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민간인 마을 공습 싸고 러-벨기에 진실 공방 계속
러 "벨기에 전투기 공격에 주민 6명 사망" vs 벨기에 "러 증거 잘못된 것"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와 벨기에가 벨기에 전투기의 시리아 알레포 민간인 거주지역 폭격 여부를 두고 진실 공방을 계속하고 있다.
벨기에 전투기가 알레포주의 민간인 마을을 공습해 10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러시아 측의 주장을 벨기에가 강하게 반박하면서 외교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앞서 19일 "전날 새벽 시리아 알레포주(州) 아프린시의 하사드젝 마을이 공습을 받아 2채의 민가가 파괴되고 주민 6명이 숨졌으며 4명이 부상했다"면서 "해당 시간에 피습 지역에서 벨기에 공군 전투기 F-16 2대가 포착됐다"고 벨기에를 공습 주체로 지목했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벨기에 전투기의 만행에 대해 서방 연합군을 이끄는 미국과 국제사회가 적합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스테벤 판데푸트 벨기에 국방장관은 당일 "벨기에는 알레포 공격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러시아가 서방 연합군 사이에 반목을 조장하려고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벨기에 외무부는 자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근거 없는 비난이라며 항의했다.
양국의 공방은 이튿날에도 이어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20일 모스크바 주재 벨기에 무관을 불러 벨기에 공군 F-16 전투기가 알레포 공습에 가담했다는 증거라며 피아식별코드(IFF)가 표시된 비행 궤적 지도를 전달했다. IFF는 항공기의 정체를 확인하는 데 이용되는 고유 번호다.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벨기에 전투기들이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조르 지역 상공에서 미국 공중급유기로부터 급유를 받고 40분 뒤 쿠르드족 마을 하사드젝을 공습했다는 상세한 설명도 내놓았다.
벨기에 국방부는 그러나 러시아 측이 제시한 IFF는 벨기에 공군기의 번호가 아니라고 즉각 반박하면서 러시아에 "근거 없는 책임추궁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양측의 공방 속에 무고한 민간인이 희생된 공습의 주체는 여전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은 국제사회로부터 시리아 내 민간 시설을 공습한다는 거센 비난을 받아온 러시아의 '반격' 성격이 짙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그동안 러시아와 시리아 공군이 시리아 북서부 도시 알레포 탈환을 위한 작전을 펼치면서 학교, 병원 등의 민간시설을 무차별 공습해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서방의 비난이 거세지자 러시아는 20일부터 이틀간 '인도주의 휴전'을 선언하고 알레포에 대한 모든 공격을 중단한 뒤 주민과 반군의 도시 탈출을 종용하고 있으나 별다른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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