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트럼프, 자선만찬서 '날선 농담'..'썰렁 비방'에 야유(종합)

입력 2016. 10. 21. 17:29 수정 2016. 10. 2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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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받는 연설 처음일 것".."자유여신상 보고 10점 만점에 4점이라고 할 것" 상대방 비꼬는 쓴소리 공세..역대 美대선후보들은 '휴전' 하던 자리 트럼프, 대놓고 클린턴 비난 이어가자 청중 야유

"돈 안받는 연설 처음일 것"…"자유여신상 보고 10점 만점에 4점이라고 할 것"

상대방 비꼬는 쓴소리 공세…역대 美대선후보들은 '휴전' 하던 자리

트럼프, 대놓고 클린턴 비난 이어가자 청중 야유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힐러리가 기업인들에게 연설하면서 처음으로 돈을 안 받는 자리다."(트럼프)

"트럼프는 '자유의 여신상'을 보고도 (10점 만점에) '4점짜리'라고 점수를 매길 것이다."(클린턴)

미국 대선후보들이 20일(현지시간) 저녁 뉴욕에서 열린 가톨릭 자선행사에 나란히 참석해 날 선 농담을 주고받았다.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이날 저녁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앨프리드 스미스 메모리얼 재단'이 개최한 가톨릭 자선 만찬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가톨릭 자선 행사에 참석한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왼쪽)과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오른쪽)[AFP=연합뉴스]

매년 열리는 이 행사는 과거 미국 대선후보들이 선거에 임박해 잠시 '휴전'에 들어가 '자학 개그'를 하거나 경쟁 후보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는 편안한 자리이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예년과 사뭇 달랐다고 미국 언론들은 평가했다.

험악했던 3차 TV토론 다음날 얼굴을 마주한 클린턴과 트럼프는 상대를 향해 날카로운 말을 쏟아내며 농담과 비방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했다. 특히 트럼프는 클린턴을 향해 웃음기를 쏙 뺀 비방을 이어가 청중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이들은 악수하지 않고 행사장에 입장해 행사를 주재한 가톨릭 뉴욕대교구의 티머시 마이클 돌런 추기경을 사이에 두고 어색하게 나란히 앉았다.

행사가 시작되자 만찬의 좌장 격인 앨프리드 E. 스미스 4세가 "'동전 던지기' 결과가 어떻든 다음 연사는 결과가 조작됐다고 말할 것"이라며 "도널드, 당신 마이크 잘 작동해요"라며 트럼프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연일 '대선조작'을 주장하는 트럼프를 겨냥한 뼈 있는 한마디였다.

트럼프는 자조 섞인 농담으로 발언을 시작해야 하는 것으로 안다며 "어떤 사람들은 그것이 나에게 어려울 일로 생각하지만 사실 나는 겸손한 사람"이라는 '농담'으로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는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내게 징징대지 말라고 하는데 올해 언론은 정말 편향됐다. 증거를 대볼까요?"라며 "미셸 오바마 여사가 연설을 해서 모두가 멋지다고 좋아했는데, 내 아내 멜라니아가 완전히 똑같은 연설을 했을 때는 사람들이 아내를 괴롭혔다"고 말했다.

멜라니아가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미셸 여사의 2008년 연설을 표절한 것을 염두에 둔 트럼프의 자학 개그에 청중은 큰 웃음을 터뜨렸고, 웃으며 이를 듣던 멜라니아에게도 박수가 쏟아졌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가톨릭 자선 행사에서 발언하는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AFP=연합뉴스]

그러나 머지않아 트럼프는 클린턴에 대한 원색적인 공격에 들어갔다.

트럼프는 자신이 어릴 때 아버지 손을 잡고 온 적이 있다는 이 행사를 두고 "힐러리가 주요 기업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연설하면서 처음으로 돈을 받지 않는 자리"라며 클린턴의 고액 강연 논란을 비꼬았다.

트럼프는 이어 "어젯밤 난 힐러리를 '끔찍한 여성'으로 불렀다"고 "힐러리가 하는 말을 듣고 나니 더는 로지 오도넬을 나쁘게 생각할 수 없다. 사실 나는 로지를 많이 좋아하기 시작했다"고 비꼬았다. 로지 오도넬은 트럼프의 주된 '막말 상대'인 여성 코미디언이다.

트럼프는 또 클린턴 참모 한 명이 가톨릭 보수성을 비판한 이메일을 보낸 사실이 위키리크스 폭로로 드러난 점을 언급하며 "그(클린턴)는 사람들이 많은 이곳에서 가톨릭을 싫어하지 않는 척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비방에 가까운 트럼프의 발언이 나올 때마다 청중은 야유를 퍼부었지만, 트럼프는 "나한테 화가 난 것인지, 힐러리에 화가 난 것인지 모르겠다"고 짐짓 모른 체하며 발언을 이어갔다.

크리스틴 퀸 뉴욕시 전 하원의장은 CNN에 "이 만찬에 온 게 6∼8번째인데 오늘 같은 야유는 한 번도 못 들어봤다"고 말했다.

트럼프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클린턴은 "여기 오려고 격하게 낮잠을 잤다. 이런 연설 자리에 오기 전에는 충전을 많이 한다"며 건강논란을 의식한 농담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가톨릭 자선행사에서 발언하는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AP=연합뉴스]

그러면서 클린턴은 "내가 (트럼프에 이어) 이 자리에 선 게 놀랍다. 그가 평화적인 권력 이양에 동의하지 않을 줄 알았다"며 대선 결과에 불복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트럼프에게 일침을 가했다.

또 클린턴은 TV토론 때 자신의 말을 수시로 끊었던 트럼프를 향해 "도널드, 만약 내가 말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일어나서 자유롭게 '틀렸어!(Wrong)'라고 외치세요"라며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의 잇단 성추문과 여성비하 발언을 겨냥해 "사람들은 '자유의 여신상'을 보고 이민자 국가 역사의 자랑스러운 상징이라고 생각하지만 도널드는 (10점 만점에) '4점짜리'라고 생각한다"며 "횃불을 버리고 머리 스타일을 바꾸면 아마도 5점"이라고 비꼬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이날 만찬을 클린턴에 대해 유쾌하지 않은 농담을 쏟아내는 자리로 활용했고, 심지어 상당수 농담은 청중을 웃게 하려는 의도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클린턴의 경우 나름대로 노력했으나 큰 웃음을 자아내지는 못했다고 WP는 평가했다.

한편 이날 연설 전까지 눈도 마주치지 않고 냉랭하게 앉아있던 두 후보는 행사 말미에 비로소 악수를 나누고 가벼운 대화를 주고받기도 했다.

[AP=연합뉴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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