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지하철 스크린 도어, 예비비 써서라도 고칠 것"

2016. 10. 21.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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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지하철 스크린 도어, 예비비 써서라도 고칠 것”

- 김포공항 지하철역 스크린도어 사고 책임 통감, 깊이 사과
- 예비비라도 반영해 스크린도어 철저히 고칠 것
- 성과연봉제 노사 간 합의가 원칙, 서울시 산하 공공기간 충분히 합의할 것
- 근로자이사제, 영국 보수당 메이 총리도 도입하겠다고
- 소방기본법, 소화전 소방 용수 화재 진압이나 재난에만 쓰게
- 대통령, 국민의 분노에 경청하거나 응답하지 않고 있어
- 시대의 요구와 국민의 부름이 있으면 내년 대선 출마 할 것
- 송민순 회고록, 안보에 무능한 정부가 과거 정부에 덤터기 씌우기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6년 10월 21일 (금요일)
■ 대담 : 박원순 서울시장

◇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국정감사가 마무리 단계입니다. 이번 국감은 박근혜 정부 실정과 각종 의혹을 둘러싸고 여야 간 파열음이 극에 달했죠. 이와 더불어, 국감장에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현직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검증대에 오르면서 평가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연결해서 국감 등 여러 현안에 대한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박 시장님, 안녕하십니까?

◆ 박원순 서울시장(이하 박원순)>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최영일> 먼저, 최근 지하철 사고 얘기부터 여쭤봐야 할 것 같은데요. 스크린도어에 끼어서 목숨을 잃는 사고가 또 발생했습니다. 사고 이후 현장도 바로 가셨죠?

◆ 박원순> 먼저 정말 이런 불행한 사고로 귀한 생명을 잃은 고인의 명복을 먼저 빌고요. 어쨌든 저희 서울시 산하에 도시철도공사에서 일어난 사고이지 않습니까, 제 책임을 통감하고 깊이 사과드립니다.

◇ 최영일> 지난 5월 구의역 사고 이후에 스크린도어 전면 조사, 101개 역 정비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왔는데요. 정비는 지금 진행 중인 상황인가요?

◆ 박원순> 사실 저희가 전면 조사를 했고요. 내년 예산, 5월에 있었던 사고이니까, 이렇게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요. 사실 이번 사고는 정말 예기치 않은 사고였는데요. 너무 황망하고, 저희들이 실천을 하고 있었던 중에 일어났던 사고이기에 지금 이렇게 부족한 것을 보충해서 철저하게 실천을 할 생각이고요. 내년 기다릴 것 없이 일단 예비비라도 반영해서 문제가 되고 있는 스크린도어 철저하게 고치겠습니다.

◇ 최영일> 이번 사고를 보니 5호선이 1인 승무 시스템이라서 기관사가 문제가 발생한 곳을 직접 확인하지 못하는 문제가 드러났는데요. 역사마다 안전 요원, 사람이 관리하는 안전, 이런 것은 조금 어려움이 있습니까?

◆ 박원순> 보다 더 완벽해지기 위해 여러 가지 기술적, 제도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것 같은데요. 한편으론 저희들 과거에 보면, 기본적으로 방금 말씀하신 1인 승무제, 이런 문제도 있는 것 같고요. 지하철 적자가 연간 5천억 이상 되다 보니까 그런 것에 충분히 투자를 못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것은 결국 인간이, 사람이 중요한 것 아닙니까? 인명이 중요한 거니까 저희들이 그런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투자하고 개선하도록 하겠습니다.

◇ 최영일> 시장님, 관련되어있기는 하지만 조금 다른 이슈입니다. 이번 사고 이후에 지하철 노조가 파업을 중단하지 않았습니까?

◆ 박원순> 너무 당연한 일이죠.

◇ 최영일>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노조와 사측의 갈등이었고, 갈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보이는데요. 시장님, 이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세요?

◆ 박원순> 성과연봉제는 임금체계 개편에 중요한 일이고 근로 조건의 근간을 변경하는 일인데요. 이런 부분은 노사 간 합의가 가장 큰 원칙이라고 생각하고요. 실제 관련법에 따르더라도 노조의 동의를 얻게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의 경우 수익성만을 목표로 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결국, 이번 사고처럼 공공성이나 안정성도 굉장히 중요한 평가 지표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정부가 이걸 너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 노사가 충분히 합의할 수 있도록 만들면 좋겠고요. 최근에 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미국의 기업들, 예를 들어 GE나 웰스파고(Wells Fargo Bank), 이런 곳도 다 폐지를 하고 있는 입장이거든요. 성과연봉제가 언뜻 보면 효율성이나 생산성, 수익성을 강화할 것 같지만, 너무 평가의 기준이나 이런 것 때문에 오히려 문제라고 보는 것 같고요. 어쨌든 서울시의 경우 공공기관이잖아요? 당연히 공공성과 안정성이 필요하고요. 예컨대 서울대 병원도 내년 말까지 유보했다고 하거든요. 이런 성과연봉제가 가능하다면 오히려 안정성이나 이런 것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최영일> 서울시의 경우 ‘근로자이사제’가 있죠? 노조의 경영 참여 문제, 여기에 대해 반론들이 있습니다. 공공기관 개혁을 역행하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는데요. 왜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 박원순>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요. 사실 우리나라 한 해 갈등비용이 최대 246조라고 하거든요. 우리 국가 전체 예산이 400조이니까 절반 이상이 결국 이러한 노사 갈등이나 이런 것으로 소모되는 거죠. 더군다나 이런 ‘근로자이사제’를 통해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이사회에 와서 이런저런 의견을 전달할 수 있고, 동시에 이사회에서 논의되는 것을 노동자, 근로자들에게 전달하면서 서로 투명하고, 협력의 기초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독일을 포함해 유럽연합 17개국이 이것을 도입했거든요. 오히려 이것을 도입한 나라는 국가 경쟁력도 높아지고, 노사 화합도 잘 되고, 그렇거든요. 이런 좋은 제도를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죠. 서울시는 조례를 만들어서 지금 이미 통과를 했고요. 조만간 임명하게 될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최근 영국의 새로운 보수당 메이 총리, 그분도 도입하겠다고 공약으로 말씀하셨죠.

◇ 최영일> 국정감사 관련 여쭤볼게요. 새누리당으로부터 고발을 당하셨네요?

◆ 박원순> 고발하겠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고발을 했다는 말은 못 들었습니다. 하기 어려울 거라고 봅니다.

◇ 최영일> 고발이 어려울 것이다. 왜 여당이 시장님께 이렇게 한다고 보시나요?

◆ 박원순> 저는 굉장히 지엽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새누리당은 경찰이 살수차에 소방용수를 쓰는 문제에 대해 전에는 사전 협조 요청이 없었다, 서울시 소방서에요. 제가 그렇게 얘기를 했어요. 실제로도 세월호 집회 이전에는 그런 협의가 없었습니다. 세월호 집회 이후에 협의가 있었던 거죠. 사실 그대로 제가 말했고요. 그런데 문제는 소방기본법에 보면 소화전의 소방 용수를 살수차에 공급하는 것은 이 법을 어기는 겁니다. 여기엔 반드시 화재 진압이나 재난에만 쓰게 되어 있거든요. 어기면 5년 이하 징역에 처하게 되어 있는데요. 저는 이 원칙을 이야기했던 것뿐입니다.

◇ 최영일> 거기에 대해 여당이 발끈한 측면이 있군요. 국감에서 소방·치안 당국의 시위 현장 급수 문제와 관련해 허위 증언을 했다, 위증 혐의를 적용하겠다는 건데요.

◆ 박원순>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 최영일> 그런데 대통령 탄핵 발언하셨잖아요? 정치적 반격 아니겠습니까?

◆ 박원순> 사실 문제가 되었던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가 여러 가지 밝혀지고 있지 않습니까? 저는 기본적으로 이것은 유신정권 하에서도 없던 일이다. 그러니까 인신을 구속하고 고문하는 것만 탄압이 아니고 권력을 동원해 표현의 자유나 창작의 자유를 막는 것도 민주주의 핵심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최근 미르재단이나 K스포츠재단 문제와 같은, 민생은 정말 도탄에 빠져 있는데, 이런 권력 비리가 계속 일어나는 것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있지 않습니까? 저는 대변했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 최영일> 말씀해주셨는데요. 이번 국감 내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의혹 문제가 많이 터지다 보니 어제 박 대통령 발언 나오지 않았습니까? 시장님 들으셨죠? 시장님도 서울시 행정에 있어서 문화의 중요성은 늘 역설해오셨잖아요. 어제 대통령 발언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 박원순> 저는 기본적으로 정치라는 건 결국 민심을 잘 파악하고, 그야말로 경청하고, 요구에 대안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정부나 청와대는 국민들의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이나 분노에 대해 제대로 경청하거나 응답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어려움, 지금 국가적으로 얼마나 어렵습니까. 남북 관계도 그렇고 경제는 거의 성장이, 성장 동력이 식었고요. 국민들의 가계 부채만 해도 1,200조가 넘었다는 것 아닙니까? 이런 상황에서 뭔가 가장 아쉬운 것은,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소통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최영일> 소통의 문제, 시장님 모처럼 인터뷰 중이니까요. 이 질문을 안 드릴 수 없네요. 국감에서 “국가지도자는 소명과 시대적인 요구가 있으면 해야 한다, 그것이 과연 저에게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이렇게 답변하셨죠?

◆ 박원순> 네.

◇ 최영일> 내년 대선, 어떻게 하실 건가요?

◆ 박원순> 제가 말씀드린 것은 지금 이렇게 국가가 어렵고 국민, 민생은 파탄 지경인데, 일반 국민들도 걱정하고 있는데, 어쨌든 중요한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그런 고민과 생각이 없을 수 없다. 다만 사실 이런 길은 본인의 개인적 판단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시대의 요구나 국민의 부름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저는 여러분들의 말씀을 듣고 있는 중이다, 고민하고 있다고 말씀드렸고요. 개인적으로는 정말 나름 민주주의가 어려울 때는 제가 인권 변호사로서, 시민의 권력과 참여가 요구될 때는 참여연대를, 나눔과 공유의 정신이 요구되던 시대에는 아름다운 가게와 아름다운 재단을 했습니다. 나름 그런 시대 요구를 몸으로 체험하고 왔다고 생각되는데요. 지금 이 위중한 국가적 위기 속에서 제가 과연 부름이 있고 시대적 요구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말씀을 듣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최영일> 그러면 현재 민주당 소속으로 계시니까요. 송민순 회고록 파문이 요즘 시끄럽지 않습니까? 그래서 주로 여당이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한 공세를 펴고 있는 상황인데요. 시장님 혹시 이 사안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박원순> 저는 정말 안보에 무능한 정부가 과거 정부에 대해 덤터기 씌우는 꼴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제가 사실관계를 잘 모르니까 그 부분은 더 말할 것은 없지만, 다만 돌아가는 흐름 자체는 오히려 정부·여당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왜냐면 사실 그동안 안보나 경제 문제는 여당이 더 잘한다고 생각하고 있잖아요. 지금 남북이 이렇게 일촉즉발 위기 속에 들어와 있고, 특히 그야말로 냉전 시대로 되돌아간 상황 아닙니까? 이 문제는 결국은 이른바 안보는 잘한다고 하는 보수 정권 아래에서 일어난 일이죠. 이런 부분에서 민족 문제는 정파적으로 따질 것이 아니라 정말 정파적 고려나 이해를 좀 넘어서서 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최영일> 서울시장으로 맡고 있는 영역이 워낙 넓어서요. 처음에 안타까운 스크린도어 사고로 시작했는데요. 지금 청년수당 계속 하고 계신데요. 표퓰리즘이라고 공격한 중앙정부도 비슷한 정책을 펴고 있잖아요?

◆ 박원순> 그렇습니다. 청년수당을 계속 표퓰리즘이라고 공격하는데, 저는 그야말로 리얼리즘이다. 청년들이 처한 현실은 너무나 어려운 상황 아닙니까. 청년 실업률이 거의 9.4% 기록을 또 갈아치웠어요. 잠재적인 체감 실업률은 거의 30%가 된다고 하는데요. 이런 현실을 가지고 어떻게 표퓰리즘이라고. 저는 그야말로 박원순 때리기다. 이렇게 생각하고요. 그야말로 청년의 고통을 우리가 함께 공감하고, 여기에 중앙정부, 지방정부가 어디 있습니까? 함께 해결해서 노력해야죠. 중앙정부는 사실 금년에만 2조 1천억을 씁니다. 저희들 겨우 90억 가지고 청년들이 스스로 원하는 걸 해보려고 하는 건데요. 이걸 막는다는 건 도대체 이해가 안 갑니다.

◇ 최영일> 시장님, 부동산 문제 등 여러 가지 여쭤볼 게 많은데요. 오늘 시간이 다 되어서요. 자주 나와주세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박원순> 감사합니다.

◇ 최영일> 지금까지 박원순 서울시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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