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으로 승화한 슬픔'..세월호 피해엄마들 극단 창단
극단명 '노란리본'…22일 '코믹옷니버스극' 첫 공연
"웃음 잃었던 엄마들 파안대소…위로ㆍ고마움 나누고 소통"
(안산=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세월호 참사를 겪은 단원고 피해(희생·생존) 학생 엄마들이 세상과 소통의 폭을 넓히고자 극단을 만들어 22일 첫 공연을 펼친다.
극단 이름은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고 기억하자는 염원을 담은 상징물로 친숙한 '노란 리본'이다. 단원고 피해 엄마 9명을 주축으로 10여 명의 배우와 스태프들이 한솥밥을 먹고 있다.
'엄마 단원'들은 참사의 진상을 알리고 의혹을 밝히기 위해 집회, 간담회, 단식, 삭발까지 해봤지만, 한계를 느껴 좀 더 자연스럽고 쉽게 국민에게 다가가 소통하자는 취지에서 '연극을 해보자'고 뜻을 모았다.
지난 봄 결성한 '노란 리본 극단'의 데뷔작은 오세혁 작가가 쓴 '그와 그녀의 옷장'이다. 서민노동자의 애환과 사랑을 담은 이야기다.
남자 배역을 포함해 모든 배역은 세월호 피해 엄마들이 직접 연기한다. 이들은 매주 한 차례씩 모여 배우로서 갖춰야 할 발성과 감정 표현, 대본 읽기 등을 처음부터 하나하나 배웠다.
여전히 서툴고 부족한 초보 연극배우지만 공연 날짜가 잡힌 최근에는 주 2회씩 모여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와 그녀의 옷장'의 첫 공연은 오는 22일 오후 3시 안산시청소년수련관 1층 열린마당에서 열린다.
'코믹옷니버스극'으로 이름 붙인 이 작품은 노동자이자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을 그들의 옷을 통해 옴니버스로 엮었다.
평생 작업복만 입고 살아온 순심은 첫 출근날 양복을 입고 집을 나서는 막내 아들을 보며 기분이 좋다. 자신은 파업 현장에 나가 동료와 자식 자랑으로 시간을 보내는데 양복을 입고 나간 아들이 용역 깡패가 되어 순심 앞에 선다.
아파트 경비원 강호남의 옷장, 소심하고 내성적인 강수일의 옷장 이야기가 시대에 대한 해학과 풍자, 유머를 담은 대사로 이어진다.
이 공연이 끝나면 다음 달 초 서울 종로구 대학로로 무대를 옮겨 3일간 총 4회 공연할 계획이다.
12월부터는 내년 4월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선보일 참사 관련한 창작 작품의 공연 연습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태현 연출은 "극단 노란 리본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과 의혹을 알리고, 참사를 겪으면서 이웃, 가족, 주변 사람에게서 받은 위로와 고마운 마음을 나누고 소통하자는 생각에서 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큰일을 겪고 나서 웃을 일이 없던 '엄마'들이 연습할 때 만큼은 마음 놓고 파안대소하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았다"며 "한 엄마는 연극배우를 꿈꾸던 딸이 선물한 것 같다며 즐겁게 공연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gaonn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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