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결의안 기권..2007년 당시 상황 어땠길래?

안태훈 2016. 10. 15. 20: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앞서 말씀드린대로 또다시 종북 논란이 정치권에 등장을 했습니다. 종북이냐 아니냐 이런 주장에 앞서서 당시의 상황이 어떠했는가를 정확히 짚어보는 게 먼저일 것 같습니다.

안태훈 기자, 오늘(15일) 새누리당이 공세를 펴고 나왔죠, 이 부분을 가지고. 새누리당이 문제를 삼고 있는 어떤 건지 그것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제가 들고 나온 이 책이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최근 출간한 회고록입니다. 어제 국감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문제삼은 것은 바로 이 책에 있는 451p인데요.

2007년 11월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앞서 '국정원장이 남북 채널을 통해서 북한의 의견을 직접 확인해보고자 제안을 했고,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이 남북경로로 확인을 해보자고 결론내렸다'라는 대목입니다.

새누리당은 문재인 전 대표가 당시 북한 정권의 눈치를 보고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에 기권을 했다면서 국기문란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북한에게 물어보고 기권을 결정했다, 이 부분인데. 당시 당사자들 여럿 있을 텐데 뭐라고 하고 있습니까?

[기자]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주장이 좀 엇갈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당시 자리에 있었다고 하는 김만복 국정원장은 JTBC와의 통화에서 "사리에 맞지 않다. 북측에 의견을 묻는다면 나를 통했을 텐데 그런 일은 없었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또 이재정 당시 통일부 장관도 동석했었다고 하는데요. 역시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북측에 물어보면 뻔한 답변이 올 텐데 무엇 때문에 물어보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책을 쓴 당사자인 송민순 전 장관은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북한에 물어봤냐, 안 물어봤냐, 북한에 물어보고 기권한 거냐… 새누리당이 강조하는 부분인데, 그래서 북한과 내통을 했다는 주장 아닙니까? 근데 지금처럼 대화가 남북 간에 완전히 차단된 상황에서는 이게 굉장히 갑작스러운 얘기가 될 수 있는데 2007년의 남북 관계, 지금하고는 많이 달랐죠?

[기자]

당시 상황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조목조목 짚어보면요, 2007년 10월 2일부터 4일까지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고, 한 달여 뒤에는 서울에서 남북 총리회담이 있었습니다.

논란이 된 발언은 송민순 전 장관 주장에 따르면 11월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회의에서 나오는데요.

지금 구체적인 발언에 대해서는 송민순 전 장관과 다른 참석자들과의 기억이 엇갈리는 상황이고요.

문재인 전 대표는 당시 남북 관계가 북한인권결의안에 찬성할 분위기는 아니라고 했고, 송 전 장관도 이 부분은 노 전 대통령이 같은 입장이었다고 회고록에 밝혔습니다.

그리고 바로 현지 시각으로 20일에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에 우리나라는 기권을 하게 된 것입니다.

[앵커]

당시 노무현 정부 쪽 관계자 입장은 당시에는 완벽한 대화국면이었다, 정상회담을 하고 총리급 회담을 앞둔 시점이었고, 인권결의안, 인권 문제 역시 직접 대화로 풀 수 있었다라는 주장을 지금 하고 있는데, 그 전해에는 사정이 달랐는데 그때는 노무현 정부 쪽에서 기권을 하지 않았죠?

[기자]

네, 노무현 정부의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입장을 연도별로 좀 짚어보면요, 남북 관계에 따라 달랐는데, 처음에 UN 결의안이 상정된 2005년에는 기권을 했고, 2006년에는 찬성했습니다. 이때는 북한의 핵실험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남북 정상회담을 한 2007년에는 기권한 겁니다.

[앵커]

그런데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비선실세 의혹 이런 것들이 국감장에서 계속해서 연일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었죠. 그러다보니 야당에서는 새누리당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프레임 전환을 하고 있다, 색깔론으로 덮으려고 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네요.

[기자]

네, 새누리당은 주말인 오늘도 TF 회의를 여는 등 국기문란이라면서 이 사안을 크게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조금 전에는 '대북 결재 요청 사건'이다, 이렇게 네이밍을 붙이기까지 했는데요. 이렇게 프레임을 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겠고요. (야당이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죠, 지금.)

야당은 또 새누리당의 공세에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고, 결국 "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를 흠집내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것, 또 국감 내내 이슈였던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 의혹에 대한 '국면전환 카드용'가 아니냐는 이런 주장을 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국면전환용 카드가 아니냐, 맞냐 이 부분은 지금 확인할 수는 없지만, 당장 다음 주부터 국감장에서 계속 나올 수밖에 없겠네요.

정치부 안태훈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