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딸 해명 '이대가 기가막혀'..타 대학 "있을 수 없는 일"

CBS노컷뉴스 강혜인·김기용 기자 입력 2016. 10. 14. 06:03 수정 2016. 10. 14.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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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 실세 딸 품고 알아서 긴 꼴
(사진='이화여대' 홈페이지 캡처)
이화여대가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20·개명 전 정유연) 씨에게 입학 당시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대 입학처장의 '총장 직접 보고'가 대학의 일반적인 학생 선발 절차와는 전혀 맞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 씨 입학 당시부터 학교생활까지 전반에 걸쳐 이화여대가 각종 특급 대우를 해, 학문의 전당인 대학이 비선 실세의 딸을 두고 '알아서 기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 이대 입학처장, "총장께 직접 보고했다"?

정씨의 입학 특혜와 관련, 이화여대 남궁곤 입학처장은 13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씨를 위한 특혜는 없었다"고 일갈하며 "일반적인 절차대로 정 씨를 뽑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남궁 처장은 해명에 덧붙이며 "정씨의 존재는 미리 알고 있었고, 총장께 보고까지 했다"고 말했다.

정씨가 최순실 씨의 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정씨의 이화여대 지원 사실에 대해 최경희 총장을 직접 찾아가 보고했다는 것.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게 남궁 처장은 "당시 정씨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승마 귀족'이니 뭐니 해서 논란이 많았다, '대학 쉽게 가겠다' 하는 댓글들도 당시 많이 달렸다"며 "이렇게 논란이 된 학생이 우리 학교에 지원을 했으니 총장님도 알아야 할 것 같아서 보고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총장의 반응에 대해서는 "총장님은 정씨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었다"며 "그래서 내가 정윤회, 최태민 등을 종이에 적어가며 설명해드렸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특별할 것 없이 기존 절차대로 정씨를 뽑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남궁 처장은 "논란 속에 있던 학생이 우리 학교에 지원했나 하는 걱정이 들었고, 확인해보니 진짜 우리 학교에 지원을 해 총장께 보고하게 된 것"이라며 '총장 직접 보고' 경위를 설명했다.

◇ "지원자를 총장한테 바로 보고? 그런 경우 없다"

그러나 다른 대학의 입학처장들을 취재해 본 결과 이는 일반적인 학생 선발 절차와는 크게 동떨어진, 이화여대만의 특이 행동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입학처장들은 모두 "지원자에 대해 처장이 총장한테 직접 보고하는 경우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고려대학교 김재욱 입학처장은 "처장이 총장한테 직접 보고를 할 이유가 어디있냐"고 반문하며 "그런 건 알려고 하지도 않고 알 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처장은 "수백, 수천 명의 지원자들을 어떻게 다 알겠느냐"며 "입학처장의 입장에서 지원자의 개인 정보에 대해 알아야 할 이유도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중앙대학교 백광진 입학처장은 "처장이 총장에게 직접 보고를 하기도 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금시초문"이라고 답했다.

백 처장은 "보고를 한다고 해도 처장이 총장한테 바로 하지는 않고, 부총장이 있으니 부총장을 통해 보고를 한다"며 "총장에게 보고되는 사안은 지원율 등 통계적인 것들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경희대학교 김현 입학처장도 "이례적인 일"이라며 "누가 학생들의 명부를 보느냐"고 되물었다.

성균관대학교 안성진 입학처장은 "학생에 대해 보고를 받지도 않고 보고를 하지도 않는다"며 "평가 기준에 따라 평가 담당 교수나 입학사정관들이 알아서 한다"고 말했다.

◇ 비선 실세 딸 품은 이대, 이례적인 일 투성이

결국 다른 대학들의 이같은 설명을 종합해볼 때, 정씨와 관련한 이화여대의 당시 행태는 전혀 '학교답지 않은' 행동이었다는 얘기다.

이로써 이화여대가 최순실 씨의 딸 정씨를 두고 선발 과정에서부터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 반복해서 드러나고 있는 상황.

이화여대는 정씨와 관련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정상적인 절차에 따른 것"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다.

그러나 이대의 '정상적인 절차'는 다른 학교에서는 '비정상적'인 절차였다.

이화여대가 학문의 전당으로서의 역할이 아닌 정씨의 울타리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CBS노컷뉴스 강혜인·김기용 기자] ccbb@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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