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일 '무정부' 스페인.."정부, 없는 게 나을지도"

2016. 10. 15. 10:0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혼란 없고 경제는 고성장.."예산안 없는 내년이 문제"

눈에 보이는 혼란 없고 경제는 고성장…"예산안 없는 내년이 문제"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스페인이 300일 가까이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며 '무정부' 상태를 겪고 있지만 경제 성장률은 예년과 다를 바 없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치를 불신하는 국민 사이에서는 "차라리 계속 정부가 없는 편이 나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큰 혼란이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경제학자들은 "지금부터가 문제"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AP통신은 14일(현지시간) 스페인이 장기간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고 있지만, 국가 경제가 좋아지자 이 같은 상황에 신경을 쓰는 국민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스페인 국민당은 작년 12월과 지난 6월 두 차례의 총선에서 모두 승리하며 1당이 됐지만,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작년 12월 이후 과도정부 체계가 이어지고 있다.

의원내각제에서는 1당이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해도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 있지만, 스페인처럼 그렇지 못한 경우도 간혹 있다. 벨기에는 2010년 선거 이후 정부를 구성하기까지 541일이 걸리기도 했다.

그동안 스페인에서는 한차례도 연립정부가 등장한 적이 없다. 만약 이달 말까지 다른 당으로부터 지지를 끌어내지 못하면 다시 세번째 총선을 치르게 된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의 올해 경제 성장률은 정부가 존재했던 작년만큼이나 높은 3.1%로 예상된다.

이처럼 경제 상황이 호전된 분위기에서 '걱정거리'를 묻는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무정부 상태는 높은 실업률, 부패, 정치인과 정당에 대한 실망 등보다 낮은 답변율로 5번째에 그쳤다.

은퇴자인 고이토 데 카마초씨는 "특별히 걱정하지 않는다. TV나 신문에서 보긴 한다. 정치인들이 다 똑같다. 사람들을 신경쓰지 않는 쓰레기들이다"고 말했다.

컴퓨터 기술자인 호세 루이스 알폰소 역시 "스페인의 정치는 재난적이다. 정당은 자신들의 이익만 생각한다. 차라리 정부가 없으며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며 정치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하지만 경제학자나 전문가들은 정부 없이도 스페인이 전과 다를 바 없다는 말은 기만적이라고 경고한다.

이는 올해 예산안이 이미 짜여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호세 라몬 스페인 IESE 비지니스 스쿨(경제학) 교수는 "경제가 계속 성장하는 것은 정치가 마비되기 전에 올해 예산안이 이미 통과됐기 때문"이라며 "예산안과 공공투자, 재정 정책이 마련되지 않는 내년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불어나는 재정적자는 또 다른 걱정거리다. 스페인 중앙은행에 따르면 재정적자는 올해와 내년 각각 국내총생산(GDP)의 3.6%, 4.9%로 유럽연합(EU)이 정한 상한선인 3%보다 높다.

이에 따라 EU가 벌금을 부과하게 되면 경제 성장과 투자자 신뢰가 잠식당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마드리드 EPA=연합뉴스) 스페인이 300일 가까이 정부를 구성하지 못한 '무정부' 상태를 겪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26일(현지시간) 총선에서 한 여성이 마드리드의 한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는 모습.

bkkim@yna.co.kr

☞ 트럼프, 여배우 린제이 로한 대상 음담패설…CNN 공개
☞ '빌 클린턴이 성폭행' 주장 여성들 이번엔 힐러리 맹공
☞ "이상형이 아니라고?" 성관계 거부 남성 때리고 금품 빼앗아
☞ 美뉴욕서 머리붙은 쌍둥이 16시간 수술끝에 분리 성공
☞ "'나치 전투기' 50대, 70년만에 터키 옛 공항 터 땅속에서 발굴"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