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의 흑역사, 대통령에겐 "누나" 동료의원은 '멱살'

김유리 기자 2016. 10. 1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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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 특혜 수령 의혹에 초선 때부터 성희롱 막말 논란… 음주운전 차량 동승 구설수 오르기도

[미디어오늘 김유리 기자]

TV 아침 프로그램의 친절하고 반듯한 진행자 이미지로 국회에 입성했던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이 잇따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가 좋냐’고 한 한선교 의원의 성희롱성 발언에 빗대 “좋기는 뭐가 좋아요. 싫어요, 정말 싫다”며 “당 차원에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하고 반드시 징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한선교 의원이 “성희롱 발언으로 국정감사를 방해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새누리당에도 거듭되는 성희롱 사건 재발방지와 대국민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 성희롱 막말 논란을 일으킨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의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자리가 14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항의로 교체된채 비어있다. 사진=포커스뉴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인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에 앞서 한선교 의원의 상임위 교체를 요청했다. 당장 상임위 교체가 어렵다면 피해를 본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마주보고 앉은 자리를 바꿀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새누리당 간사인 염동열 의원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여당 의원, 도종환 의원과 상의해서 결정 하겠다”고 말했다. 한선교 의원은 이날 국감 개회 당시 출석하지 않은 상태였다.

한선교 의원은 1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질의하던 도중 야당 의원들이 실소하자 유은혜 의원을 향해 “왜 웃어요. 내가 그렇게 좋아”라고 말한 것이 논란이 됐다. 해당 의원은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했고 한선교 의원은 “선배로 좋아해서 하는 말이다”, “다르게 받아들였다면 유감”이라면서도 “동료 의원이 질의하는데 그렇게 웃으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가 오후에 또 다시 사과했다.

한선교 의원의 구설은 이번 정기국회에서만 두 번째다. 한선교 의원은 지난 9월1일 국회의장 개회사 논란으로 국회의장실을 점거했던 당시 경호원 멱살을 잡았다가 전·현직 경찰관 300여명에게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고발당했다.

▲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이 9월5일 국회에서 경찰 멱살을 잡았다가 논란이 되자 해당 경찰관을 찾아가 사과하고 있다. 사진=한선교 의원실


한선교 의원은 해당 경호원에게 사과했으나 지난 6일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해 7시간가량 조사를 받아야 했다. 그는 “그날 제가 한 행위가 잘못됐다는 것을 시인했다”고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한선교 의원은 해당 사건으로 국회의원 159명 요청으로 국회 윤리위원회에 징계안이 제출된 상태다. 이번 성희롱 발언 논란으로 징계안이 제출되면 국회 개원 4개월 만에 두 차례나 윤리위원회에 이름이 오르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한선교 의원은 2004년 17대 총선 당시 경기 용인시을에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2000년 정계 입문이 한 차례 좌절된 후 2004년 1월 방송에서 하차한 그는 3월 한나라당에 입당해 4월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MBC 아나운서에서 최초로 프리 선언을 하고 나온 한선교 의원은 오전 주부 대상 프로그램 ‘아침 만들기’(MBC), ‘좋은 아침’(SBS) 등을 통해 세련된 외모와 매너로 인기를 모으며 도시 개발로 탄생한 신도시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그는 총선 출마를 앞둔 2004년 2월 여성동아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 정치계는 물갈이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물갈이를 하려면 누군가 나서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며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한선교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친동생인 지만씨의 동창이자 친구로 알려져 있다.

▲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이 경찰관의 멱살을 잡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돼 조사받기 위해 9월7일 영등포 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17대 국회는 ‘물갈이’ 국회였다. 재야 정당이던 민주노동당이 두자릿수로 국회에 입성했으며 국회의원 특권 폐지, 정책 중심 국회 등 국회와 정치 변화가 시작되는 시기였다. 하지만 초선 한선교 의원의 정치 행보는 자주 구설에 올랐다.

당선된 첫해 한선교 의원이 상임위원회 활동과 말바꾸기 논란에 휩싸였다. 여론의 뭇매를 맞자 의원실 비서관이 일반 시민인양 나서 한선교 의원을 옹호했다가 ‘여론 조작’이란 비판을 받았다.

얼마 뒤엔 한선교 의원이 당시 같은 당 의원 비서 미니홈피 방명록에 “볼 가치도 들을 가치도 없는 노빠들의 테러”라고 비난하는 글을 남겨 홍역을 치렀다. 한선교 의원은 당시 “사이버상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에 대한 별칭 정도로 ‘노빠’를 쓴 것이지 나쁜 의미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결국 한선교 의원은 해당 게시물에서 “노빠 테러” 대목을 삭제했다.

한선교 의원은 2006년 말 지역구인 용인시청 간부 공무원들과 연말 송년모임에서도 술에 취해 간부 공무원에게 위압적인 자세로 막말을 하는 등 물의를 빚어 구설에 올랐다.

2007년 대선 국면에서 한선교 의원의 ‘기행’이 다수 드러난다. 한선교 의원은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기자들의 멱살을 잡은 일화도 있다.

한선교 의원은 2007년 4월 홈페이지와 출입 기자들 이메일로 보낸 ‘이반장(정당 출입 선임 기자) 운 좋았소…’라는 글에서 평소 이모 기자의 기사 논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나에게 분노 같은 것이 밀려와 나도 모르게 그를 향해 손을 뻗었다. 나의 손은 그의 목을 쥐고 있었다”고 썼다.

▲ 야3당 의원들이 14일 국회 의안과에 경찰관 멱살을 잡은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 징계안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경인일보(2007.4.23.)는 글에 언급된 기자가 “‘불쾌하게 생각해 캠프에 항의 했지만 멱살을 잡히지는 않았다. 모욕을 주기위해 (한선교 의원이) 꾸며낸 것으로 보인다’며 분노하는 모습이었다”고 보도했다.

한선교 의원은 또 당시 경쟁자였던 이명박 후보와 함께 해외 출장을 다녀온 다른 기자를 향해서도 모욕적인 표현을 포함한 지적을 해 출입기자들이 캠프에 항의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 캠프에서는 충성스럽고 분위기를 ‘업’시키는 분위기 메이커였다. 한선교 의원은 그해 초 해외 출장 중 박근혜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받고 캠프에 합류했다. 한선교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함께 살고 함께 죽는다”고 한 말은 그 해 여러 차례 회자됐다.

경향신문은 한선교 의원이 사석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누나라고 부르며 “‘누나, 여기 있는 사람들은 정말 이상해요. 지지율도 안 올라가는데 왜 여기 와 있는 거죠. 누나한테 뭐가 있긴 있나 봐요’라며 분위기를 ‘업’시킨 에피소드가 있다”(2007년7월2일)고 보도했다.

당시 캠프 활동으로 한선교 의원은 ‘원박’(원래 박근혜계)으로 분류되지만 현재는 친박계와 다소 거리가 멀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 홈페이지에 소개된 한선교 의원 프로필에는 2007년 당시 한나라당 선대위 대변인, 수행단장 약력은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 됐던 2012년 캠프에서 활동한 경력은 찾아볼 수 없다.

한선교 의원은 재선 시절이던 2009년 3월에도 동료 의원의 멱살을 쥐었다가 논란이 됐다. 당시 미디어법 처리 과정에서 한선교 의원은 승강이를 벌이던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멱살을 잡았다가 올해 ‘경찰 멱살’ 논란 때 회자됐다.

▲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은 2012년 국정감사장에서 사생활 관련된 문자메시지가 포착된 사진이 보도되자 언론사에 전화해 해당 사진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해당 사진은 삭제된 사진 기사. 사진=포커스뉴스


2012년에는 국감장에서 “이뻐”, “자기야” 등 말이 들어간 문자 메시지를 보내다가 논란이 됐다. 한선교 의원은 사생활 영역이라며 해당 사진을 보도한 뉴시스에 항의해 사진 기사를 삭제했다. 같은 해에는 운전면허 취소 수준(0.125%)으로 만취한 한 초등학교 운영위원장(여)이 모는 차량에 동승했다가 교통사고가 나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선교 의원은 2014년과 2016년에는 국고보조금을 부당 수령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뉴스타파는 2014년 1월 한선교 의원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위원회 간사 시절 보좌진과 새누리당 당원 명의를 도용해 실체가 모호한 비영리 민간단체를 만들어 피감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에서 5억원 가량의 국고를 보조받았다.

2016년 한 새누리당 당원이 한선교 의원에게 명의를 도용됐다고 주장하고 나섰으나 문체부 자체 감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한선교 의원은 뉴스타파에 해당 사건의 불법성을 “조사해보라. 전혀 모른다”고 반박했다. 한선교 의원은 해단 단체에 문제가 제기된 후 국고보조금 5억원 중 4억4000만원을 당국에 반환했고 해당 단체를 해산했다.

17대 때 한선교 의원과 함께 국회에 입성했던 한 전직 의원은 “국회의원 되고 나서는 똑같은데 국회의원이 된 후에는 되기 전과 후가 가장 크게 달라졌다”며 “처음에는 방송에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국회의원이 되고 난 후에는 그런 이미지를 찾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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