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재구성]오패산 사제총기 경찰관 피살사건

정재민 기자 입력 2016. 10.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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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현장모습./뉴스1 DB.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연이은 총성에 처음에는 불꽃놀이를 하는 줄 알았어요", "타이어 터지는 소리가 나 나가보니 사람이 쓰러져 있었고 총소리는 계속 이어져서 큰일이구나 싶었어요"

지난 19일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울린 10발의 총성 소리에 사건 현장에서 만난 인근 상인들은 이렇게 말했다.

이날 오후 6시25분쯤 경찰 상황실에는 '한 남성이 전자발찌를 훼손했다'는 신고와 함께 '총소리가 난다'는 신고가 약 15차례 빗발쳤다.

피의자 성병대씨(46)는 같은 시각 헬멧과 방탄조끼를 착용한 채 전자발찌를 소지하던 칼로 끊고 부동산 운영자 이모씨(67)가 부동산에서 나오길 기다렸다 준비한 총을 쐈지만 실패했다. 세입자인 성씨는 건물주인 이씨와 평소 말다툼을 하는 등 악감정이 있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길을 지나던 시민 이모씨(71)가 복부에 총을 맞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이씨가 도망치자 성씨는 부동산 앞에 사제총기 17정과 흉기 7정, 폭발물 1개가 든 가방을 놓고 쫓아가 이씨를 준비한 흉기로 내리쳤다. 이후 다시 놓고 온 가방을 들고 도주하기 시작했다.

사건 현장 인근 상점 창문에 박힌 쇠구슬로 된 베어링 흔적과 사건이 발생한 부동산 앞에는 이씨의 선명한 출혈이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게 했다.

이윽고 신고를 받고 경찰은 현장으로 출동해 오후 6시29분쯤 도착했다. 4분 뒤 오후 6시33분쯤 이번에는 오패산 터널 인근에서 다시금 총성이 허공에 울려 퍼졌다. 성씨는 허공을 향해 10차례에 걸쳐 총을 난사했고 경찰도 성씨에 실탄 3발과 공포탄 1발을 발사했다. 하지만 이내 경찰 1명이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잠깐의 정적 중 인근 포장마차에 있던 시민 김모씨(50) 등 3명은 총소리를 듣고 현장으로 달려나가 경찰과 함께 성씨를 덮쳤다.

결국 이날 오후 6시45분쯤 성씨는 오패산 터널 우측 숲길에서 체포됐다.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 강북경찰서에서 500m도 안되는 거리에서 일어난 20분간의 총격전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그의 총을 맞고 쓰러진 김창호 경감(54)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날 오후 7시40분쯤 끝내 사망했다. 국과수 부검 결과 김 경감의 1차 소견은 '내부장기, 총상에 의한 사망'이었다.

성씨는 이번 범행을 위해 두 달여의 시간 동안 계획을 세웠다. 성씨는 21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진행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나오면서 기자들과 만나 "(총은) 두 달 전부터 만들었고 유튜브에서 폭약원리를 배워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생활고로 억류돼서 이사를 가게 됐는데 그 집에 가게 되면 가스폭발사고로 암살될 수 있다"고 횡설수설하면서 "총격전은 대비를 했던 것이고 부동산 사장을 죽일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오패산 터널 인근에서 사제총기를 난사해 경찰관을 숨지게 한 성병대가 21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북경찰서를 나서고 있다./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ddakb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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