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르재단 통일사업도 손대.."靑 전방위 지원, 최순실 조사하니 '무서운 줄 모르네' 뒷말"

강준구 기자 2016. 10. 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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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 실세 지원에 따른 문어발식 사업 확장 의혹을 받는 미르재단이 통일 관련 산업에도 손을 댔다는 진술이 나왔다. 청와대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은 물론 교육문화·경제·외교수석실까지 사업 확장을 지원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21일 국회 운영위원회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미르재단 이성한 전 사무총장과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국민일보가 입수한 녹취 전문에 따르면 이 전 사무총장은 한국형 개발협력사업 중 하나인 ‘케이-밀(개발도상국용 쌀기반 식품개발)’ 사업 참가 이유에 대해 “그런 부분이 어이없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사업, 공적개발원조(ODA)사업들은 물론 무슨 통일 관련 사업도 있다”면서 “안 수석을 여러 차례 만났다. 청와대 관련 행사를 많이 제안받아 협력·기획했다”고 말했다.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2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비서실 국정감사에서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있다. 김지훈 기자

 또 프랑스 요리학교인 에콜 페랑디와의 협력 사업에 대해 “미르재단은 섭외할 능력도 없었다.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 경제수석실하고 협력했고, ODA사업은 외교수석실까지 포함됐다”고 했다. 또 이 사업 과정에서도 안 수석을 여러 차례 만났다고 했다. 민간 재단 사업에 청와대 주요 수석실이 조직적으로 지원해줬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전날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두 축으로 설정했다. 민간이 앞장서고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끌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단 설립 및 사업 과정에 최순실씨가 개입한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권력 농단 의혹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최씨를 미르재단 관련 일로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추천한 사람들이 있다는 말을 듣고 이사들에게 ‘누구에게 추천을 받았다고 말 못하거나, 비선 실세 추천받으신 분들은 그만두시라’고 했는데 ‘저 놈 봐라, 무서운 줄 모르네’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안 수석이 재단 인사에 개입한 정황도 밝혔다. 그는 “4월 4일 안 수석에게서 전화가 왔다”며 “나 때문에 사업 못하겠다는 얘기가 청와대까지 메아리로 들리자 전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재단에서 내용증명을 보내 “사무총장 근무 시 있었던 일을 함부로 말하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위협했다고 밝혔다. 이 전 사무총장은 77개의 관련 녹취파일을 가지고 있다고 백 의원은 전했다.
 이에 대해 안 수석은 “(이 전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한 적 있다. 하지만 인사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했고, 에콜 페랑디 사업에 대해선 “제 소관이 아니다. 그거 때문에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청와대 수석실의 지원에 대해선 “정상외교에서 중요 사안은 부처별 협의 후 최종적으로 청와대 회의 과정이 있다”며 “그 과정에 한 두 차례 관계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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