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신용등급, 피치만 '유지' 결정..왜?

세종=박경담 기자 2016. 10. 2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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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한·중·일에 대해 무디스·S&P보다 보수적 평가..고령화·낮은 생산성도 경제 제약요인으로 언급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피치, 한·중·일에 대해 무디스·S&P보다 보수적 평가…고령화·낮은 생산성도 경제 제약요인으로 언급]

3대 국제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Fitch)가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현상 유지'했다. 다른 국제신평사인 무디스(Moody's)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최근 잇달아 한국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것과 다른 결정이다. 급격한 고령화, 낮은 생산성 등이 신용등급을 올리지 않은 배경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피치는 한국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한다고 20일 발표했다. 피치는 전체에서 네 번째로 높은 AA-를 2012년 이후 줄곧 매기고 있다. 반면 무디스와 S&P는 각각 지난해 12월과 지난 8월 한국 신용등급을 Aa2, AA로 한 계단 올렸다. 두 곳 성적 모두 세 번째로 높은 등급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한국 경제에 대한 국제신평사 3곳의 분석은 대체로 비슷하다. 동급 수준 국가들에 비해 견조한 경제성장률, 견고한 대외건전성, 재정건정성 등은 국제신평사들이 한국 경제를 긍정 평가하는 요인이다. 북한과의 긴장으로 대변되는 지정학적 리스크는 경제 제약요인으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정부는 피치가 신용등급을 유지한 것만으로 의미가 있다는 입장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보호무역주의 확산, 신흥국 불안 등으로 신용등급 강등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잘 버텼다'는 인식이다. 이를 근거로 오히려 무디스와 S&P의 한국 신용등급 상승이 '예외적'이라는 평가가 정부 안팎에서 나온다.

국제신평사 3곳이 중국과 일본에 내린 신용등급을 비교하면 피치 평가가 다소 보수적이라는 견해도 있다. 피치는 중국과 일본의 신용등급을 한국보다 각각 한 계단, 두 계단 아래로 매겼다. 무디스와 S&P 평가를 보면 한·중·일 모두 피치보다 한 계단 높은 등급을 받았다.

피치가 한국 경제 장기적 도전요인으로 꼽은 급격한 고령화, 낮은 생산성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피치가 최근 몇 년 동안 신용등급을 유지하면서 공식 보도자료에 저출산·고령화와 낮은 생산성을 언급한 적은 없었다. 공식 보도자료 외에 전체 내용이 들어있는 평가 보고서에 저출산을 담은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강조되진 않았다.

피치는 한국의 2015년 출산율이 1.2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출산율(1.68명)에 뒤처진다고 지적했다. 이 통계에 따르면 한국 출산율은 포르투갈(1.23명) 다음으로 낮다.

생산성 부문에선 서비스 분야와 중소기업의 생산성이 저조하다고 적시했다. 아울러 생산성이 향상돼야 내수주도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일자리가 저부가 업종 중심으로 늘어나고 대기업에 못 미치는 중소기업의 생산성이 피치 평가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세종=박경담 기자 damda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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