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화여대, "정유라씨는 교수님이 따로 공지" 특별대우

이혜리·김서영·이유진 기자 2016. 10. 18. 15: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ㆍ“최순실 딸인 줄 몰랐다”던 교수, 중국 패션쇼 수업 관련 학생 단톡방에선…
ㆍ학교 측 특혜 정황 추가 포착…참석 않고도 학점 받아 의혹
ㆍ의류학과 140명 “교수 사퇴를”…이대 측 해명 불구 의혹 증폭

이화여대가 중국에서 패션쇼를 한 지난여름 계절학기 수업에서 최순실씨(60)의 딸 정유라씨(20)에게 특별대우를 한 정황이 추가로 포착됐다.

경향신문이 18일 입수한 ‘글로벌 융합 문화 체험 및 디자인 연구’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단체 카카오톡방을 보면 이화여대 측이 비행기 티켓 등 비용 지불과 관련해 학생들에게 “정유라씨는 교수님이 따로 공지하신다고 합니다”라고 통보했다.(사진) 단톡방에는 정씨도 들어 있었지만 그에 대한 공지만 교수가 직접 한 셈이다.

공교롭게도 최경희 총장 측근으로 알려진 의류산업학과 이인성 교수가 해당 수업을 개설했다. 이 수업은 지난 8월3일부터 8일까지 중국 구이저우성을 방문해 패션쇼를 직접 하는 실습 과정이 핵심인데 최 총장을 대신해 당시 박선기 기획처장이 구이저우로 갔다. 해당 수업의 다른 학생들은 8월3일 현지에 도착했지만 정씨는 이튿날 박 처장과 함께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을 타고 갔다. 더구나 정씨는 패션쇼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학점을 받으면서 특별대우 의혹이 일었다.

‘승마 특기생 입학 의혹’ 꼬집는 벽보 18일 오후 서울 이화여대 건물에 정유라씨의 승마 특기생 입학 특혜 의혹을 꼬집는 ‘말 마(馬)’ 벽보가 붙어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한 의류산업학과 학생은 “정유라라는 학생의 이름은 수강 신청 과정에서도 없었고, 수업 과정에서도 배제된 이름이었으며 사후 보고서를 작성하는 팀 내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이 교수는 17일 정씨 특혜 의혹에 대한 대학 측의 비공개 간담회 뒤 “최순실 딸인 것을 몰랐고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교직원과의 간담회에서 “타과생이 의류산업학과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 고맙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류산업학과 학생들은 “이 교수는 타과생을 항상 배척했다”고 전했다. 이화여대는 지난 14일 “전 기획처장은 해당 학생과 전혀 일면식이 없을 뿐 아니라 해당 프로그램 참가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출장 준비 과정에서 이 교수가 정씨를 직접 챙긴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화여대의 기존 해명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이화여대 의류산업학과 재학생과 졸업생 140명은 이날 ‘근 몇 년간 이상했던 의류학과의 내막’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통해 정씨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 교수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의류학과 학생들에겐 시키는 것을 조금만 마음에 안 들게 해와도 온갖 막말을 퍼붓고 협박을 하더니, 권력자의 딸은 아무것도 안 했는데 정당한 학점 이수라고 하다니 이 많은 학생들 앞에서 부끄럽지도 않단 말인가”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최 총장이 지난 8월20일 경기 화성시 기흥컨트리클럽에서 열려 했던 ‘ACE 아카데미 제2회 이화여자대학교 총장배 골프대회’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기흥컨트리클럽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모이자 지난해 이화여대에 1억원을 기부한 김장자 (주)삼남개발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또 다른 학점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컬러플래닝과 디자인’ 수업 담당인 유진영 교수는 이 교수의 직속 제자다. 이화여대 교수협의회는 19일 오후 3시30분 본관 앞에서 최 총장의 즉각 해임을 요구하는 시위를 예정대로 연다. 협의회는 “이화인들의 자존심은 짓밟혔고 명예는 땅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