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애심 "지금 대학로 환경이 더 열악한 것같아 후배들 안쓰럽다" (인터뷰)

뉴스엔 2016. 10. 1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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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애심

대학로 명품배우 강애심(53)이 연극 '선물'(10월 23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로 관객에 잔잔한 감동을 선물하고 있다. '선물'은 광주 5.18을 색다른 시선으로 녹아낸 연극 ‘짬뽕’으로 주목받은 극단 ‘산’의 신작이다. 배임·횡령죄로 복역 중인 바지사장 김태수와 절도죄로 복역 중인 잡범 조한수가 있는 감방에 살인죄로 5년형을 선고받은 뇌병변 장애인 강우람이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다른 생활방식으로 인해 교도소는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고, 함께 참여하게 된 교정프로그램 연극놀이를 통해 숨겨졌던 이들의 과거가 하나씩 밝혀지며 이들에게는 작은 변화가 생긴다.

강애심은 주인공 강우람의 어머니이자 연극을 가르치고 직접 죄수들과 연기를 하는 배우로 다양한 배역을 소화한다. 많은 작품에 섰지만 멀티 플레이어는 처음이라며 유쾌하게 웃는 그녀와 다양한 속 이야기를 나눴다.

◆ '칠산리' '다윈의 거북이' 대표작
1991년 그에게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안긴 연극 '칠산리'를 시작으로 '넌센스' '쉬어 매드니스' '마술피리' '빨간시' '부엉이는 어떻게 우는가' '배우가 다시 읽다' '넙쭉이' 등 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30년 가까이 연기 생활을 하면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고, 아들도 낳아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대학로는 그의 삶의 터전이었고 행복이었다.

"잊을 수 없는 작품을 꼽아 달라면 저에게 백상 신인상을 안긴 '칠산리', 작품에 출연하고 싶어 안정적인 서울시극단을 그만두게 한 '넌센스', 2009년 김동훈 연극상을 수상한 '다윈의 거북이' 정도예요. 참 지금 출연하고 있는 '선물'도 빼놓을 수 없죠. 장애인에 관심이 많은 윤정환 연출가와는 20년 넘게 알고 지내온 동생입니다. 그의 아내와 연기 상담도 많이 했죠. '같이 작품 한번 해보자' 말로만 주고 받다가 이제야 같이 하네요. 윤정환 연출과의 작업은 처음이에요."

◆ "작품 선택 연출가와 교감 중요"
강애심의 출연작을 돌아보면 항상 따뜻한 스토리와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 이번 작품 '선물'도 마찬가지다. 관객의 감정을 자극하는 요소가 많다. 교도소에 복역 중인 사람들, 각자가 지닌 슬픈 사연, 죽음을 앞둔 등장 인물들, 뇌병변 장애로 인한 지체 장애인 등 눈물샘을 자극한다. 배테랑 배우들과 신예들의 연기 조화도 일품이다.

"뇌경변 장애를 앓는 아들을 연기하는 (정)욱진이는 뮤지컬에서 많은 무대를 섰지만 연극은 처음이라던데 놀랐어요. 뮤지컬과 연극은 호흡의 차이가 크거든요. 하지만 욱진이는 순발력이 뛰어나고 머리가 좋은 듯 보였어요. 눈치가 빨라 금방 적응하더라고요. 바닥에 앉아있을 때 불편한 손가락이 접힌 채로 앉는 디테일한 동작부터, 불편하고 위축된 모습이 아닌 장애인으로서 살아온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려고 노력하더라고요. 젊은 연기자들에게 뭘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의 언어와 트렌드를 보고 즐기려고 노력했어요."

◆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일곱 살때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고 받은 감동때문이다. 이후 합창반에 들어가 노래를 배웠고, 문예반 활동을 빠뜨리지 않았다.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반대를 꺾을 자신이 없어 유아교육과에 들어갔다. 하지만 대학 수업보다 연극동아리 활동을 더 열심히 했고 졸업후에는 전공을 살려 유아교육과 극단 생활을 병행했다.

"젊어서 가능했죠. 낮에는 아이들을 돌보고 밤에는 연기를 하고, 힘들었지만 재미있었어요. 결국 얼마 못 버티고 극단 생활에만 전념을 했죠. 민중극단에 들어갔었는데 그때 당시 월급이 상당했어요. 지금의 남편도 민중극단에서 만났고요. 그 시절보다 지금 대학로 환경이 더 열악한 것 같아 후배들이 안쓰러워요. 제가 지금 무대에서 연기를 하는 것조차 미안할 정도니까요."

◆ 후배 연극배우들의 안타까운 현실
연극판 현실 이야기를 시작하니 그는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열변을 토했다. 고정 수입이 없어 밤낮으로 아르바이트를 뛰어야 하고, 연기를 하고 싶지만 설 무대가 없고, 못된 제작자에 돈을 뜯기기 일쑤고, 주위 사람들에게 미래가 없다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가끔 한번씩 삼겹살 사주는 걸로 선배 도리를 했다는 자신이 부끄럽다. 더 나은 대학로을 위해 바뀌어야 할 점 한 가지만 꼽아달라고 하니 '예술인 티켓'을 언급했다. 예술인 티켓은 연극배우 등 공연을 보는 예술인들에게 티켓을 할인해 주는 제도다.

"무대에 서고 싶어 연기를 배우고, 밤을 새워가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그들이 무슨 돈이 있겠어요. 과거 예술인 티켓은 5,000원 정도 했는데 요즘은 1만5,000원이 넘는 것 같아요. 그들에게는 정말 큰 돈이에요. 연기를 배우려면 직접 해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연기를 보면서 배우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서 많은 작품을 봐야하는 데 그때마다 부담되죠. 최근에는 예술인 티켓이 '품앗이'로 변질된 듯 해요. 서로 아는 지인들끼리 공연을 보며 제작비를 조금이나마 보충해 주는 거죠. 작품을 재미있게 만들어 일반 관객을 대학로로 끌어들여야지 배우들끼리 서로 돌려막기를 한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연극 '선물'이 끝나면 강애심은 현재 소속된 극단 고래의 창작극 '빨간시'에 출연한다. 일제강점기 위안부를 다룬 작품으로 12월 초 광진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선물' 공연은 이달 23일까지 이어진다.

뉴스엔 객원 에디터=김준 june@slist.kr / 사진=이완기(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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