마디로 ‘영웅의 귀환’이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펩 과르디올라감독 스스로 최고의 팀으로 인정했던 바르셀로나입니다. 자신의 축구철학이 묻어 있던 팀입니다. 맨체스터시티라는 새로운 팀에 자신의 축구철학을 적용해서 그 팀과 맞섰습니다. 초반 두 팀의 경기는 충분히 팽팽하였고 흥미로웠습니다. 준비된 그의 전술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균형은 깨졌고, 4대0이라는 놀라운 결과로 홈팀 바르셀로나가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영웅을 잠재운 메시아

‘영웅의 귀환’을 망쳐버린 장본인은 바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그토록 사랑하던 제자 메시였습니다. 메시는 해트트릭을 거두며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로 옛 스승에게 큰 상처를 안겨주었습니다. 경기장은 온통 ‘메시아(Messiah)’라는 함성소리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경기장안은 온통 메시만이 존재하는 듯 느껴질 만큼 그의 플레이는 환상적이었고, 팬들은 그를 연호하며 열광하였습니다. 그 순간 이미 메시는 그들에게는 ‘메시아(구원자)’ 즉 신이었습니다. 

경기 후에 도 바르셀로나팬들은 온통 메시에 대한 이야기뿐이었습니다. 바르셀로나대학에 재학중이라는 돌로레스와 마리아양은 “메시는 최고다. 그가 없는 팀은 상상할 수 없다.(He is the best. I can’t imagine a team without him.)”며 그의 존재감이 얼마나 큰지에 대해 잘 표현해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뒤돌아서 자신의 뒷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다른 팬인 후안씨는 “펩은 챔피언스리그에서 2번 우승하였다. 하지만 메시는 4번이나 우승하였다. 펩도 우리에게는 중요하지만 메시는 더욱 중요하다. 그는 메시아다.”는 표현을 하였습니다. 정확하게 알아 들을 수 없어서 묻고 또 물었더니 그런 의미였습니다. 거의 모든 팬들이 메시를 그렇게 생각하는 듯 하였습니다. 

경기장 밖에서도 메시를 찬양하는 함성은 계속 들려왔습니다. 한 지역 방송사에서 팬들에게 메시에 관해 팬들과 인터뷰를 합니다. 갑자기 인터뷰 중에 메시를 연호하기 시작합니다. 경기내내 안에서 들려오던 함성이 경기장 밖에서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대단한 열기였습니다. 그는 충분히 그럴만한 자격이 있었습니다. 맨체스터 팬들역시도 그의 플레이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으니까요. 다만 브라보는 최악이었다는 말을 덧 붙이기는 했지만요.

경기 다음 날 만난 FC바르셀로나 후베닐A 소속인 장결희 선수도 “메시는 어제 경기에서 왜 자신이 최고인가를 입증했어요. 동료들도 그렇게 이야기해요. 메시는 사람의 한계를 넘어선 선수라고… 저도 그렇게 느낄 때가 많아요. 그래서 우리들도 팬들처럼 메시를 존경하고 좋아해요.”라며 유스 선수들에게 메시는 이미 신적인 존재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의 플레이를 보며 도전을 받는다고 합니다. 


기대되는 만남

상대팀이었지만 펩은 바르셀로나 팬들뿐만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여전히 영웅(Hero)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를 좋아하고 존경합니다. 그의 방문을 환영하였습니다. 하지만 메시를 향한 바르셀로나팬들의 마음은 그 이상이었습니다. 메시는 이미 그들에게는 메시아(Messiah), 즉 신이었습니다. 경기에서 펩 과르디올라와 맨체스터시티는 패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패자는 아닙니다. 아직도 자신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팬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최고의 실력을 선보인 사랑하는 제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96,290명 입장이라는 누캄푸 스타디움 시즌 최다관중의 기록을 세운 그 경기는 펩 과르디올라에 의해 시작되었고, 메시에 의해 마무리되었습니다. 과연 맨체스터 원정에서도 메시아의 모습을 보여줄 지 아니면 맨체스터의 새로운 영웅의 희생양이 될 지 결과가 궁금합니다. 2주 후에 다시 만나게 될 그들의 만남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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