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위해 추진한 충주 유엔평화공원→무술공원→놀이공원(?)

2016. 10. 16.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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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사무총장 취임 축하 사업으로 출발..예산 지원 끊기며 성격 바뀌어 라바랜드·나무숲 조성 이어 바이킹 설치..사실상 어린이 놀이시설 돼

유엔사무총장 취임 축하 사업으로 출발…예산 지원 끊기며 성격 바뀌어

라바랜드·나무숲 조성 이어 바이킹 설치…사실상 어린이 놀이시설 돼

(충주=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유년과 학창시절을 보낸 충북 충주에 조성된 세계무술공원의 최초 이름은 '유엔평화공원'이었다.

반 총장 배출을 자축하자는 취지로 조성된 곳이라 명칭에도 자연스럽게 '유엔'이 들어갔다.

이렇게 출발한 공원이 세계무술공원으로 바뀐 데 이어 다시 놀이공원 성격이 짙은 곳으로 변하는 모양새다.

충주시는 충주세계무술공원 내 라바랜드에 '라바 바이킹'을 설치해 15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충주시는 "올봄 개장한 라바랜드가 인기 있는 놀이시설로 자리 잡았지만 보호자를 위한 놀이기구가 없어 아쉬웠다"며 "라바 바이킹 설치로 청소년과 어른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시설로 거듭났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문을 연 라바랜드는 국산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라바'를 활용한 어린이 놀이시설이다.

애벌레 레드와 옐로우 캐릭터를 활용해 만든 복합문화 공간으로 총 공사비 45억 원을 들여 3천300㎡ 규모로 조성됐다.

실내 키즈카페에는 영유아를 위한 플레이짐, 볼대포장, 볼풀, 에어바운스, 바이크존, 트램블린, 편백놀이방과 라바극장, 파티룸, 휴게음식점 등 편의시설이 들어섰다.

건물 옥상과 야외에는 회전라바, 범퍼카, 기차, 스윙카, 라바로켓, 라바UFO, 관람차, 레이싱카 등 11가지 동력 놀이기구를 갖췄다.

160m 길이의 라바기차와 샌드모션 등 동작 인식형 놀이기구도 있다.

규모는 작지만, 어린이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놀이시설로 각광받고 있다.

충주뿐 아니라 인근 음성, 제천은 물론 원주, 청주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적지 않다.

라바랜드에 이어 지난달에는 어린이를 위한 놀이와 학습 공간 '나무숲 놀이터'도 세계무술공원 안에 문을 열었다.

나무숲 놀이터는 대형 버즘나무를 서로 연결해 출렁다리와 원통형 터널, 무빙형 계단, 외나무다리, 미끄럼틀 등 자연 속에서 뛰어놀 수 있는 시설이다.

놀이터 입구 대형 통나무집에는 어린이 20여 명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으며, 전담 교사와 함께 여러 가지 수업도 할 수 있다.

나무숲 놀이터는 상상력과 모험심을 길러주는 모험시설과 표범, 원숭이 조형물도 설치돼 실제로 숲 속에 있는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충주시는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들을 위한 시설을 추가로 조성하는 등 나무숲 놀이터를 확장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라바랜드에 이어 나무숲 놀이터 설치로 가족을 위한 휴식과 레저 공간으로서 세계무술공원의 기능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어린이 놀이시설로 충북 북부 지역 명물이 된 세계무술공원의 출발은 '유엔평화공원'이었다.

반 총장 취임을 축하하고 유엔 평화 활동을 기리기 위해 국비와 민자사업비 등 2천770억 원을 들여 3단계에 걸쳐 63만4천㎡ 규모로 조성키로 하고 2009년 첫 삽을 떴다.

세계무술박물관, 실내외 공연장 등으로 구성된 세계무술테마파크와 지하 1층, 지상 8층 규모의 유엔기념관과 중원문화박물관, 호텔·콘도, 수상레저시설, 위락시설, 생태공원 등을 갖춘 거대한 공원으로 계획됐다.

특히 유엔기념관에는 실제 모습을 그대로 본뜬 모의 유엔총회장, 역대 유엔사무총장의 활동 모습을 기록한 전시관도 들어설 예정이었다.

반 총장도 2009년 8월 충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유엔평화공원이 성공적으로 조성되길 바란다"고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착공 이듬해인 2010년 국비와 도비 등 예산 확보에 문제가 생기면서 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정부는 2단계 사업이 무술테마파크와 동일지구 내에 계획된 단일사업이어서 별도의 국비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충북도도 예산편성 지침을 바꿔 관광지 개발사업에 대한 도비 지원을 없애버렸다.

결국 유엔평화공원은 2011년 명칭을 세계무술공원으로 바꾸고 당초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했다.

2단계 핵심 사업인 유엔기념관 건립 무산으로 유엔이란 이름을 붙이기 힘들었던 데다 부산 유엔평화공원과의 명칭 중복도 걸림돌이 됐다.

호텔과 콘도미니엄 건축 등 2천억 원 이상의 공사를 하기로 했던 재일교포 기업가도 자금 사정으로 투자를 포기하고 발을 빼면서 공원 규모는 크게 축소됐다.

시는 이곳을 국제무예 메카로 조성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충주 세계무술축제가 격년제로 이곳에서 열리고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도 들어설 예정이지만, 정체성 논란은 여전하다.

어린이 놀이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육아정보지원센터도 건립될 예정인 반면, 대표 시설인 무술박물관은 거의 활용되지 않는다.

조길형 충주시장은 최근 "무술박물관에 제대로 된 자료는 없고 무술축제 참가자가 입었던 도복, 소품 정도가 고작"이라며 "박물관 활용을 위한 근본적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충주시 관계자는 "면적이 넓은 무술공원에 어린이를 비롯해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시설을 확충하고 있다"며 "국제무예센터가 들어서면 무술공원이 관광지뿐 아니라 국제무예 메카로서도 손색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k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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