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관제춘투 4년만에 기로..내년 임금 2% 인상 요구에 재계 냉담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 정부의 관제춘투가 4년 만에 기로에 섰다고 일본 언론들이 21일 보도했다.
노 측은 정부의 지원하에 내년에도 기본급 2% 인상을 요구할 예정이지만, 엔고에 수출업체들의 채산성이 악화하면서 재계의 반응은 그 어느 때보다 냉담하다.
21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노사정회의'나 '민관대화'를 열어 재계의 민원을 들어주는 대신 소비를 살려내야 한다며 임금인상을 촉구하는 관제춘투를 4년째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일본 최대 노동단체인 렌고(連合) 고우즈 리키오 회장은 다음 달 열리는 정부의 '일하는 방식 개혁 실현회의'에서 내년 봄에도 임금인상을 요구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할 방침이다.
렌고는 20일 이런 기조에 따라 내년 춘계 노사교섭에서 기본급 2% 인상을 요구하겠다는 방침을 결정, 발표했다. 이는 올해와 같은 수준의 기본급 인상 요구다.
정부가 밀고 재계가 호응해 노조 요구를 들어주는 형태기 때문에 관제춘투라고 손가락질받지만 아베 정권은 개인소비를 늘려 경제를 살려내는 효과를 기대하면서 내년에도 임금인상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재계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게이단렌 한 임원은 "임금인상은 어렵다"고 밝혔고, 일본상공회의소 미무라 아키오 회장은 기본급 2% 인상 요구가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악화한 경제여건이 문제다. 올해 일본기업의 경상이익이 5년 만에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환율은 연초 달러당 120엔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103∼104엔까지 떨어져 엔화가치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하면서 잘나가던 수출제조업까지 고전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주춤거리면서 개인소비도 위축되는 추세다.
특히 일본 노사교섭에서 방향을 정하는 자동차, 전기·전자 등 일본의 전통적인 제조업체들이 엔고에 의한 수출 채산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어 노조 측도 동요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도요타자동차 노조 쓰루오카 미쓰유키 위원장은 렌고 지도부에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실적이) 매우 좋지 않은 상황"고 전해 지도부도 '2% 정도'로 요구수준을 낮췄다.
게다가 관제춘투를 이어가는데도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늘어나지 않아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 효과에도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아베 총리의 개혁 추동력도 이전만 못 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렌고가 기본급 2% 인상 폭을 제시한 것은 이전처럼 정부 의도대로 임금을 올려 소비를 진작시키겠다는 의도가 엿보이지만 4년째인 관제 춘투는 기로에 서게 됐다"고 지적했다.
해법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일본종합연구소 야마다 히사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임금인상에는 생산성 향상이 필수적"이라며 "고통이 따르기 때문에 노사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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