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풀린 가계대출, 한 달 새 6조원 증가

문혜원 입력 2016. 10. 12. 17:2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재건축 열기에 주담대↑ 정부 가계부채 대책 효과 없어

지난달 가계가 은행에서 빌린 돈이 6조원 넘게 또 늘었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안의 실효성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12일 발표한 '2016년 9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88조4000억원으로 전달보다 6조1000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 늘었다. 증가 규모는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이후 매년 9월 기준으로 지난해(6조2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9월 평균 증가 규모인 1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3.8배를 웃돈다.

올 9월 증가 규모는 8월(8조600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했다고 보기 어렵다. 보통 9월은 추석 명절에 따른 상여금 등으로 가계의 대출수요가 적은 달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같은 이유로 8월 7조7000억원까지 늘었다가 9월에 6조2000억원으로 축소된 바 있다.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이 주도했다. 올 9월 주담대 잔액은 517조9000억원으로 한 달 사이에 5조3000억원 늘었다. 매년 9월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지난해 증가액(6조원)보다 줄었지만 2010~2014년 평균 1조9000억원의 2.8배나 된다.

이 같은 증가세는 강남지역 재건축을 중심으로 서울의 부동산 열기가 뜨거웠던 영향으로 분석된다. 김정훈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견조한 주택거래량과 꾸준한 집단대출 취급 등으로 주담대가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1만1000호를 기록했다. 지난 8월 25일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세를 막기 위해 주택시장의 공급 물량 규제를 골자로 한 대책을 내놨지만 효과가 미미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주담대를 제외한 마이너스통장대출, 예·적금담보대출 등 '기타대출' 잔액은 169조7000억원으로 8000억원 늘었다.

마이너스통장대출 증가 폭은 추석 상여금 등 계절적 요인으로 8월보다 축소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늘었는데, 이는 생계비와 주거비 대출 수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반면 기업은 자금조달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52조7000억원으로 한 달 동안 1조8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0년 이후 9월 기준으로 최저 수준의 증가 폭이다. 은행들이 분기말 부실채권을 정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들이 투자를 줄인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문혜원기자 hmoon3@dt.co.kr

< Copyrights ⓒ 디지털타임스 & d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