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활기 잃은 산업현장..짙어진 '불황 그늘'

우한울,한보경,최대수 2016. 10. 2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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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0.4%, 올해 4분기 한 민간경제연구소가 전망한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입니다.

3분기엔 추경예산과 대대적인 내수진작책 덕을 봤지만 4분기엔 이런 정책수단도 마땅치 않습니다.

삼성 갤럭시 노트 7 단종 사태는 1등기업도 한 순간에 위기에 빠질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한국경제, 왜 위기인지 또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지 짚어보겠습니다.

우리 산업현장 지금 어떤 상황인지부터 보시죠.

최대수 기자입니다.

▼성장 엔진 멈춘 공단…이제는 한숨만▼

<리포트>

국내 최대 규모의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

자동차와 전자, 기계 등 우리 주력 산업을 떠받치는 부품 생산 기집니다.

만 8천개 중소기업이 입주해 있습니다.

지난 3월 폐업한 한 스마트폰 부품 업체, 제조 설비가 공장 한편에 방치돼 있습니다.

부품을 싣고 내리던 주자창엔 쓰레기만 나뒹굽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판매부진 여파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인터뷰> 인근 공장 직원(음성변조) : "시설 철거하느라고 몇 사람 있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아무도)없고... 아예 다 뜯어가고 없는거죠."

공단 인근에 있는 국내 최대의 중고 기계 유통단집니다.

문을 닫은 공장에서 나온 기계들이 거래됩니다.

기계 매물은 많은데, 수요는 거의 없다 보니, 새 주인을 찾지 못한 물건들이 창고마다 가득 들어차 있습니다.

<인터뷰> 문동주(시화 기계유통단지조합 회장) : "경기가 좋을 때는 보통 한 달 안에 모든 것이 소진이 되는데, 지금은 보통 6개월 정도 걸립니다."

불황의 그림자는 공단 인근 식당가에도 드리워졌습니다.

실적이 나빠진 회사들은 회식을 줄였고, 잔업이 감소하면서 야식 배달도 뜸해졌습니다.

<인터뷰> 정역선(중국음식점 사장/15년 영업) : "그 전에는 한 사람당 (주문하는 게)8천 원, 만 원, 지금은 한 6천 원. 회사 자체에서도 6천 원도 부담스러운가 봐요. 그만큼 어렵다는 거죠."

주요 산업이 잇따라 침체에 빠지면서, 우리 경제를 이끌던 산업공단의 성장 엔진도 차갑게 식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대수입니다.

▼공장가동률 70%…투자는 줄고 빚만 늘었다▼

<기자 멘트>

한국경제 위기신호가 곳곳에서 울리고 있습니다.

더 답답한 건 현재로선 탈출구도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먼저 기업부터 볼까요.

공장 가동률이 70%밖에 안됩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칩니다.

설비도 놀리는 판인데다 각종규제와 노동시장의 경직성까지 겹쳐 대기업들도 투자를 꺼리고 있구요. 우리 경제의 체력은 갈수록 허약해지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를 끌고 왔던 수출도 2년 가까이 마이너스 행진입니다.

그나마 삼성전자와 현대차 빅2 기업이 버팀목이었는데 이젠 그마저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가계는 어떤지 볼까요.

연말쯤엔 가계빚이 13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데요.

5년 전만 해도 매월 100만 원을 벌면 18만 3천 원을 빚 갚는 데 썼는데, 이제 24만3천원을 써야 합니다. 소비, 당연히 줄 수밖에 없겠죠.

지난 1분기에 전분기대비 0.5% 성장했는데 정부부문을 빼면 0% 성장이었습니다.

정부예산으로 그나마 경제가 돌아가고 있다는 얘깁니다.

경제 전체로 볼 때 돈이 구석구석 돌지 않으면서 활력을 잃고 있는 건데요.

시간은 넉넉하지 않습니다.

살아남기 위해선 우리 경제, 산업구조를 확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보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산업구조 재편 시급…패러다임 바꿔야▼

<리포트>

우리나라 13개 주요 수출 품목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5.3%, 최근 5년새 0.4% 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조선, 철강 등 전통 주력 산업은 중국에 밀리고, 수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전자와 자동차도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수출 효자종목이 전체 평균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무너지는 이상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4차산업의 선두주자 독일은 이미 기업과 대학, 정부의 3각 협력체제를 구축했고 일본은 3년안에 배달용 드론을 상용화하겠다면서 정부가 4차산업 혁명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4차산업이라는 구호만 있을뿐 구체적인 청사진이 없어 나침반도 지도도 없이 무작정 탐험에 나선 격입니다.

<인터뷰> 김주훈(KDI 수석 이코노미스트) : "산업화 시대의 성공에 안주해 있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우리 경제 구조의 전면적인 대변신이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또 산업의 틀을 바닥부터 바꾸려면 정부가 분명한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조선과 해운업 구조조정에서 보듯이 뒷북만 치고 있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인터뷰> 조영무(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기업 구조조정이라든가 산업 재편을 위한 방향과 그 지향점에 대해서 (정부의) 과감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다지 많지가 않습니다.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우한울기자 (whw@kbs.co.kr)


최대수기자 (freehead@kbs.co.kr)


한보경기자 (bkh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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