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따나", "내 새꾸.." 최순실 딸 정유라씨가 언급한 '내 말'은 누구 것일까

정용인 기자 2016. 10. 1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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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 ‘1인당 50억 지원’ 중장기 로드맵, 미르·K스포츠재단 추진 시기 일치는 우연일까

“우리도 잘 모르겠다. 말 관련으로는…. 왜 우리가 거론되었다가 모나미가 나오는지도 모르겠고, (“말이 너무 비싸 임대로 돌려 교육프로그램을 다시 짜게 했다”고 <경향신문> 기사에 대해 해명한) 우리 쪽이 누군지도 모르겠다.” 10월 13일, 삼성 관계자의 말이다. 전날 JTBC는 유럽 승마잡지 <유로드레사지>가 보도한 승마장을 구입한 쪽은 삼성이 아니라 모나미라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서 JTBC는 “모나미 송하경 대표가 승마장 측과 지난 2월 인수를 위한 MOU를 체결했고, 석 달 뒤 인수가 확정되었다고 통화를 통해 밝혔다”고 보도했다. 인수금액은 230만 유로(약 28억원)다.

다시 이어진 보도에서 송 대표는 승마장을 구입한 경위에 대해 “투자 목적이며 승마장을 샀다가 다시 팔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주식회사 모나미가 계열회사인 티펙스를 통해 구입한 승마장은 <유로드레사지>가 보도한 독일 엠스테텐에 있는 루돌프 자일링거 승마장이다.

모나미 관계자는 <주간경향>에 “승마장뿐 아니라 말(현재까지 3마리)도 구입했는데, 되팔겠다고 한 것은 말이었고 승마장은 아니다”라며 “JTBC 기자가 잘못 알아들어 보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나미 측은 “송 대표가 오랜 시간 승마에 애정을 가지고 있었고, 최근 비인기종목인 승마에 대한 지원이 열악하다는 사실을 알고 선의로 사재를 털어 승마 지원에 나섰던 것”이라며 “승마장 구입에 대해서도 개인이 보증을 서고 대출 받는 등 대부분의 지원에 주로 개인 사재를 출연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4년 9월 20일, 인천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팀. 왼쪽에서 세 번째가 정유라 (당시 개명 전 이름 정유연) 선수다./연합뉴스

‘삼성 언급’ 삭제 승마협회가 요청? 왜 독일에 승마장을 마련하려고 했느냐에 대해서는 “독일은 승마 훈련과 관련 사업이 매우 발달한 승마선진국이며, 이곳의 말이 각종 세계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어 승마장 마련의 최적지”라며 “아직 소유권 이전이 되지 않은 상태라 모나미는 현재까지 승마장을 이용하지 않았고, 당연히 특정 선수의 훈련을 도울 수 없었다”고 밝혔다. ‘승마장 구입 MOU 체결 사흘 전 삼성과 99억 계약 체결’ 관련 의혹에 대해 모나미 측은 “99억원 대부분은 삼성의 물품가격이며 모나미는 삼성 물품을 평창 올림픽에 대신 지원하고 유지·보수를 책임지는 역할을 할 뿐이며, 모나미는 그 중 작은 수수료만 취하게 된다”며 “지금까지 삼성과 거래된 총액은 5000억원에 이르며 99억 계약은 이례적이거나 큰 계약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정작 관심이 가는 대목은 논란이 되었던 <유로드레사지>의 2월 15일자 보도가 아무런 설명 없이 변경되었다는 점이다. “삼성이 구입했다”는 표현이 삭제되고 대신 “송하경이 구입했다”고 고쳐졌다. 앞의 삼성 관계자도, 모나미 측도 “기사 수정 요청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10월 13일, 이 사안과 관련한 또 하나의 흥미로운 보도가 나왔다. 타블로이드 주간지 <월요신문>은 <유로드레사지> 측과 인터뷰를 통해 “기사 수정 요청을 한 쪽은 대한승마협회”라고 밝혔다.(승마협회는 10월 14일, “보도정정을 할 필요도, 한 적도 없다”고 답변해왔다.) 인터뷰에서 <유로드레사지> 측은 앞서 이 주간지의 보도(“비타나V 말은 삼성에 팔지 않았고 덴마크 승마선수 안드레아스에게 팔았다”)를 뒤엎는 증언을 내놓았다. “말은 정유라에게 판 것이다.”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훈련을 돕기 위해 마사회 소속 승마감독을 독일에 파견했다”는 의혹을 다룬 지난주 <주간경향> 보도 이후, <주간경향>은 다시 김현권 의원실을 통해 흥미로운 마사회 산하 승마진흥원의 내부문서를 입수했다. ‘렛츠런 승마감독 파견지원 요청에 대한 타당성 검토(안)’이라는 제목을 단 이 문서는 <주간경향> 보도가 <경향신문> 인터넷 판에 올라온 하루 뒤인 10월 9일 국회에 제출되었다. 이 문서는 앞서 <주간경향> 보도 마감 시점까지 마사회 측이 제공하지 않았던 대한승마협회의 ‘대한승마협회 중장기 로드맵’(이하 로드맵)이라는 1장짜리 문서도 첨부되어 있다. (현명관 마사회 회장은 10월 13일 열린 보충국감에서 이 내부문서에 대해 “처음 보는 문서”라고 답했다.)

로드맵 문서에는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 선수를 선발해 해외(독일) 전지훈련 캠프를 개설해 장기간 상주하는데, 선수 1인당 5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50억원의 내역과 관련해 문건이 제시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마필 구매: 선수 1인당 3두(약 40억원 상당) 보유 필요. ○절정의 기량 보유마: 1두(약 20억원) ○잠재기량 보유한 나이 어린 말: 2두(10억원/두당), 전지훈련비 등 10억원.” 다시 말해 20억원+10억원×2+10억원으로 50억원이 든다는 설명이다. 승마협회 문서는 기안시점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승마진흥원 승마레저담당’이 작성한 것으로 되어 있는 내부문서 작성 시점은 날짜 표기 없이 2015년 10월로 되어 있다.

정유라 선수와 최근까지 연락을 주고받은 지인 ㄱ씨는 지난주 <주간경향>과의 접촉에서 “청와대나 삼성이 정씨를 지원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근거를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말들을 보면 안다. 유라씨가 마필을 세 마리 구입했는데, 3살짜리 어린 말들이었다. 이 말들을 언제 훈련시켜 대회에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회에 나가려면) 적어도 7살은 되어야 한다.” 공교로운 것은 1인당 3두가 필요하다는 로드맵의 ‘마필 구매’와 정씨가 구입한 말들의 ‘프로필’이 얼추 일치한다는 점이다. 논란이 되었던 ‘비타나V’는 문건이 언급한 ‘절정의 기량 보유마’일까.

이번 취재를 하며 다시 ㄱ씨를 접촉해 정씨가 구입한 말들에 대해 물었다. “사실 갑자기 한꺼번에 세 필을 구입했다길래 왜 그렇게 했냐고 물었다. 좋은 마필은 쉽게 시장에 안 나오니까 한 해에 한 필씩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했었는데. 구입 시점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말은 타기에도 좀 힘들어 (타기가) 무서웠다는 느낌을 (정씨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10월 9일 마사회가 국회에 제출한 ‘렛츠런 승마감독 파견지원 요청에 대한 타당성 검토(안)’ 문건.

승마협회 문건과 맞아떨어지는 유라씨 ‘말들’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당연히 꿈이죠. 승마선수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꿈 아닐까요.” 유튜브에 올라온 인터뷰 영상에서 정유라 선수의 말이다. 10월 13일, 국내 언론들이 이 영상을 보도하며 뒤늦게 화제를 모았다. 호스포인트TV(horsepoint TV)라는 매체의 인터뷰 영상이다. 이 영상이 언제 찍혔는지에 대해서는 이 영상 내에서 언급되지 않는다. 업로드일은 올해 8월 30일이다. 그러나 국제승마협회(FEI)의 DB 기록과 대조하면 이 영상이 찍힌 날짜를 특정할 수 있다. 정 선수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주 람프레히츠하우젠 호스딜럭스 승마학교(horsedeluxe event GmbH)에서 8월 28일부터 29일까지 열린 국제승마대회에 참석했다. 기록에 따르면 세인트조지급, 인트메디어트 원급 경기에서 13~17위를 차지했다. “내일 경기도 잘 치르라”는 격려를 주고받는 것을 보면 이 영상은 대회경기 첫날 찍힌 것을 알 수 있다. 이 영상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두 부분이다. 첫째, FEI의 기록에 따르면 정 선수는 이 곳에서 두 마리의 말을 탔다. ‘살바토르31’과 ‘라우징1233’이다. 다시 FEI에 등록된 말 이력을 보면 두 마리 다 2007년생, 그러니까 올해 9살된 말로 정씨가 최근 구입했다는 3년생 말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FEI에 등록된 말의 등록국가는 각각 독일(살바토르)과 스웨덴(라우징)이며, 살바토르의 소유주는 헬그스트란(Helgstrand Dressage)으로, 최근 그녀의 코치를 맡고 있는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다시 이 영상 속에 등장하는 그녀의 코치는 안드레아스가 아니다. <주간경향>이 지난주 입수해 보도한 승마협회의 내부문서에서 독일 헤센주 비블리스 야거호프 승마장 등에서 정씨를 지도한 것으로 되어 있는 크리스티안 캄플레이드다. 다시 말해, 2015년 국가대표훈련 촌외(국외) 훈련승인 요청서 속에 등장했던 코치가 올해 8월 하순에도 여전히 그녀의 코치를 맡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시합가자 #울애기 #오스트리아고고”. 정 선수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8월 22일 말 사진과 함께 올린 태그다. 인스타그램에는 앞서 정씨의 지인이 언급한 ‘3년짜리 말’과 같이 찍은 사진이 ‘사진 찍을 줄 아는 내 새꾸(내 아이)’와 같은 캡션과 함께 올라와 있었다. (현재 정씨의 인스타그램은 전체 삭제되었다) 자신의 말이라는 것이다. 이 어린 말들의 출전기록은 아직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정 선수가 역시 인스타그램에 ‘우리 빠따나’, ‘내 말’이라고 올렸던 ‘비타나V’는 어찌된 일인지 FEI의 데이터베이스에는 10월 14일 현재까지 여전히 모르간 바르반콘 소유로 되어 있다. 정씨를 가르치고 있는 안드레아스는 앞서 <월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 소유”라고 밝힌 바 있다. 어떻게 된 사정일까.

“삼성의 입장에서 너무 비싸서 유지비가 많이 들어 되팔고 리스 형태로 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변명일 뿐이다.” 전 삼성그룹 구주(유럽)본부 고문을 맡았던 인사의 말이다. “이재용 부회장만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부진 등 동생 분들도 승마를 했다. 오래전 일이지만, 영국 왕실 같은 콘셉트를 가지고 있었다. 귀족이 되려면 승마는 기본이기 때문이다. 옷도 그렇고, 도구도 그렇고 승마를 전담하는 인력이 있었다.” 이 인사의 설명에 따르면 최근의 미래전략실에 해당하는 구주기구가 ‘삼성독일전략본부’였는데, 본부 소속 직원들은 ‘사이드 보직’으로 클래식 카에서부터 맹인도견, 승마 등 회장 일가와 관련한 사소한 일들을 업무분장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분야별로 독일 사람들과 라인이 있었고, 그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다시 말해, “너무 비싸게 사서 되팔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만약 정유라씨 개인 또는 최순실·정윤회씨가 말을 구입한 것이라면? “그렇게 된다면 외환거래법 위반일 가능성이 많다. 삼성 정도 되어서 조직이 받쳐주고 해외지사 설립 등 테크닉이 따라줘야지 가능하다. 유학생 신분으로 수십억을 반출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정 선수의 아버지 정윤회씨가 1991년 설립한 ‘얀슨’은 업종으로 ‘승마업’ 등을 한다고 밝혀놓았지만, 이 회사는 2014년에 폐업했다.

앞서 모나미가 독일 엠스데텐의 승마장 구입의향서를 낸 날은 <주간경향>이 확인한 것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9일이다. 다시 앞서, 승마협회의 ‘중장기 로드맵’이 작성된 시기도 지난해 10월이다. 승마협회가 박모 감독 파견을 마사회 측에 요청한 시점도 공문에 승마협회장을 맡고 있는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사장이 사인한 날짜는 지난해 10월 14일이다. 여기에 이번 국감에서 집중 의혹이 제기된 미르·K스포츠재단이 설립된 시기도 공교롭게 지난해 10월이다. 단지 우연의 일치일까.

대한체육회를 통해 김현권 의원실에 보낸 답변에서 승마협회 측은 이 ‘중장기 로드맵’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실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당 계획은 실무선 검토 내용으로 실행 전에 폐기된 건입니다. 폐기사유는 검토단계에서 많은 비용이 소요되었고, 재원의 확보가 어려워 폐기되었습니다.” 그런데 ‘실행 전에 폐기된 건’이라는 승마협회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주간경향>이 지난호에 보도한 박 감독의 파견 근거가 바로 이 ‘중장기 로드맵’이었고, 이에 따라 독일 현지 훈련캠프 준비단장으로 박 감독이 파견되었기 때문이다. 마사회 측은 박 감독을 독일 어느 지역으로 보냈느냐는 <주간경향>의 질의에 대해 “독일이라는 것만 알 뿐 승마협회에 일임한 일”이라고만 답했다. 박 감독의 파견시기에 독일에서 훈련 중인 국가대표 선수는 정유라 선수 한 명뿐이라는 것이 이번 국감을 통해 밝혀졌다. 승마협회는 김 의원실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박재홍 감독은 장애물 종목 전문이며, 해당 선수의 국외 개인 마장마술 훈련과는 무관하다”며 박 감독이 정 선수의 지도나 교습을 위해 파견됐다는 것을 부인했다. 다시 말해 서로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지도를 받을 관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선수 1인당 50억원 소요 지원계획”이 들어가 있는 대한승마협회 중장기로드맵 문서가 붙임문서로 붙어 있다.

박 감독은 왜 독일에 파견되었을까 정 선수의 지인 ㄱ씨는 정씨를 지도하는 코치가 안드레아스인가 아니면 크리스티안인가에 대한 <주간경향>의 질문에 흥미로운 답변을 내놓았다. “마필 관리하는 사람을 그룸(Groom)이라고 하는데, (독일 현지에 있는 정 선수가) 마부아저씨가 좀 좋은 사람이 없다고 고민하고 있어서 국내 교관 중에 데려가는 것이 어떠냐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새롭게 밝혀진 ‘사실’들은 <주간경향>이 애초의 제보를 통해 확보했던 내부 이야기가 대부분 사실과 가깝다는 것이다. 대한체육회는 답변에서 “마사회가 박모 감독의 파견을 승인한 기간이 지난해 11월 7일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인데, 박 감독이 파견기간이 종료되기 전인 올해 1월 9일부로 중도귀국해 1월 12일부로 파견 해제했기 때문에 파견기간이 1월 11일까지”라고 답변해 왔다. 다시 말해 “‘현지에서 트러블’이 박 감독의 중도귀국 사유가 되었고, 이때 밉보인 것이 계약연장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라는 제보를 뒷받침하는 방증이다. 어쩌면 현지에서 박 감독의 역할이 정 선수에 대한 ‘지도’가 아니라 ‘다른 허드렛일’이었고, 그것으로 자존심이 상한 박 감독이 중도에 귀국한 것이 마사회와 승마협회 주변에 퍼져 있는 ‘공공연한 소문의 실체’일지도 모른다. ‘새로운 의혹들’은 여전히 터져나오는 중이다. 모나미 측은 “현재까지 계약이 완료되지 않아 승마장을 이용하지 않았고 특정 선수 훈련을 도울 수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모나미가 구입했다는 루돌프 자일링거 승마장 관계자를 접촉해 “얼마 전까지 한국 승마선수가 이곳에서 훈련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김현권 의원은 “중장기 로드맵에 따르면 종목 담당 코치가 선수를 선발한다고 되어 있는데, 올림픽을 위해 50억씩 지원해 국가대표가 되는 선수를 코치가 지목한다는 것이 말이 되나”라며 “그 자체가 벌써 ‘누군가’를 상정해놓고 위인설관식으로 만들어진 계획이라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아직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주간경향>은 여러 차례 박 감독의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취했지만 박 감독은 응하지 않았다. 10월 13일 박 감독의 보충국감 증인 출석은 새누리당의 반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 집권 이후 불거진 승마특혜의혹> 기자는 2009년쯤부터 이른바 ‘박근혜의 비선실세 정윤회’ 의혹을 주목하고 추적해 왔다. 정윤회씨의 딸 정유라(개명 전 이름은 정유연)를 주목한 것은 정 선수가 중학생 때였다. 당시 취재기자들 사이에서도 “중학생 치고는 너무 나이 들어 보이는 외모 아니냐”는 말이 없진 않았지만, 1996년생이 아니라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과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를 따라 4살 때부터 승마를 했다”고 밝힌 정 선수가 선수로 등록한 때는 2006년, 초등학교 4학년 시절이다. <주간경향>이 입수한 정 선수의 ‘경기실적 증명서’에 따르면 그가 첫 실적을 얻은 대회는 2007년 6월 11일 열린 ‘제39회 이용문장군배 전국승마대회’에서 마장마술경기 칠드런1 초등부로, 1위를 했다. 실적 증명서를 보면 그의 출전 성적은 3위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혜의혹이 불거지는 것은 2014년 3월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되던 시점 전후부터다. 공교롭게도 박근혜 대통령 집권 이후다. 승마협회의 2014년 자료에는 정씨가 “2012년 3월부터 중급 이상의 마장마술 경기에 참여했으며, 2013년부터 가시적인 경기력 향상을 나타냈음”으로 그의 국가대표 발탁 이유를 밝혀놓고 있다. 승마협회는 “국가대표 선발은 통합순위 배점기준표를 만들어 전년도 통합포인트를 계산해 가장 많은 통합포인트를 획득한 선수를 기준으로 1위부터 4위까지를 각 세부 종목의 국가대표선수로 선발한다”는 선발기준을 밝혀놓고 있지만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정 선수가 독일에 체류함에 따라 올해 1월 1일부터 자동으로 국가대표선수 자격을 상실했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정씨가 해외체류하면서 훈련하는 것과 관련해 10월 13일 대한체육회는 “개인적으로 선수 혼자 진행한 해외 개인 훈련이다”라고 밝혀 왔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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