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자본확충..감자 후 출자전환 유력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산은-수은 출자전환 분담 논의 검토 ]
대우조선해양의 완전자본잠식 해소를 위해 대우조선 자본금을 줄인 뒤 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하 산은)과 최대 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이 출자전환을 분담하는 자본확충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일단 국책은행들의 자본확충으로 대우조선의 완전자본잠식 해소는 가능할 전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 등은 대우조선 자본확충을 위한 감자와 출자전환 규모 등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대우조선에 대한 완전자본잠식을 올해 결산이 마무리되기 전 해결한다고 공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결산이 끝나는 내년 2월까지는 자본확충이 완료될 예정이다. 대우조선은 올해 상반기말 기준 마이너스(-) 4582억원의 자본잠식에 빠졌다.
대우조선의 자본금 규모가 1조3720억원으로 상당한 규모인 만큼 채권단은 증자 전 감자를 위한 비율을 산정 중이다. 감자를 해야 자본잠식 해소를 위해 투입해야 하는 돈이 줄기 때문이다. 예컨대 자본금을 10분의 1로 줄이고 1조원을 증자하면 자본금이 약 1조1372억원이 되고 자기자본은 5218억원으로 늘어나 자본잠식율을 50%로 낮출 수 있다. 다만 이동걸 산은 회장이 앞서 국정감사에서 밝혔듯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우려해 대주주(산은)가 더 큰 폭으로 자본을 줄이는 차등감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감자비율이 확정되면 산은과 수은이 출자전환을 분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월에 산은과 수은을 통해 지원하기로 한 4조2000억원 중 대출로 지원된 부분을 자본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채권단 관계자는 “무담보 채권 위주로 기존 대출을 출자전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산은과 수은과의 분담 규모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산은과 수은은 지난해 10월에 각각 2조6000억원과 1조6000억원을 대우조선에 지원하기로 했다. 두 은행 모두 1조1000억원씩을 무담보 대출로 지원했고 산은은 추가로 4000억원을 지난해 말 대우조선 유상증자에 투입했다. 출자전환될 수 있는 최대 금액은 산은과 수은이 대출한 총 2조2000억원이다. 출자전환 금액이 이 수준을 넘어서면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금액이 4조2000억원을 초과한다는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산은과 수은은 각각 분담할 출자전환 규모 대해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수은은 지난해 4조2000억원 지원안 발표 당시 자본확충은 2조원 범위 내에서 산은이 부담한다고 공표한 만큼 출자전환도 산은이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은이 최대 채권은행인 이상 관계 정부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수은도 출자전환에 동참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산은과 수은은 각각 5000억원씩 지원할 돈이 남아 있다. 이중 산은이 지원하기로 한 5000억원은 유상증자에 바로 쓰일 수도 있지만 가능한 비상금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더 높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지난달 국회 조선·해운산업 청문회에서 “지원받기로 한 4조2000억원 중 남은 1조원은 자금이 부족할 때를 대비해 최대한 안 쓰려고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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