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가 저처럼 행복하게 은퇴할까요" 박세리, 눈물의 은퇴식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리틀앤젤스 어린이 합창단의 ‘상록수’ 노래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박세리(38·하나금융)는 연신 눈물을 훔쳤다. 대형스크린에서는 박세리가 1998년 US여자오픈 연장전에서 보여준 ‘맨발의 샷’을 비롯한 과거의 명장면이 이어져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개척자 박세리가 눈물 속에 정든 그린과 작별했다. 박세리는 13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GC 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1라운드를 마친 뒤 ‘팬들과 함께 하는 열린 은퇴식’을 통해 국내팬들에게 공식 작별 인사를 했다. 지난 7월 US여자오픈에서 현지팬들에게 인사한 박세리는 후원사인 하나은행이 주최하는 국내 LPGA 대회를 끝으로 아마추어 시절을 포함해 27년 동안 이어온 선수생활을 끝냈다.
디펜딩 챔피언 렉시 톰슨(미국), 리우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펑샨샨(중국)과 함께 플레이 한 박세리는 어깨통증과 실전감각 저하로 첫홀부터 보기를 기록하는 등 이날 보기 9개와 버디 1개로 8오버파 80타를 친 뒤 기권했다.
하지만 스코어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첫홀 티박스에는 1000여명의 팬이 모여 기념 수건을 목에 두르고 LPGA 투어에서 25승(메이저 5승)을 거두고 세계 여자골프의 흐름을 바꾼 ‘전설’과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18번홀(파4)을 파로 마친 뒤 박세리는 눈물을 쏟았다. ‘영원한 스승’ 아버지 박준철씨를 힘껏 안으며 감회를 나눈 박세리는 이어 전성기를 함께 한 박지은과 크리스티나 김, 최운정, 박인비, 김효주, 안시현, 전인지, 박성현, 지은희 등 후배선수들과 따뜻한 포옹을 나눴다. 떠나는 주인공도, 그를 따라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한 ‘세리키즈’들도 모두 눈물을 보이며 ‘선구자’의 퇴장을 아쉬워 했다.
박세리는 공식 인터뷰에서 “어느 누가 은퇴식을 저처럼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으며 했을까요. 정말 행복하고 감사합니다”라며 인사했다. “18번홀에선 내내 울었다”며 특별한 감정도 토해냈다.
“첫 홀 티박스에 올라가서 많은 팬들이 목에 수건을 두른 모습, 또 많이 수고했다고 응원해 주시는 순간부터 실감이 났다. 첫홀부터 울컥했고, 내내 심란했다. 18번홀 티박스에 섰는데 또 눈물이 났다. 티샷을 못할 것 같았고, 18번홀 내내 울었다. 마지막홀에 많은 분들이 서 계시고, 바라봐 주셔서 우승했던 것 보다 더 행복했다. 최고의 순간인 것 같다.”
<인천ㅣ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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