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특별한' 학생.. 최순실 딸의 이대 입학기

2016. 10. 13.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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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대 입학처 “금메달리스트를 뽑아라”...최씨 딸 유일한 금메달리스트

11일 밤 이화여대 교수협의회 누리집에는 ‘최순실 딸 체대 입시 당시’라는 제목의 글이 하나 올라왔다. ‘당시 체대 입시 평가에 참여했던 일원으로서’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글은 ‘평가자들에게 안내할 때 입학처장 왈 ‘금메달을 가져온 학생을 뽑으라’고 한 것이 사실임. 이후 정상적 입시 절차로 모든 것이 진행됐으나 처장의 발언이 영향 없었다고는 말 못함’이라고 적고 있다. 이 글 뒤로 ‘해명을 요구한다’는 동료 교수들의 댓글들이 줄을 이었다.

12일 <한겨레> 취재 결과, 2년 전 최순실씨 딸 정유라(20)씨의 입학 과정은 상당 부분 누리집에 올라온 글 내용과 흡사했다. 2014년 10월21일 체육과학부 특기자 전형 면접고사에 응시한 21명 가운데 은·동메달을 가져온 학생은 더러 있었지만 금메달을 쥐고 들어온 학생은 정유라씨가 유일했다. 인천아시안게임 선수단복도 입고 있었다. 금메달을 딴 사람이니 합격이 당연해 보이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학교 입시요강은 ‘서류는 원서 마감일 기준 3년 이내의 수상 내용을 평가함’이라고 적고 있다. 아시안게임은 원서 마감(9월16일) 이후에 치러졌기에 정씨의 금메달을 심사에 반영할 수 있느냐를 두고 논란의 여지가 있었던 것이다. 면접을 본 교수 5명은 의문을 제기했다. “단복 입고 금메달 가지고 온 아시안게임 출전자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정유라 선수를 염두에 둔 질문이다. 남궁곤 당시 입학처장은 “국가대표급 훌륭한 선수를 뽑아 학교 광고효과 등도 누리고자 하는 특기자 전형 취지에 비춰볼 때 아시안게임 수상 부분을 평가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리고 10월31일 정유라씨는 18.5 대 1(지원자 111명 가운데 6명)의 경쟁률을 뚫고 체육과학부 특기자 전형에 합격했다. 남궁 교수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2년 전 면접위원들이 내 말을 어떻게 받아들였을지는 모르겠다”며 “우연히 정씨가 유일한 금메달리스트였던 터라 오해를 살 수 있지만, 전형 취지를 설명한 것뿐이지 정씨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유라씨는 2년 전에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주목받는 인물’이었다. 12일 이화여대 입학처 등의 말을 들어보면, 입학처 직원들은 당시 아시안게임 출전 과정 시비 등으로 언론에 오르내리던 정씨가 이대에 입시원서를 낸 것을 알고 남궁 처장에게 보고했다. 남궁 처장은 이어 최경희 이대 총장을 찾았다. 정치외교학과 교수인 남궁 처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정윤회·최순실씨의 관계 그림을 그리며 총장에게 직접 정유라 학생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특혜도 없어야 하지만 차별도 없어야 한다’는 게 당시 총장의 말이었고 나 역시도 동의했다”고 남궁 처장은 말했다. 그러나 누리집에는 의문을 제기하는 댓글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방준호 박수진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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