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상품이 '양말 몇 켤레'..이건 좀 너무하지 않나요?
대한농구협회는 지난 7월 서울을 시작으로, 8월 부산, 10월 전주에서 3차례에 걸쳐 '2016 대한민국농구협회장배 3대3 농구 코리아투어' 대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처음 창설된 이 대회는 대한농구협회가 주최·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이 후원하는 국내 유일의 '3대3 농구' 투어대회로 국내 최종 우승팀에게는 세계대회에 참가하는 자격이 주어질 정도의 중요한 대회다.
팀마다 4만 원의 참가비를 내고 출전한 이 대회에서는 각 지역 우승팀에게 오는 11월 열리는 '2016 KBA 3X3 코리아파이널 대회 진출권'과 함께 소정의 기념품이 지급되기로 돼 있었다.
지난해 열린 대회의 경우 지역 우승팀에게 '파이널진출권'과 100만 원 상당의 상품(현금 및 상품권)을 수여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소정의 기념품이라고 돼 있어 참가자들 모두 지난 대회 정도의 상품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올해 우승팀에게 전달된 우승상품은 다름 아닌 '손목밴드'와 '양말 몇 켤레'였다. 게다가, 이 상품마저도 아직 받지 못한 우승팀도 있다. (10월 1일 대회를 치른 전주지역의 경우 기자와 통화한 19일까지도 양말 한 켤레조차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상품을 받은 우승팀의 관계자는 "아마추어 농구인들을 무시하는 처사라 너무 화가 나고, 우리나라 농구계의 현주소가 이 수준이라는 생각에 안타깝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한농구협회는 이와 관련해 전혀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4만 원씩을 내고 참가하는, 그것도 대한농구협회가 주관하는 대회의 우승상품이 '손목밴드'와 '양말'이라는 게 말이 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대한농구협회 관계자는 우승상품을 어떤 상품이라고 적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오히려 예산이 줄어든 상황에서 협회가 노력해 '손목 밴드'와 '양말'을 전달했는데 지난번 대회 상품만 생각하고 따지는 우승팀들이 문제가 있다는 반응이었다.
대한농구협회 관계자의 말처럼 이번 논란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대회에 앞서 제대로 예산도 확보 못해 대회 격에 맞지 않는 우승상품을 내놓고 자신들은 최선을 다했다는 대한농구협회의 말을 듣고 농구 동호인들이 대한농구협회에 어떻게 평가할지는 스스로 곱씹어봐야 할 것이다.
서병립기자 (re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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